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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오너 경영 점검]'형제경영' 코리안리, 승계 안정화·독보적 성장 이뤘다④명예회장의 소유·경영 분리 철학…원종익 회장 지원 아래 원종규 대표 해외 성장 박차

김영은 기자공개 2025-01-02 12:44:39

[편집자주]

보험사의 오너 경영이 과도기에 진입했다. 오너 2세를 중심으로 경영권과 지분 구조를 한 차례 정리한 보험사들은 다시 후계 작업을 위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승계 기로에 선 오너 3세들도 임원으로 등판하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 포화로 성장이 정체된 보험업에서 신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보험사 오너 2~3세의 경영 승계 및 지배구조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07: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리안리는 보험사에서 유일하게 형제 경영 구도가 자리잡은 곳이다. 원혁희 코리안리 명예회장의 첫째 원종익 회장과 넷째 원종규 대표이사 사장이 함께 경영권을 쥐고 있다. 원혁희 회장의 뜻에 따라 특정인에게 경영권이나 지분을 몰아주는 대신 균형 잡힌 승계 구도를 구축해 안정화를 이뤘다.

능력에 따른 인재 기용을 중시했던 원혁희 회장의 철학은 유일 한국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독보적 성장을 이끌었다. 평사원으로 시작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원종규 사장은 코리안리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재보험사로 도약시켰다.

◇쏠림 없는 경영·지분 승계…원혁희 명예회장 철학 반영

원혁희 명예회장의 타계 이후 코리안리에는 형제경영 구도가 자리잡았다. 경영권을 먼저 가지게된 인물은 원종규 사장이다. 원 사장은 1986년 코리안리 해상부 사원으로 입사해 차근차근 입지를 다졌다. 2013년 CEO에 오른 그는 2016년 원혁희 회장의 별세 후에는 이사회 의장 자리도 함께 물려받았다.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 사장(좌)과 원종익 회장 이사회 의장

현재 이사회 의장에는 원종익 회장이 올라 있다. 2010년부터 코리안리의 상근 고문직을 수행했던 원 회장은 2021년 회장 및 이사회 의장을 맡아 입지를 높였다. 원혁희 회장 별세 이후 사라진 회장직도 부활시켜 존재감을 드러냈다.

형제 경영을 통해 승계 구도의 안정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원종규 사장이 CEO로서 내부 경영을 도맡아 하지만 주요한 의사결정은 원 회장의 검토를 거쳐야 하는 구조다.

형제경영의 배경에는 원혁희 명예회장의 소유와 경영 분리 철학이 존재한다. 원 회장은 지분 크기와 관계 없이 능력 있는 인물이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본인의 신조를 줄곧 강조해왔다. 생전에도 경영과 일체 거리를 두고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 원 사장 또한 평사원 부터 시작해 본인의 능력을 스스로 입증하고 대표이사가 됐다.

원혁희 회장의 철학은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9월말 기준 원혁희 명예회장의 아내인 장인순이 6%를, 삼남인 원종규 사장이 4.56%, 장남 원종익 회장이 3.69%를 소유하고 있다. 그 외 원종인 씨 원계영씨가 각각 1.85%, 1.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특정인에게 쏠림 없이 일원들 모두가 일정 지분을 가진 모습이다. 친인척의 지분을 전부 합하면 19.96%다.

◇경영수업 28년 거친 원종규 CEO, 해외 진출 확대하며 역량 입증

원종익 대표는 올해 3월 5연임에 성공해 12년째 코리안리를 이끌고 있다. 코리안리의 두번째 CEO로 원혁희 명예회장 시기에는 금융 전문가인 박종원 전 대표가 15년간 보험사를 이끌었다. 코리안리는 역량을 입증한 인물을 오랫동안 CEO로 기용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박 전 대표가 IMF 위기 당시 부실화 위험에 놓였던 코리안리의 정상화를 이뤄냈다면 원 사장은 국내 유일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를 글로벌 재보험사로 도약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원 사장은 재보험사 특성상 리스크 분산을 위해 지역 다변화가 필수라고 판단하고 해외로 공격적 진출을 단행했다.

원 사장은 임기 동안 영국, 말레이시아, 스위스, 중국, 콜롬비아, 미국에 법인 및 지점, 사무소 형태로 진출을 단행했다. 상반기 기준 해외 재보험 수재 비중은 41% 수준으로 원 사장 재임 전 해외 매출 비중이 15% 내외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폭 성장한 수치다.

원 사장은 지난 11월 금융감독원이 주최로 열린 홍콩 글로벌IR 행사에서 해외에서 성장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원 사장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성장하고 수익도 해외에서 버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2027년까지 해외 재보험 수재를 50%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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