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배터리 재무점검]'인니'로 시선집중 에코프로, 계열사들 전방위 '자본확충'⑦'캐즘' 영향 적자전환에도 투자 의지 강해…부채비율 관리차원 선제적 조달
김동현 기자공개 2025-02-06 07:40:44
[편집자주]
'제2의 반도체'라 불리며 한국 산업을 이끌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배터리 산업이 혹한기를 지나고 있다. 그룹의 지원을 등에 엎고 전방위 투자에 나섰던 국내 업체들은 성장 침체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예상보다 더딘 전기차 전환 흐름과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다가올 미래 성장기를 기다리며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더벨이 배터리 산업을 이루는 주요 업체의 재무 상황을 되짚어보며 그룹 차원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1일 10시0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네시아 투자를 핵심사업으로 선정한 에코프로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전방위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미래 성장 투자 및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한 성격의 조달이다. 안정적으로 유지하던 부채비율이 일부 올라가는 흐름을 보이자 지주사 에코프로뿐 아니라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계열사들이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섰다.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그룹 상장 3사(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머티)는 지난해 각각 연간 적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이들 3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이미 연결 적자를 냈는데 에코프로의 연결 적자(-1932억원) 규모가 가장 크며 에코프로머티(-552억원), 에코프로비엠(-30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양극재(에코프로비엠), 전구체(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사업 특성상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기)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중장기 성장을 위한 생산능력 투자도 병행하며 고정비 부담과 재고 손실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투자 사업 외에도 원재료 조달을 담당하는 지주사 에코프로도 연결 회사의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이 줄었지만 투자와 운영비 부담 가중으로 총차입금은 급증했다. 2022년 1조원 아래였던 에코프로비엠의 총차입금은 이듬해 1조8000억원대까지 급증했으며 지난해 3분기 말에는 2조원선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도 일부 증가하긴 했으나 총차입 증가분을 따라가지 못해 순차입금은 2022년 5978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조6700억원대로 불었다. 부채비율도 2022년 126.7%에서 지난해 167.0%로 올라갔다.
지주사 매출의 90%(연결조정 전)를 차지하는 에코프로비엠의 재무지표 저하는 에코프로에도 영향을 미쳤다. 에코프로의 연결 총차입금은 2022년 1조6263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3조3000억원대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1조2043억원에서 2조4780억원으로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말 부채비율은 132.2%로 전년 말 대비 15%포인트(p) 올랐다. 2023년 말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했던 에코프로머티만 부채비율 53.6%, 차입금의존도 28.5% 등의 비교적 안정적 수준의 재무지표를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으로 그룹 전반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에코프로는 당초 계획했던 투자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우선 현 20만톤 정도의 양극재 생산능력 71만톤으로 올리는 시점을 2027년에서 2030년으로 미뤘다.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 생산능력도 같은 기간 5만톤에서 25만톤으로 점진적으로 올리기로 했다.
대신 생산거점을 국내에만 한정하지 않고 캐나다·헝가리(에코프로비엠), 인도네시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 제련 신사업) 등으로 다변화한다. 이중 올해 중점을 두고 투자가 집행될 곳이 인도네시아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현지 양극재 통합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에코프로머티도 현지 니켈 제련소 '그린에코'에 500억원을 출자하고 편입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인도네시아 신규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이 그룹 전반으로 퍼지게 하지 않기 위해 3사는 지난해 4분기부터 사전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특히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되는 조달 방식을 택했다. 자본총계를 늘려 부채비율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10월, 30년 만기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3360억원을 조달했다. 에코프로는 같은해 10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자기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000억원 규모의 영구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두 가지 조달 방식 모두 회계상 자본으로 잡혀 부채비율을 안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에코프로머티도 올초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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