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리츠 지배구조 분석]SK리츠, 법인이사제 채택…AMC가 대표이사그룹 스폰서 리츠…SK리츠운용 견제 목적, 2인 감독이사 선임
정지원 기자공개 2024-11-28 07:55:34
[편집자주]
코스피에는 20개 위탁관리리츠가 거래되고 있다. 위탁관리리츠는 자산관리회사가 주주들을 대신해 리츠의 투자운용을 맡는다. 주주들의 이익을 옹호할 이사회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상장리츠 이사회가 자산관리회사와 스폰서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리한 신규자산 편입과 유상증자, 잇따른 운용상 이슈로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이 주주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상장리츠 지배구조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리츠는 시가총액 및 운용자산 규모(AUM) 기준 국내 1위 리츠다. SK그룹의 스폰서 리츠로 출범해 오피스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용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시가총액은 1조300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AUM은 4조2000억원에 수준이다. 보유 자산 수만 120여개에 달한다.법인이사 제도를 채택했다. 스폰서 SK그룹의 자회사인 SK리츠운용이 자산관리회사(AMC)이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타 이사회와 달리 AMC의 책임 운용을 위해 리츠에 대한 전문성과 회사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AMC를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스폰서에 대한 AMC와 이사회의 독립성을 갖추기 위해 독립적인 감독이사 2인을 선임했다. 각각 감독이사는 회계사와 변호사로 회사 경영에 대한 전문 지식과 실질 업력을 갖춘 인물이다. 또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적극적으로 SK리츠 이사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조하고 있다.
◇최대주주 SK㈜…AMC 100%·리츠 32.41% 보유
SK리츠의 AMC는 SK리츠운용(SK AMC)이다. SK그룹에서 리츠를 만들기 위해 2021년 3월 중 SK리츠운용을 설립했다. 현재 SK㈜가 SK리츠운용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한국형 스폰서 리츠의 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그룹의 3개 오피스와 SK에너지 110여개 주유소, SK하이닉스의 수처리센터 5개를 기초자산으로 담고 있다. 그룹이 보유 중인 다양한 자산들을 편입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투자 안정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스폰서인 SK㈜가 SK리츠 지분을 32.41%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달 20일 기준으로 기관 중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9.37%), 이지스자산운용(9.26%), 새마을금고중앙회(6.13%) 등이 5% 이상 지분을 확보했다. 주택도시기금 재원으로 운용되는 코람코자산신탁의 앵커리츠도 600억원가량 투자한 상태다.
소액주주는 30%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SK리츠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작성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총 발행 주식 수의 100분의 1 미만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의 전체 지분이 34.5%로 집계됐다. 이들은 전체 주주 인원의 99.98%를 차지한다.
◇감독이사 2인 선임…독립성·전문성 제고 노력
SK리츠는 법인이사 제도를 채택했다. 상법상 자연인, 쉽게 주민등록번호를 보유한 사람이 아닌 법인이 이사를 맡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2012년 부동산투자회사법이 개정되면서 리츠는 법인이사를 선임할 수 있게 됐다. AMC가 사내이사이자 대표이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리츠의 효율적이고 책임있는 경영을 위해선 AMC가 대표이사를 맡는 게 유리하다고 본 셈이다. 대다수 상장리츠들은 대표이사인 사내이사 1인과 기타비상무이사 최소 2인으로만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 의무에서 배제돼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방식을 택한 리츠들이 많다.
하지만 기타비상무이사를 위주로 이사회를 구성할 시 이사진이 스폰서와 AMC의 거수기 역할만 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 가운데 리츠를 실질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AMC가 대표이사를 맡는다면 대표이사가 리츠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생겼다. 법인이사 제도가 도입된 배경이다.
이에 따라 SK리츠는 SK리츠운용이 1인의 사내이사이자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외 2인의 감독이사를 포함해 총 3인으로 이사회가 구성된 상태다. 김재정 사외이사와 최재영 사외이사가 감독이사로 참여했다.
감독이사의 선임은 리츠의 법인이사 제도를 허용하면서 달아둔 조건이기도 하다. AMC가 대표이사가 될 경우 이사회가 AMC의 활동을 견제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경영의 투명성을 위해 감독이사를 2인 이상 선임하도록 했다. 또 감독이사 중 1인은 공인회계사가 맡도록 규정했다.
SK리츠는 스폰서 리츠이기 때문에 더욱 AMC가 대표이사를 맡는 데 대해 비판이 일 수 있다. SK리츠의 최대 주주도 SK㈜인데 대표이사 겸하는 AMC의 지분 100%도 SK㈜가 갖고 있는 상태인 영향이다.
단 SK리츠는 법인이사 제도를 채택하면서 법인이사의 독립성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업계 내 위상이 높은 전문성 있는 감독이사를 선임했다. 또 이들을 대상으로 감독이사 업무에 대한 정기적 교육을 실시해 SK리츠의 주요 경영 현황을 공유하고 적극적인 이사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먼저 김재정 감독이사의 경우 한국공인회계사로서 재무 전문 역량을 갖춘 전문가다. 동시에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 주택정책관, 건설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폭넓은 학술적,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이사회 업무를 수행 중에 있다.
최재영 감독이사는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를 수료한 변호사다. 안진회계법인 세무자문본부,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1국을 거쳐 현재 김앤장법률사무소의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경영에 대한 전문성 및 회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SK리츠운용의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SK리츠운용은 따로 감사는 두고 있지 않다. 대다수 리츠들과 달리 법인이사 제도를 도입해 이미 2인의 감독이사가 상법상 감사의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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