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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25]파크시스템스 "해외 첨단기술 내재화, 계측분야 선도"조상준 전무, AFM 넘어 DHM까지 '나노계측 포트폴리오 확보'

수원(경기)=김혜란 기자공개 2025-01-24 10: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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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코스닥 기업은 생존의 시험대에 놓였다. 조달 사정은 위축된지 오래됐고 신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 기업들은 한 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비전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07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크시스템스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이란 우리 자체 실력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개발(R&D)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이를 통해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M&A(인수합병)로 해외 첨단기술을 내재화해 첨단계측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파크시스템스 연구장비사업부문 부문장인 조상준 전무(사진)는 24일 더벨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파크시스템스는 2022년 10월 독일의 계측장비 회사 아큐리온(Accurion GmbH)에 이어 최근 디지털 홀로그래픽 현미경(DHM) 기술 기업 스위스 린시테크(Lyncée Tec)를 인수했다. 반도체 첨단장비 불모지인 한국에서 토종 기업이 오히려 선진국의 기술을 흡수해 지속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것은 독보적인 행보다.

◇미세공정서 활용도 높아지는 AFM·DHM

DHM은 홀로그램을 활용해 샘플의 3차원(3D) 정보를 전체 시야에서 빠르게 측정하는 기술이다. 파크시스템스의 기존 기술인 AFM(원자현미경)은 시료 형성과 물성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계측해 반도체 칩 표면에 긁힘이 있는지, 다른 이물질은 없는지 등을 샘플검사에서 잡아내고 공정에 반영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제조사는 생산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AFM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파크시스템스가 DHM 기술 내재화에 나선 것은 반도체가 점점 더 미세화공정으로 생산되면서 AFM에 더해 나노 계측 관련 포트폴리오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 전무는 "파크시스템스는 단순히 덩치를 불리기 위한 M&A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AFM은 전자현미경 등 기존 계측기기에 비해 역사가 짧고 이제 막 성장 단계에 들어간 기술"이라며 "AFM의 성장을 가속하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선 기술적으로 약점을 보완하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을 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DHM이 원자현미경이 제공할 수 없는 어떤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지, DHM과 AFM의 데이터가 어덯게 결합할 수 있는지를 앞으로 연구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나노 계측 분야에서 신기원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린시테크는 DHM 장비를 연구용으로만 제조해 판매해왔는데, 파크시스템스는 산업용 장비군으로의 확장, AFM과의 기술적 결합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R&D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파크시스템스는 AFM 기술에 소프트웨어와 웨이퍼 전달 장치 등 인라인 자동화 시스템 등 플랫폼을 얹어 상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조 전무는 "린시테크도 파크시스템스가 회사를 성장시킬 역량이 있다고 판단해 M&A에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무는 ISE(이미지분광 타원계측기), AVI(계측장비용 진동억제장치)를 제조하는 아큐리온과의 M&A효과와 관련해서도 "외부에 의존하던 AVI를 내재화하면서 AVI 기술 향상과 함께 AFM 기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품게 됐다"며 "ISE도 원자현미경과 결합했을 때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연구 중"이라고 했다.

◇계측기술 발전, 첨단반도체 개발 기여 '선순환'

파운드리 공정 수준이 3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를 넘어 2나노까지 미세화하면서 AFM 수요는 더 늘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파운드리나 메모리 제조사는 AFM을 통해 반도체의 아주 미세한 영역까지 검측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결함의 원인을 잡아내고 공정에 반영, 반도체 수율을 끌어 올리는 데 적용한다.

파크시스템스의 AFM 장비인 'NX-Wafer'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인텔과 마이크론, 대만 TSMC 등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와 파운드리가 모두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에도 기존 고객사들이 장비 주문을 늘리면서 외형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파크시스템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회계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약 1117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24% 증가한 약 22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는 "기존 계측 기술로 더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다른 쪽에서 설루션을 찾아봐야 할 때 가장 먼저 고려되는 게 원자현미경 기술"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파운드리만 해도 공정이 600여개가 넘는데 웨이퍼 검사와 분석, 자동 결함 검토, 화학적 기계연마(CMP) 후 평탄도 측정 등 다양한 측정 분야에서 NX-Wafer를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어 "반도체가 초미세화되면서 공정 옵티마이제이션으로 측정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한계에 부닥치고 정확한 계측을 통해 정확하게 원인을 파악해야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단계로 와 계측 기술이 중요해졌다"며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계측 기술 발전은 국가 기간산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전무는 또 "계측 기술이란 미세영역을 보는 눈"이라며 "눈에 보이지 않으면 개발할 수가 없다. 계측 기술의 진화가 첨단반도체 개발에도 기여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원자현미경은 탐침(probe)으로 반도체 표면을 접촉해 표면과 거칠기, 깊이와 높이 등을 3차원(3D) 이미지로 구현한다. AFM을 통해 얻은 정보가 첨단반도체 개발을 위한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는 얘기다.

회사는 지속적인 R&D를 통해 계측 기술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상반기 중 주력 장비인 NX-Wafer의 기술적 진화를 이룬 차세대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2023년 말 극자외선(EUV) 공정의 포토마스크에 발생하는 나노미터 크기의 결함을 제거할 수 있는 장비인 AFM 기반 'NX-MASK'도 새롭게 출시하며 사업 다각화도 이뤘다. 조 전무는 "'NX-MASK'는 아직 기술적 난제가 완전히 풀어진 것은 아니라 R&D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크시스템스는 1997년 박상일 대표가 창업했다. 박 대표는 1981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응용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박사 과정 중 세계 최초로 원자현미경을 발명했고 1997년 한국으로 돌아와 AFM 사업화를 시작했다. 코스닥에는 2015년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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