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짜는 항공업계]제주항공, 이익체력 정상화…구매기로 수익성 잡는다?시장 살아나자 원가경쟁력 확인…737-8 50대 구매, 비용 효율화 승부수
고설봉 기자공개 2024-11-27 09:21:19
[편집자주]
항공업계가 새로운 경영환경을 맞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FSC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란 모순에 직면했다. 또 FSC 산하 LCC들 인수합병이 추진되며 단거리노선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틈을 메우는 것은 LCC들이다. 장거리노선 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단거리노선도 확장하고 있다. 도서지역 공항 개항에 맞춰 소형항공사들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항공시장은 새로운 경쟁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더벨은 항공시장을 진단하고 각 항공사들이 준비하는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특유의 유연한 시장 대응전략을 통해 지속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 환경에 맞춰 회복탄력성 강화와 역량 강화(내재화), 고객 중심의 판매 채널 다변화 등을 주요 전략과제로 성장모델을 발굴했다.또 제주항공은 LCC 고유의 운영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저비용 구조를 다지며 성장했다. 지속적인 노선 개발 및 선점을 통한 최적의 노선 포트폴리오 구축 역량을 갖추면서 앞서나갈 수 있었다. LCC 최초 화물 전용기를 도입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국제선 부정기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영업활동도 적극 펼쳤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제주항공의 성장전략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LCC 1위 사업자인 제주항공을 벤치마킹해 후발 주자들이 격차를 줄여오면서다. 제주항공이 주력했던 사업전략을 후발주자들도 그대로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은 구매기 도입이란 새 전략을 통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시장 살아나자 성장동력 확인한 제주항공
코로나19 직전 제주항공은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다. 2019년 매출 1조3840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이 커졌다. 그러나 영업손실 329억원, 순손실 33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과당경쟁과 유가 상승 등 외부 변수 영향으로 당시 항공업계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
수익성 측면에서 제주항공이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것은 2018년이다. 해외여행 수요 폭발로 당시항공시장은 호황기를 맞았다. 제주항공은 매출 1조2594억원, 영업이익 1012억원, 순이익 709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후 최고 퍼포먼스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약 4년여간 고전한 끝에 2023년 제주항공은 다시 실적을 회복했다. 매출은 1조7240억원으로 창립 이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영업이익 1698억원, 순이익 1343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수익성 면에서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수익성은 2018년 뛰어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18년 8.04%에서 2023년 9.85%로 상승했다. 순이익률 역시 2018년 5.63%에서 2023년 7.79%로 개선됐다. 매출원가 상승을 억제하고 판관비를 큰 폭으로 줄인 결과다. 매출원가율은 2018년 80.64%에서 2023년 80.39%로 큰 변동 없었다. 같은 기간 판관비율은 11.32%에서 9.76%로 낮아졌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항공시장이 정상화 되지 마자 LCC 특유의 저비용 구조를 앞세워 원가경쟁력을 회복했다. 탄탄한 수요를 기반으로 외형을 확대하고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을 낮춰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구매기 위주 기단 확대…중거리노선 넘본다
제주항공은 압도적 LCC 1위로 도약하기 위해 기단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리스 등 지속적으로 원가부담을 유발하는 방식이 아닌 구매기 도입을 통해 장기적으로 원가 부담을 더 낮추기 위해서다. 초기에 구매비용으로 대규모 금융비용이 발생하지만 중장기로 볼 때 비용을 더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2018년 11월 보잉과 B737-8 50대(확정 40대, 옵션 10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총 5조7200억원 규모로 항공기 생산 및 도입에 맞춰 순차적으로 도입되고 그에 따라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다. 코로나19로 당초 예정보다 도입이 늦어졌지만 지난해 2대를 인도받아 운항에 들어갔다. 향후 매년 5대 안팎의 항공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B737-8은 보잉이 제작한 차세대 중장거리 항공기로 기존 B737-800 대비 연료를 15% 가량 절감하는 등 효율성이 높아 운항거리도 최대 8시간으로 길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중거리 노선에 보다 공격적으로 취항할 수 있을 전망이다. 동남아와 동북아 등에 집중된 국내 LCC들의 노선을 중앙아와 서남아, 오세아니아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국내에서 구매기를 도입한 항공사는 대형항공사(FSC)를 제외하고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항공업계 경쟁구도가 다변화하는 가운데 제주항공은 중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LCC 특유 비용 효율성을 앞세워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어 B737-8 구매는 꼭 필요한 요소였다. 리스료 등 금융비용과 연료비 절감으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리스료 상승과 비행기 도입에 따른 부대 비용 등을 종합해 볼때 구매기 도입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크다"며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강화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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