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일찌감치 승계 마친 제우스, 이사회도 '오너가' 장악③이종우 대표 등 특수관계자 지분 39%, 사외이사 등 감독기능 '부실'
노태민 기자공개 2024-12-30 11:18:33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밸류체인 속에서 최종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보다 때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곳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각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거나 나름의 강점을 기반으로 선전하는 소부장업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창업스토리와 사업 현황, 실적과 재무, 지배구조와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10: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인 제우스는 일찌감치 2세 승계 작업을 완료했다. 이종우 현 대표는 제우스 상장 당시 이미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고 2009년 6월 1대 주주로 올라서는데 성공했다.업계에서는 제우수를 소·부·장 기업의 대표적인 2세 승계 성공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제우스는 2005년 1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회사였으나, 현재 4000억~5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
문제는 이사회의 독립성이다. 현재 제우스 이사회는 오너 일가가 장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배주주 견제 등 이사회 기능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우 대표, 2009년 1대 주주로 올라서
올해 3분기 기준 이종우(사진) 대표의 제우스 지분율은 22.11%다. 최대주주 개인의 지분율은 다소 낮은 상황이다. 다만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을 합치면 39.81% 수준이다.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자로는 이동악 회장(3.02%), 이종화(2.44%), 이승혜(5.42%), 우리사주조합(0.50%), 재단법인 산기(3.01%), 주식회사 제우스 사내근로복지기금(3.31%)이 있다. 이동악 회장은 제우스 창업주로 이 대표 부친이다. 이종화·승혜 씨는 이 대표의 형제·자매다.
제우스는 국내 소·부·장 기업 중 빠르게 승계 작업에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대표는 상장 직전인 2005년 이미 제우스 지분 28.18%를 보유한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당시 1대 주주는 제우스 창업 초기부터 이 회장과 함께 한 문정현 전 부회장(34.09%)이었다.
다만 이 대표의 지분은 2006년 코스닥 상장 등 과정을 거치면서 20% 아래로 떨어졌다. 이 대표가 제우스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09년 6월이다. 문정현 전 부회장이 자녀 문현선, 문희선씨에게 제우스 주식을 증여하면서 보유 주식 수가 23.86%에서 19.6%로 줄었다. 이후 문정현 전 부회장은 주식을 지속 매도했고, 2020년 9월 기준 5% 미만으로 지분율을 축소했다.
업계에서는 제우스의 고속 성장 배경으로 안정된 경영권 등을 이유로 꼽는다. 반도체 전문가인 이 대표가 회사 상장 전 2대주주로 올라섰고, 이후 신규 시장 개척을 주도해 왔기 때문이다. 패키지 세정 장비, 로봇 사업 등의 사업 진출 결정을 내린 것도 이 대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향후에도 안정적인 경영권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본인 지분과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이 39.81%에 달하고, 이 대표의 나이도 1971년생이로 젊기 때문이다.
다만 특수관계자들의 지분 매각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수관계자인 이승혜 씨는 2023년 제우스 주식 3만80주(0.27%)를, 2024년 제우스 주식 4만주(0.13%)를 줄였다. 별도 공시는 없었지만 매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사회 견제 기능 유명무실, 사외이사 출석률 11%에 불과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경영권 장악이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대주주인 이 대표가 이사회 의장까지 겸직하고 있어서다. 제우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으로 이뤄져 있다.
창업주인 이동악 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이사회의 독립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오너 일가가 이사회에 절반이나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이사회는 회사의 중요 의사 결정을 전담하는 조직인 만큼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 받는다.
사외이사의 경영의사결정, 감독 기능도 현저하게 약하다. 올해 제우스 3분기 기준 제우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은 11%에 불과하다. 제우스는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19번의 이사회를 개최했고, 사외이사는 이사회에 2번 참석했다. 지난해 사외이사의 출석률은 2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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