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높은 주가 상승률…'의지'가 '타이밍'을 만나면④[주가]취임 이후 주가 58.3% 상승…일찌감치 밸류업 방안 발표
조은아 기자공개 2024-11-20 12:35:03
[편집자주]
"무사만루의 위기에 놓인 것 같다." 금융권의 한 대표이사에게 임기의 반을 넘은 현재의 심경을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그동안은 '처음이라서'라는 말이 방패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그런 핑계를 댈 수 없는 데다 시간도 너무 빨리 지나간다고 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어느덧 임기의 절반을 지냈다. 그간 바뀐 것이 많지만 바꿔야 할 것도 아직 많다. 남은 시간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더벨이 1년 반 동안 발벗고 뛰어온 진옥동 회장의 성과와 함께 남은 과제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0: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엇이 주가를 움직일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워낙 많지만 금융지주의 경우 CEO가 제시하는 청사진을 빼놓을 수 없다. 오너가 없고 소유가 분산된 구조다보니 CEO에게 상당한 권한이 집중되기 때문이다.실제 국내 금융지주들의 자산과 순이익은 모두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왔지만 주가는 별개로 움직였다. 신한금융은 특히 CEO의 판단 착오로 주가가 크게 하락해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진옥동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가 신한금융의 생존을 위한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7월 일찌감치 밸류업 방안을 발표하고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멀어진 대장주 자리…시급한 주가 부양
신한금융은 2020년 1조2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된 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4%,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는 3.6%의 지분을 각각 확보했다.
당시 신한금융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한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주주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명분이 약한 데다 타이밍도 의아했다. 시장은 이를 전임 회장의 우호지분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봤다. 실제 이듬해 3월 어피너티와 베어링PEA 측 사외이사 2명이 이사회에 합류했다.
신한금융은 이후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됐고, 사모펀드가 보유한 주식이 언젠가는 시장에 풀릴 것이라는 우려 역시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한때 금융 대장주 자리를 놓고 다투던 KB금융과의 격차는 점차 벌어졌다.
주가가 과거의 영광에서 한참 벗어나있던 시기 취임한 진옥동 회장에게 주가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주어진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진 회장은 내정자 시절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 회장이 내정자 시절이던 지난해 1월 열린 '2023년 신한경영포럼'에서 신한금융은 '자본비율은 12%대를 유지하고, 이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같은해 3월 그가 신한금융 대표이사로 선임된 주주총회에서도 안건 설명 자료를 통해 주주환원 계획을 소개했다. 한해 이익의 40%는 주주환원에 사용하며 총주주환원율을 최고 40% 수준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올 들어선 때마침 기회도 주어졌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금융지주 주가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 신한금융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7월 일찌감치 밸류업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은행에 이어 두번째였다.
◇취임 이후 주가 상승률, 양종희 KB 회장 이어 두 번째
진옥동 회장은 지난 9월 열린 '창립 23주년 기념 토크콘서트'에서 밸류업 방안에 대해 "신한금융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적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가 생각하는 주주가치 제고의 핵심은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것이다. 2027년까지 ROE 1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유상증자로 늘어난 주식을 정상화하기 위한 자사주 매입·소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부터 매년 규모를 키우고 있다. 2022년 3000억원, 2023년엔 485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각각 매입·소각했다. 올해는 크게 늘어난 7000억원을 투입한다. 또 내년 2월까지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소각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진 회장 취임 이후 한층 높아졌다. 2022년 30%에서 지난해 36%까지 높아졌다. 올해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 목표는 50% 달성이다.
진심이 통했을까.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공식 취임한 지난해 3월 25일 3만5700원이던 주가는 14일 5만6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취임 이후 주가 상승률이 58.3%에 이른다. 양종희 KB금융 회장(2023년 11월 21일 취임)의 주가 상승률 66.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다만 금융 대장주를 놓고 경쟁하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KB금융이 10월 말 3분기 실적과 함께 밸류업 방안을 내놓으면서 주가 역시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14일 기준 시가총액은 KB금융 35조 3782억원, 신한금융 28조 7807억원으로 6조6000억원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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