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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 실효성 적은 영풍 공격카드 왜 꺼냈나 집중투표제 도입해도 경영권 확보 불가능, 여론전 의식 행보 관측

감병근 기자공개 2025-02-07 07:40:29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10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안했다. 영풍 주주 구성을 고려하면 집중투표제 도입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다만 대주주가 과반 지분율을 확보한 상황에서 공격 실효성은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에 이번 제안이 경영 개입보다는 여론전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해 영풍 정기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다루자고 요구했다. 영풍정밀(3.59%), SMC(10.3%)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한 최 회장 측 영풍 지분율은 15.15%다.

영풍은 장씨 일가가 확고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이사(16.89%)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2.65%로 과반이 넘는다.

하지만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은 ‘3%룰’이 적용된다. 장씨 일가 지분은 장 대표 및 친인척·계열회사 등 소수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13%대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SMC를 제외하면 지분 집중도가 낮은 최 회장 측은 12%대 의결권 행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소액주주는 대체적으로 자신들의 의사 반영 비중을 높일 수 있는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 찬성하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내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영풍에 집중투표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다만 집중투표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최 회장 측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분율 격차가 크기 때문에 확보할 수 있는 이사 숫자가 제한되는 탓이다.

현재 영풍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일반적으로 지분율에 비례하는 이사 숫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고려하면 최 회장 측의 이사 후보가 소액주주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다고 가정해도 3명이 이사회에 진입할 수는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 회장 측은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과 함께 보유 타사주를 현물 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 등도 제안했다.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25.4%를 회수하는 방안으로 이를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안건 역시 지분율 격차를 고려하면 가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 측이 실효성 낮은 이번 반격을 실행하는 이유로 여론전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호주 출자제한을 활용한 영풍 의결권 제한이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영풍의 약점을 다시 공격해 경영권 방어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 측은 집중투표제 도입 제안의 이유로 영풍의 경영실적 악화,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이슈 등을 꺼냈다. 최 회장 측에서는 경영권 분쟁 초기부터 이러한 문제를 지닌 영풍이 고려아연을 경영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주요 방어 논리로 내세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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