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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M 컨퍼런스 2025]암젠·화이자 본격 참전, 불붙는 글로벌 비만약 전쟁암젠 '세계 최초 장기 치료제' 강조, '2강' 일라이 릴리는 낙관 전망

샌프란시스코(미국)=이기욱 기자공개 2025-01-17 14:49:07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의 최대 화두로 꼽히는 비만 치료제 분야에 글로벌 빅파마들이 앞다퉈 도전장을 내밀었다. 후발 주자 암젠(Amgen)은 장기 치료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선두 그룹 경쟁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화이자(Pfizer) 역시 비만 치료제 개발 '올인'(All in)을 선언했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기업 2강 중 하나인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한미약품과 대원제약 등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미팅을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로버트 브래드웨이 암젠 회장 "월 1회 또는 그 이하 빈도로 효능 입증"

암젠은 시가총액 1450억달러, 한화 212조원 규모의 미국 빅파마다. 빈혈 치료제 에포젠과 자기면역치료제 엔브렐,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등 다수의 블록버스터 전문의약품들을 주력 제품으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암젠의 미래를 책임질 분야로는 비만치료제가 꼽힌다. 이번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발표 자리에서도 비만치료제 관련 논의가 다수 이뤄졌다. 발표자로 나선 로버트 브래드웨이 회장은 후속 파이프라인을 소개하는 순서에서 가장 먼저 비만치료제 마리타이드(MariTide)를 선보였다.

그는 "2상 임상시험을 통해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52주에 체중 감량 정체기 없이 최대 20% 체중 감량이 이뤄짐을 입증했다"며 "내년에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데이터를 여러분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리타이드만이 가지는 가장 큰 강점으로는 장기 지속성을 내세웠다. 위고비의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젭바운드의 일라이 릴리가 양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후발 주자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강하게 자신감을 피력했다.

크리스 쇼트 JP모간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브래드웨이 회장에게 "비만과 마리타이드에 많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잠재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세 번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때 필요한 상업적 장애물과 역량 등이 어떻게 되는가"라고 질의했다.

2025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현장의 모습(사진=JP모간)

이에 브래드웨이 회장은 "'세 번째'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가장 먼저 지적하고 싶다"며 "비만 관련 질환 치료에 있어 '최초'의 장기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장기 치료 옵션을 갖는 것이 수년 동안 이 분야의 목표였다는 점도 말하고 싶다"며 "다른 모든 치료법은 단기간에 효과가 있고 적어도 매주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우리는 월 1회 또는 그 이하의 빈도로 이를 달성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화이자, 비만치료제 '올인' 선언, 일리아 릴리 올해 80조 매출 전망

화이자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올인(All-in) 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비만 치료제 전쟁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알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비용 절감 작업을 이어나가고 해당 자금을 연구·개발(R&D)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불라 회장은 "화이자는 작년 40억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목표를 달성했다"며 "올해에도 5억달러를 더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상 파이프라인 내에서 우선순위도 재편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을 모으며 매우 강력한 대사 전문 지식을 보유하게 됐고 우리가 더 나은, 건전한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후보물질 다누글리프론에 대한 후기 단계 연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화이자는 앞서 2023년 1일 2회 제형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나 구토, 설사 등 부작용으로 인해 중단한 바 있다. 다누글리프론 개발 경로를 1일 1회 제형으로 바꿔 새로 개발할 예정이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일라이 릴리는 치열해지는 비만치료제 경쟁에도 낙관적인 전망들을 내놨다. 데이비드 릭스 일라이 릴리 회장은 "2024년 회사 매출 예측치를 4억달러 감소시키겠다"며 "작년 대비 32% 성장했지만 회사나 투자자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2025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현장(사진=JP모간)

그러면서도 그는 "규모와 성장률 면에서 우리 분야에서 전례가 없는 사업을 다루고 있다"며 "2024년 상반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 최소 60% 더 많은 판매 가능한 인크레틴(장 분비 호르몬)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년 예상 매출은 580억~610억달러를 제시했다. 한화 84조~89조원에 달하는 수치다. 성장률은 작년과 비슷한 32%를 예상했다.

먹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로의 포트폴리오 확장도 언급했다. 그는 "경구용 젭바운드의 임상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오면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경구 약물을 선호하는 유의미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알약의 편의성과 확장성은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대원제약 등 후발 주자로 추격, 현지서 글로벌 비즈니스 논의

국내 주요 기업들 중에서는 한미약품과 일동제약 등이 미국 현지에서 비만 치료제 관련 글로벌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로 GLP-1 기반의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삼중 작용제인 'HM15275' 등을 개발하고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장(사진)은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행사장 인근에서 한국 취재진들과 만나 "일리아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에 비해 늦은 것은 사실"이라며 "기존 비만치료제 시장에 없던 차별화된 프로파일을 갖고 있어 성공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HM15275는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차별화된 요소다.

일동제약은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RA)' ID110521156을 개발 중이다. 오너인 윤웅섭 일동제약 부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와 기술 수출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윤 부회장은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 행사장 인근에서 더벨과 만나 개발 및 기술 수출 진행 상황 등에 대해 공유했다. 그는 "올해 6월정도 임상 1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그 때쯤 되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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