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도시정비 경쟁력 점검]대우건설, 파격조건 내걸고 '선택과 집중'잔금후불제·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제안, 견고한 재무건전성 밑바탕
이재빈 기자공개 2025-02-07 07:53:08
[편집자주]
도시정비 사업에 훈풍이 분다. 정부가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나서는 등 활성화 정책으로 건설경기 회복 지원에 나섰다. 건설사들도 안정적인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정비사업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더벨은 도시정비 사업에 뛰어든 주요 건설사의 조직과 인물 그리고 역량 등 경쟁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은 파격적인 조건을 앞세워 매년 조단위 사업을 수주하는 도시정비 강자다. 지난해에도 3조원에 육박하는 신규수주를 기록하며 도시정비 수주역량을 입증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지에 전략적으로 사업조건을 제시한 점이 성과의 배경으로 꼽힌다.대우건설은 올해도 우량 사업지 위주 선별수주를 통해 수주잔고 확대와 수익성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계획이다. 수주역량을 집중할 사업지로는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원효성 빌라와 용산구 청파1구역 등을 꼽았다. 연간 수주 목표금액으로 3조원을 설정했다.
◇핵심 사업지에 전략적으로 파격조건 제시, 지난해 개포주공5 수주 성과
대우건설은 다른 대형 시공사들에 비해 도시정비 사업 수주에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 그룹사가 아니기 때문에 조합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같은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도출한 해법은 선택과 집중이다. 반드시 수주해야 하는 우량사업지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입해 이겨야 하는 수주전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대우건설이 수주에 성공한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우건설은 조합 사업비 전액 조달과 추가 이주비 6900억원, 이주비용·분담금 입주 시 납부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공사비 지급방식으로 제시한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도 파격적인 조건이다. 일반적인 기성불 방식으로 계약하면 발주처는 분양률에 상관없이 공사 진행률에 비례해 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은 발주처에 유입된 분양수익 내에서만 공사비를 지급하면 된다.
대우건설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배경에는 풍부한 현금 유동성이 자리한다. 대우건설은 2024년 3분기 말 별도기준으로 5055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단기금융상품 항목은 778억원으로 집계됐다. 5833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당장 조합으로부터 공사비를 수령하지 않아도 필수비용을 충분히 지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2024년 말 잠정집계 기준으로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1618억원과 단기금융상품 7728억원 등 1조9346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유동비율은 169.1%로 향후 현금자산 규모가 1년간 상환해야 하는 부채를 69.1% 상회한다. 여기에 별도로 영업활동 등을 통해 현금이 유입될 수도 있다.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산출된 높은 신용등급도 대우건설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근거다. 대우건설의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024년 3분기 말 기준 227.4%로 집계됐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적잖은 시공사들의 부채비율이 300%를 웃돌고 있음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준이다. 덕분에 대우건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평가하는 시공사 신용능력평가에서 가장 높은 등급에 해당하는 'AAA'를 보유하고 있다.
◇2025년 신규수주 목표 3조, 서래마을 첫 재건축 원효성 빌라 '정조준'
대우건설은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앞세워 도시정비 분야에서 매년 조 단위 신규수주를 달성하고 있다. 2024년 연간 신규수주는 2조9823억원으로 전체 시공사 중 5위를 차지했다. 주요 수주 사업지와 수주액은 △개포주공5단지 6970억원 △부산 괴정5구역 5889억원 △삼익가든맨숀 5278억원 △영등포1-11구역 5102억원 등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도 매년 조 단위 수주에 성공했다. 연도별 수주액은 2021년 3조8860억원, 2022년 5조2759억원, 2023년 1조686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5년에는 도시정비 분야에서 3조원을 신규수주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올해 수주역량을 집중할 사업지로는 서래마을 원효성 빌라 재건축을 꼽았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591-1번지 일원에 위치한 빌라로 1984년 103가구 규모로 조성된 단지다. 사업 규모는 작지만 서래마을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재건축 사업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사업지다.
원효성 빌라 재건축 수주전에서 승리하게 되면 향후 진행될 인근 사업지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또 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된 고급화 단지여서 가구수 대비 공사비 규모가 크다. 일각에서는 3.3㎡당 공사비가 1000만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대우건설 외에도 SK에코플랜트와 효성중공업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서래마을 도시정비 사업인 만큼 조합은 고급 리조트형 주거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반분양 물량도 29가구로 결정했다.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 미만이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 극대화가 가능하다. 서울 강남권 사업지인 만큼 미분양 리스크도 제한적이다.
대우건설에서 도시정비 수주를 주도하고 있는 조직은 주택건축사업본부 산하 도시정비사업팀이다. 팀 내에 강남·강북·서부·강서·남부로 구성된 5개 지사를 두고 있다. 지역별 도시정비 사업 수주전을 각 지사가 전담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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