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리사 경영분석]KB펀드파트너스 독자생존 강수…시장 판도 바뀌나⑤KB국민은행에서 자회사로 독립…비교우위 확립할 무기 숙제
이명관 기자공개 2025-01-15 17:02:07
[편집자주]
대체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전체 시장 파이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대체투자 시장의 성장에 덩달아 수혜를 받고 있는 곳은 사무관리 섹터다. 사무관리 시장의 규모도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탁고가 집계된 이래 20년 만에 1000조원을 넘어섰을 정도다. 이에 덩달아 사무관리사들도 몸집을 키우고 있다. 다만 이들 사무관리사들은 외부엔 잘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사무관리사의 경영 내역과 경쟁 구도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6월 펀드서비스 사업 강화를 위해 자회사인 'KB펀드파트너스'를 설립하고 독립 경영 체제로 운영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힘을 주겠다는 의도가 깔린 행보다. 신한펀드파트너스와 하나펀드서비스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 구도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은행 겸업 한계 지속…선두와 벌어진 격차
KB금융지주는 은행 중심으로 사무관리 서비스 사업을 펼쳐왔다. 은행의 겸영 업무로 펀드 서비스 사업을 영위했다. 여타 금융지주사들이 별도 사업으로 사무관리 서비스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적으로 KB금융지주는 후발주자로 분류됐다. 여타 경쟁사들이 발빠르게 시장 지위를 선점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였던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KB국민은행 나름대로 가격 경쟁력 등을 중점으로 영업력을 넓히려 애를 쓰긴 했다. 은행 내부에 존재하는 사업부로는 한계가 명확했다. 겸업 업무로는 할 수 있는 사업 범위가 제한적이다보니 경쟁사를 따라잡기가 힘들었다.
이는 수탁고 추이에서도 잘 드러난다. 시장이 형성이였을 2000년대 초중반엔 신한펀드파트너스가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줬을 뿐 나머지 금융지주들 간 차이는 그치 그치 않았다. 사무관리사 수탁고가 집계된 2004년 말 기준 수탁고를 보면 신한펀드파트너스만 유일하게 5000억원대를 넘어섰다. 나머지 3개사는 1000억원 안팎을 기록했다. 신한펀드파트너스는 제외한 나머지 3개사들 간 경쟁구도가 형성됐다고도 볼 수 있다.
초반엔 KB국민은행이 하나펀드서비스보다 수탁고가 많았다. 2004년 말 기준 KB국민은행은 17조원으로 하나펀드서비스(15조원)를 2조원 가량 앞섰다. 이후 2008년까지 1조원 안팎의 차이로 KB국민은행과 하나펀드서비스는 엎치락 뒤치락했다. 우리은행도 이시기엔 사업부문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던 터라 크게 두드러진 성과를 내진 못했다. KB국민은행과는 4조원 안팎의 차이가 꾸준히 이어졌다.
그러다 2009년부터 이들 3사의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하나펀드서비스가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면서 KB국민은행과의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겸엄의 한계로 따라붙지 못했다. 오히려 우리은행에 추격을 허용했다.
2009년 KB국민은행과 하나펀드서비스 간 차이는 처음으로 100조원 이상으로 벌어졌고, 이후로도 이 차이는 계속 확대됐다. 2010년 20조원 이상, 2013년 50조원 이상, 2014년 70조원 이상 등 꾸준히 벌어졌다. 그러다 2016년 100조원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이때 우리은행과의 차이는 여전히 4조원 안팎이 유지됐다. 전체 시장이 꾸준히 우상향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KB국민은행으로선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이어나가지 못했던 셈이다.
이 같은 현실에 우리은행도 2011년 우리펀드서비스로 은행에서 사무관리 서비스를 분사해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에 나섰다. 물론 우리금융지주의 뜻대로 사업에 탄력이 붙지는 못했다. 분사 이후 시장 점유율을 차이를 1%포인트(p) 이내로 좁히는 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23일 기준 양측의 점유율 차이는 0.6%p에 불과하다.
KB국민은행으로선 계속 성장하고 있는 국내 대체투자 시장에 신규 먹거리 고민을 하던 끝에 결국 2024년 분사를 결정했다. 우리펀드서비스에 추격을 허용했고, 하나펀드서비스와 신한펀드파트너스와의 격차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 출신 대표 영입, 의지 드러낸 인사
KB국민은행은 KB펀드파트너스 분사를 2024년 7월 공식화했다. 그후 신설 법인의 출범은 금융당국의 승인을 거쳐 지난해 11월 완료됐다. KB펀드파트너스는 펀드 사무관리사로서 자산운용사 등이 보유한 증권 및 채권 등 자산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KB펀드파트너스의 설립은 펀드사업 전문화 흐름 속에서 외연 확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은행 사업부문 내 겸업 업무 제한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기존 업무 외에도 사무관리업무 관련 전산시스템의 판매 및 용역 등 다양한 부분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을 전망이다.
KB펀드파트너스의 출범과 함께 새로운 수장으로 경쟁사인 '신한' 출신 인사가 초대 대표로 영입된 점도 KB금융지주의 의지가 엿보이는 지점이다. KB펀드파트너스의 초대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하기 위해 시장 내에서 성과가 좋은 인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물색 작업을 벌여왔다. 그렇게 합류한 이가 이민호 전 신한펀드파트너스 본부장이다.
신한펀드파트너스가 국내 펀드 사무관리사 중 가장 많은 설정액을 보유하는 등 업계 독보적인 톱티어 사무관리사다. 업에 대한 이해도뿐만 아니라 노하우까지 두루 갖춘 인물이라는 점이 영입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본부장은 신한펀드파트너스의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로 전해진다.
KB금융지주의 네트워크가 더해진 KB펀드파트너스의 가세로 사무관리사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이전처럼 가격 경쟁력만으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지목된다.
수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과 라임자산운용 등 헤지펀드 사태로 인해 전문 사무관리사의 역할이 한층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KB펀드파트너스로선 경쟁사보다 비교우위를 점할만한 자체 역량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미래에셋그룹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 속에 매각한 사무관리사인 한국펀드파트너스의 경우 해외 투자 펀드 지원에 강점을 살려 최근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때 KB펀드파트너스보다 순위가 낮았지만, 현재는 큰 격차로 따돌라면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KB펀드파트너스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10.11%로 4위에 올라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이명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사무관리사 경영분석]KB펀드파트너스 독자생존 강수…시장 판도 바뀌나
- '비상 경영' 하나대체, 을사년 활로 '임대주택'
- [사무관리사 경영분석]'만년 2위' 하나펀드서비스, 후미그룹 추격 허용하나
- [사무관리사 경영분석]업계 1위 신한파트너스, '수탁고 300조' 독보적 존재감
- [PBS 업무 만족도 조사]환골탈태 '미래에셋증권', 단숨에 1위 등극
- 키웨스트운용-이엠코리아 소송전, 이번엔 '횡령배임' 이슈?
- [thebell PB Survey]불확실성 해소? 코스피 지수 '2700선' 예상
- 미래에셋운용,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속도'
- 교보증권, '채권펀드' 대규모 환매 행렬
- [Adieu 2024]선호도 높아진 인도 시장, '미래에셋인도중소형'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