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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대 앞에 선 에이스엔지니어링]ESS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생산공장 첫 공개'발열·화재 방지' 고도 기술, 노하우 집약체

함안(경남)=김혜란 기자공개 2024-09-10 08: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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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컨테이너 제조 사업으로 시작한 에이스엔지니어링이 38년 만에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일반 컨테이너 사업에서 시작해 시대 흐름에 맞춰 사업 전환을 이뤘다. 이제는 세계 에너지저장장치(ESS) 밸류체인을 지탱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벨은 코스피 출사표를 던진 에이스엔지니어링의 국내 생산 공장을 찾았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의 성장 스토리와 사업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6일 0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엇이든 다 담을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찾은 경상남도 함안군 에이스엔지니어링 함안1공장에서는 회사 측이 설명한 대로 '사업의 확장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 화물을 담는 컨테이너 제조에서 시작한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이제 에너지저장장치(ESS)부터 데이터센터, 비행기 날개, 인공위성 등 과거엔 컨테이너에 들어가리라고 생각할 수 없었던 것까지 모두 담고 있다.

함안공장에 도착하자 작업자들이 미국의 한 데이터센터 기업으로부터 의뢰받은 데이터센터 인클로저(외함) 제작에 한창이었다. 지금은 ESS 인클로저로 매출 대부분을 내고 있으나 이동형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을 위해 시제품을 제조 중이라고 했다.

데이터센터 인클로저는 쉽게 말하면 서버를 컨테이너에 넣어 이동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동형 데이터센터 인클로저가 도심 곳곳에 배치되면 데이터가 중앙 서버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이러면 사물인터넷(IoT) 시대 급증하는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산업 첨단화 흐름에 발맞추고 '무엇이든 다 담을 수 있는' 컨테이너 사업 확장성을 활용해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함안공장 용접동 한쪽에선 작업자들이 가로 12m, 세로 3.2m 규모 이동식 변전소(E-House)를 만들기 위한 용접도 진행하고 있었다. 국내 한 중공업사가 중동에서 수주한 제품을 생산 중이었다.
경남 함안군의 에이스엔지니어링 함안1공장 용접동 전경.(사진=김혜란 기자)

기존 주력 사업인 ESS 인클로저는 ESS용 배터리와 공조·소방 설비를 담은 일종의 특수 컨테이너다. ESS는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게 해주는 장치인데, 수많은 2차전지 배터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단순한 컨테이너가 아니다. 고도의 기술과 노하우의 집약체다. ESS 인클로저는 각종 불연재로 내장하고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확산을 막기 위해 스프링쿨러 등 소방시설을 설치한다. 가로 12m 규모 ESS 인클로저에는 통상적으로 10메가와트시(㎿h)의 배터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배터리 발열을 방지할 HVAC(냉각설비) 장착도 필수다. 인클로저 내부 랙(선반)에는 ESS 배터리와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쌓는데, 여기에도 발열 억제 설비를 장착한다.

ESS는 고온과 다습, 어떤 환경에 노출되더라도 견뎌야 하고 특히 완벽하게 방수돼야 한다. 에이스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배터리가 발열이 많이 돼 내부에서 24시간 에어컨이 돌아가야 한다"며 "온도 차이 때문에 결로가 발생하지 않게 내장 처리를 하는 것도 기술"이라고 말했다.

또 발전소에서 들어오는 교류(AC)를 직류(DC)로 저장했다가 다시 교류로 바꿔주는 PCS(변환장치) 등 각종 장치가 결합돼야 ESS가 작동된다. 무엇보다 ESS를 제어하거나 에너지 수급을 명령하는 외부중앙관제시스템인 EMS(ESS 에너지관리시스템)와 BMS 간 정보송수신이 원활하도록 시스템이 설계돼야 한다. 이런 종합적인 설계를 에이스엔지니어링이 맡아 ESS 배터리 제조사나 ESS SI(System Integrator·시스템 통합) 사업자에 제안하고 제작까지 책임진다.
경남 함안군 에이스엔지니어링 칠서공장 전경(사진=더벨 김혜란 기자)
약 3만3000㎡ 규모의 함안1·2공장에선 외부에서 제작해 들여온 스틸을 직사각형 구조물로 조립·용접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보통 하루에 두 개의 컨테이너를 완성한다고 한다. 이후 내장동으로 이동해 도장과 내장, 랙 설치 등의 작업을 거친 다음 수밀테스트(방수)를 한다. 완성된 구조물은 차로 20분 거리인 칠서공장으로 이동된다.

함안1·2공장의 두 배 규모인 칠서공장에서는 각종 전기와 냉각, 소방설비를 결합하고 전기가 이동할 수 있도록 케이블을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 작업에만 최대 한 달이 걸린다고 한다. 이렇게 완성된 인클로저는 고객사의 최종 테스트를 거친 뒤 항만으로 이동한다.

칠서공장 다른 쪽에선 완성돼 출고를 앞둔 '에어버스'도 볼 수 있었다. 비행기 날개를 나르는 특수컨테이너라고 했다. 항공기 날개를 눕혀서 1, 2개씩 운송해야 했다면 에이스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에어버스에는 날개를 세워 하나씩 꼽기 때문에 8개를 한 번에 나를 수 있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이 밖에도 냉동과 해양, 우주항공, 국방산업에 쓰이는 다양한 컨테이너를 제조하고 있다. 에이스엔지니링 관계자는 "컨테이너 형태이기 때문에 별도의 패키징이 필요 없이 그대로 하나씩 배에 실어 수출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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