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조달전략 분석]하림산업, HMR 사업 강화 총력…계열사도 팔 걷었다에코캐피탈도 단기 자금 대여로 후방 지원, B2C 포트폴리오 확장 박차

정유현 기자공개 2025-01-14 07:54:12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0일 15: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육계 가공으로 시작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하림그룹의 비전 실행에 앞장서고 있는 계열사가 하림산업이다. '더 미식' 등 HMR(간편식) 브랜드 사업을 키우며 B2B 중심 사업 구조를 B2C로 확장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HMR 시장 초기 단계로 아직은 버는 돈 보다 투입되는 현금이 더 많다. 대규모 CAPEX(자본적 지출) 투자와 마케팅 활동 등 장기 성장을 위한 자금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년 간 지주사의 실탄 지원이 지속된 배경이다.

추가 재원이 필요하자 계열사들도 지원사격에 나선 모습이다. 당분간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 행보가 이어질 것에 무게가 실린다.

◇NS홈쇼핑 이어 에코캐피탈도 자금 대여 합류, HMR 확장 힘 싣기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캐피탈이 하림산업에 6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한다. 이자율은 7.8%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에코캐피탈이 하림산업에 실탄을 지원한 것은 전자 공시 기준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에코캐피탈은 하림그룹의 여신전문금융회사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아들 준영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올품의 100% 종속기업이다. 그룹 계열사에 지속적으로 기업어음(CP)를 매도해 상당 부분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하림산업은 지난해 10월에도 계열사 NS홈쇼핑을 통해 연 4.6%로 280억원을 빌려 유동성을 확보했다. 3개월 만에 추가 현금이 필요해지자 에코캐피탈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타 계열사처럼 에코캐피탈의 CP를 매수해 자금을 융통할 여력이 크지 않아 고이율로 자금을 대여하는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림산업이 현금이 필요한 것은 하림그룹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작업과 궤를 함께한다. 식품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HMR 사업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더 미식', 어린이 브랜드 '푸디버디' 등이 있다.

HMR은 1~2인 가구 증가와 급속한 급속한 고령화 등 사회 구조적 변화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농장에서부터 식탁까지 수직 계열화를 추구하고 있는 하림그룹에게 HMR은 최종 소비자에게 가는 가치 사슬의 마지막 단계다. 그룹의 식품 사업 중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다.

HMR 사업의 성장성에 베팅을 하기 위해 하림그룹은 기초 작업을 충실히 진행했다. 2019년 12월 하림산업과 하림식품을 합친 후 사업의 부동산업과 식품첨가물 제조업으로 나눴다. 2023년 2월 HS푸드를 흡수합병하면서 식품 사업 에너지를 하림산업으로 집중시켰다.

시장 초기 안착을 위해 운영자금과 설비투자 실탄도 지원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이전에는 NS홈쇼핑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자금을 쐈다. 2022년 NS홈쇼핑지주와 하림지주 합병 후에는 지주사가 하림산업을 지원하는 구조로 변경됐다. 2021년부터 2024년 1월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하림산업이 그룹사로부터 조달받은 금액은 1900억원으로 계산된다.

자체적으로 금융기관 차입도 일으켰다. 2024년 한 해 동안 금융기관에 추가로 빌린돈은 2000억원 규모다. 2024년 9월말 기준으로 하림산업의 금융기관 차입금은 3307억원 수준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50%에 육박하며 재무 체력은 약한편으로 분류된다.

◇물류센터 및 시설 확장 '현재 진행형', 브랜드 입지 강화 투자 지속

하림산업이 수혈받은 자금의 대부분은 시설투자 확충에 활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림산업은 2020년 6월 HMR 공장을 준공하면서 종합식품사업 전진기지를 구축했다. 이후에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하림산업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CAPEX 투자(유·무형 자산 취득금 합계)는 약 975억원 규모다. 439억원을 집행했던 2022년 대비 122% 증가한 수치다. 물류센터 신축공사 등을 추진한 결과로 해석된다. 하림산업이 하림지주 종속회사 편입 이후 양재동 부지 개발 등을 위한 투자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상장사로 매분기 재무제표가 공개되지 않지만 2024년 연간 집행 금액은 더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 7월에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공장과 물류센터에 689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공장(라면)생산라인 증설에 403억원, 물류센터 증설에 286억원이 각각 투입할 계획이다. 장기적인 호흡을 가지고 HMR 사업을 키우고 있다.

마케팅 강화에 따라 하림산업의 매출은 확대되고 있으나 수익성까지 따라오지는 못하고 있다. 식품 사업 매출을 살펴보면 2022년 약 461억원, 2023년 705억원으로 확대됐다. 증권가에서는 2024년 연간 매출을 약 8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같은 기간 적자폭도 커지고 있다.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약 589억원에서 2023년 1096억원으로 확대된 것은 부담이다.

HMR 사업이 아직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하며 실적 부담이 생기고 있지만 소스 양념 등 제품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브랜드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고급화되고 있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흔들림없이 프리미엄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브랜드 파워를 키워 국내 종합식품 회사로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이번 대여건은 규모가 큰 편은 아니기 때문에 하림산업의 운영자금 확보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