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리사 경영분석]우리펀드서비스, 수탁고 100조 '체면치레'⑥금융지주 계열 중 최하위, 2011년 독립 후에도 성장 정체
이명관 기자공개 2025-01-16 10:37:10
[편집자주]
대체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전체 시장 파이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대체투자 시장의 성장에 덩달아 수혜를 받고 있는 곳은 사무관리 섹터다. 사무관리 시장의 규모도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탁고가 집계된 이래 20년 만에 1000조원을 넘어섰을 정도다. 이에 덩달아 사무관리사들도 몸집을 키우고 있다. 다만 이들 사무관리사들은 외부엔 잘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사무관리사의 경영 내역과 경쟁 구도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펀드서비스는 금융지주 계열 사무관리사들 중 가장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10여년 전 힘을 주기 위해 별도 자회사로 독립을 시켰지만, 경쟁력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시장 위상은 여전히 금융지주 계열 사무관리사 중 최하위였다. 그나마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탁고가 100조원 고지를 밟았다는 게 위안거리로 꼽힌다.◇2011년 독립, 리츠 중심 전략 실패
우리펀드서비스는 우리금융그룹 계열의 사무관리사다. 2010년까지는 사업부문으로 사업을 영위해왔다. 그러다 2011년 독립, 본격적으로 사세 확장에 나서기 시작했다. 당시 금융지주 계열 중에선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자체적으로 사무관리사를 두고 있었다. 우리금융이 세 번째로 사무관리 시장에 본격 가세했다고 보면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계열 중에선 가장 성적이 저조했다. 2009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신한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3사는 비슷한 점유율 수준을 나타내고 있었다. 신한금융은 2008년 업계 1위인 아이타스를 인수하면서 곧바로 업계 톱티어로 발돋움했던 터였다. 여기에 하나펀드서비스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해나가면서 차츰 간극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2011년 결단을 내렸다고 보면 된다.
초기 중점 사업으로 가져갔던 분야는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였다. 리츠(REITs)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개발하거나 부동산 관련 유가증권 등에 투자하여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주식회사 형태의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다.
리츠는 사무관리는 일정 요건을 갖춘 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 자기관리리츠의 경우 법인인감 등의 관리를 사무수탁회사나 법무법인 등에 위탁할 수 있다. 위탁관리 리츠의 경우엔 일반사무 업무는 사무수탁회사에 위탁한다. 우리펀드 서비스는 이 지점을 공략하고자 했다.
리츠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이 같은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리츠 전체 파이는 우리펀드서비스의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않았다. 리츠 시장은 2002년 6000억원 수준이었다. 매년 꾸준히 성장했다. 다만 드라마틱한 성장세와는 거리가 멀었다. 2012년 리츠 시장은 10조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로도 한동안 비슷한 시장 증가세가 유지됐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어찌보면 우리펀드서비스의 전략적 판단이 악수가 돼가는 모양새다. 더욱이 사무관리 시장의 특성상 기존 사업자를 신규로 유치하는 게 쉽지 않았다. 사무관리사들의 경우 한 번 계약을 체결하면 쉽사리 채널을 바꾸지 않는다. 제공받고 있는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곤 한다. 신규 펀드 혹은 리츠를 설정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에 쉽게 새로운 사무관리사와 계약을 맺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우리펀드서비스가 출범했을 때와 이듬해 수탁고는 늘지 않았다. 오히려 감소했다. 2010년 말 기준 수탁고는 20조9636억원이었는데, 이듬해인 2011년 17조8663으로 3조원 이상 감소했다. 이에 6%대를 유지했던 시장 점유율도 5%대로 내려앉았다.
◇2015년까지 부침, 2016년부터 성장 탄력
우리펀드서비스는 이후에도 2015년까지 부침을 겪었다. 수탁고가 꾸준히 불어나지 않고, 증감을 이어나갔다. 수탁고 추이를 보면 2012년 18조5926억원, 2013년 17조9904억원, 2014년 19조8574억원, 2015년 19조2543억원 등을 나타냈다.
그러다 2016년부터 우리펀드서비스는 성장세에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리츠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시장 플레이어들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다. 2016년 리츠 시장규모는 25조원을 돌파했다. 직전인 2015년 18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였다. 임대주택 사업과 오피스, 물류센터 등 리츠를 비히클로 활용한 투자가 활발해 지면서다.
이후로도 리츠 시장은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졌다. 2017년 34조4000억원, 2020년 63조1000억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에는 87조 6600억원, 2023년에는 93조 8700억원 등을 나타내더니, 지난해 10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들어 성장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15년여 사이 시장이 10배나 확대됐다.
비슷한 시기 우리펀드서비스도 수탁고가 가파르게 불어나기 시작했다. 2016년 28조58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후로도 2018년 30조원대, 2019년 40조원대 고지를 밟았다. 특히 2020년 60조원대에 진입한 이후 매년 1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그 결과 지난해 100조원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23일 기준 수탁고는 100조1444억원 정도다.
다만 이 기간 여타 경쟁사들도 수탁고가 덩달아 확대된 터라 우리펀드서비스의 전략적 판단의 성공이라고 판단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 점유율로 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9%대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나마 지난해엔 전년 대비 0.28%포인트(p) 오른 9.4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점유율이 소폭이지만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KB펀드서비스와 간극이 좁혀지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이 같은 위기 의식에 KB금융은 지난해 KB펀드서비스로 사무관리사를 독립시키기도 했다. 한층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우리펀드서비스로선 여전히 4대 금융지주 중에선 가장 성과가 저조한 상황에서 경쟁강도가 한층 강화됐다고 여길 수 있는 지점이다. 시장이 형성된 이후 고착화된 이런 구도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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