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세안 확장’ 말레이시아 정조준 인구 7억명, 성장하는 시장…인니·베트남·싱가포르 거쳐 말레이 상륙
고설봉 기자공개 2024-11-27 09:18:5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의 신남방 전략이 한층 고도화한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이어 말레이시아에도 생산시설을 투자한다. 현지위탁생산(CKD) 공장을 증설하며 말레이시아 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했다.2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아세안 시장 입지 강화를 위해 말레이시아에 2025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21억5900만링깃(한화 약 6761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차는 현지 파트너사인 이노콤(Inokom Corporation Sdn. Bhd)과 협업해 2025년 중반 경 MPV 스타리아를 시작으로 현지위탁생산(CKD)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말레이시아 CKD에서 우선 연간 2만대 규모 생산을 할 계획이다. 위탁생산되는 차량들은 말레이시아 내수 시장에 우선 공급한다. 또 생산량의 약 30%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 수출할 예정이다.
초기 시장에 안착하고 현지 판매량 등을 고려해 향후 위탁생산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및 제네시스의 중·대형 SUV와 MPV 등 현지에서 판매량이 많은 차종 위주로 확대할 예정이다.
우선 현대차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위탁생산을 시작한 뒤 차츰 미리차 생산으로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내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전기차(EV) 위탁생산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차 판매 확대, 충전 인프라 건설, 배터리 생산시설 구축 등 말레이시아 전기차 생태계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나날이 커지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말레이시아(연간 75만대 규모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 아세안자동차연맹(ASEAN Automotive Federation)에 따르면 2023년 아세안 완성차 판매 규모는 335만5136대를 기록했다. 이중 인도네시아가 29.9%, 말레이시아 23.9%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외 태국 23.1%, 필리핀 12.8%, 베트남 9.0%, 싱가포르 1.1% 순이다.
아세안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0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은 완전 대화상대국으로 일찌감치 아세안과 협력을 넓혀왔다.
아세안은 차세대 자동차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세안 전체 인구는 2024년 기준 6억8975만명에 달한다. 2050년에는 8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안의 평균 나이는 30세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면서 구매력도 상승하고 있다.
현대차는 과거 일본계 완성차 브랜드들의 안방으로 여겨지던 아세안에서 최근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며 시장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 2023년 기준 현대차는 베트남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현대차 18.2%, 기아 11.0%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에선 현대차가 3.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시장점유율은 현대차 2.5%, 기아 1.8%를 각각 기록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법인(HMMI)을 비롯해 베트남 CKD 생산법인(HTMV),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등을 통해 아세안에서 안정적인 제품 개발, 생산, 판매체제를 구축했다. 이번에 말레이시아 CKD 투자로 아세안 내 새로운 거점을 만들었다.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의 CKD는 초기 시장 공략 단계에서 주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대규모 생산·판매를 위한 투자에 부담이 큰 상황에서 현지 협력사와 합작해 소규모 생산·판매를 펼친다. CKD는 반조립품을 수입해 몇번의 공정을 거쳐 완성차를 생산하는 개념이다. 통상 해당 국의 자동차 관련 사업을 펼치는 회사(딜러사, 자동차 회사 등)와 협력한다.
현대차는 전세계 10개국에 걸쳐 CKD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큰 규모 CKD는 베트남이다. 올 10월 누적 현대차의 CKD 생산량은 약 10만대 규모다. 가장 큰 규모 CKD인 베트남에서 총 4만7590대를 생산·판매했다. 이중 내수가 4만5024대로 많다. 이외 기타 CKD에서 생산한 완성차는 총 4만9626대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 조립·생산을 더 늘려 아세안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현지 인력 육성 등 지역 경제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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