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부는 크립토 B2B]KDAC, 2개 시중은행 출자·글로벌 인증 '내부통제 자신'③지난해 카르도와 1대1 합병, 미국공인회계사회 제정 감사 평가 통과
이민우 기자공개 2025-02-28 07:52:52
[편집자주]
크립토윈터 종식과 비트코인의 전략 자산화, 금융 당국의 법인 실명계좌 허용 분위기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정책 미비, 그림자 규제에 막혀 그동안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기 힘들었던 크립토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가장 직접적인 성장 환경을 맞이할 분야로는 법인의 투자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커스터디와 컴플라이언스 및 트래블룰 솔루션 기업 등이 꼽힌다. 움츠린 시간을 지나 기지개를 펼 국내 크립토 기업의 장래성과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4일 15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은 지난해 합병으로 2개 시중은행을 출자자로 두게 됐다. 이례적인 일인 만큼 우려도 있지만 가상자산 커스터디 특성상 든든한 두 거대은행을 기반으로 가진 이점도 크다. 사업 관련 노하우나 고객사 확보 등 다양한 경쟁력 전이를 기대할 수 있다.올해 하반기 확대될 국내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에서 KDAC의 내세울 강점은 검증된 내부통제다. 발 빠르게 강도 높은 관리 체계를 조직하고 이를 글로벌 수준 인증을 통해 증명받았다. 내부통제 이슈에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상장사 수준 법인과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피 섞인 신한·농협은행,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너지 '주목'
KDAC은 지난해 중대한 변화를 거쳤다. 국내 커스터디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었던 카르도를 1대1 비율로 합병했다. 이전까지 KDAC과 카르도는 각각 5대 시중은행에 속하는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을 출자자로 뒀다. 양사가 힘을 합치면서 KDAC은 2개 시중은행의 지원사격을 받는 국산 커스터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5대 시중은행에서 합작해 협력하는 기업과 산업은 흔치 않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선 KDAC이 거의 유일하다. 5대 시중은행은 금융지주에서부터 치열히 경쟁하는 사이다. 시중은행 2곳 출자를 받은 KDAC은 사업 중 각 은행 간 의견 차이나 자존심 싸움을 겪을 위험도 있다.
하지만 국내 금융·가상자산 시장에서 시중은행의 영향력과 역할이 큰 만큼 장점도 상당하다. 특히 가상자산 커스터디는 자산 종류만 다를 뿐 은행 수탁업과 거의 동일하다. KDAC이 2개 시중은행에서 보유했던 노하우나 고객사 영역을 꾸준히 흡수해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는 셈이다.
김민수 KDAC 대표는 “시중은행 2곳에서 합작법인(JV)에 같이 지분을 출자하는 건 정말 드문 일이고 이건 KDAC에서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라며 “이미 2개 시중은행이 출자 중이면 다른 은행 진입도 더 쉬울 것이라 생각하며 커스터디에 필요한 내부통제를 국내에서 제일 잘하는 곳도 은행”이라고 설명했다.
KDAC은 비트코인 ETF 같은 영역에서도 시중은행 2곳을 출자자로 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 중이다. 기존 ETF 구조를 고려하면 도산절연을 위해 비트코인 ETF에선 자산운용사 대신 비트코인 현물을 맡아줄 곳이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다. 이 과정에서 은행과 함께 유기적으로 수탁을 수행해 줄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김 대표는 “올해 연말 가상자산 2단계 입법 이후 비트코인 ETF를 국내에 출시할 수 있는 인프라가 나올 것으로 본다”며 “5대 시중 은행 중 2곳을 주주로 가져 이들의 경쟁력을 전이받을 수 있는 KDAC이 미국의 코인베이스처럼 국내 가상자산 수탁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산 가상자산 커스터디 최초 SOC1 타입2 리포트 획득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강력한 내부통제 체계다. 자산을 대리 보관하는 특성 상 출임금 과정의 철저한 관리와 권한 분산은 고객 신뢰와 직결된다. KDAC은 가상자산 커스터디 관리에서의 모든 권한을 산산히 나누는 한편 SOC 타입2 리포트 라이센스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SOC 리포트는 미국공인회계사회(AICPA) 등에서 제정한 기준에 따라 기업 내부통제 수준을 평가하는 보고서다. 이중 타입2는 기업 측에서 고객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하고 철저한 체계로 보안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국내 가상자산 기업 중에선 KADC이 최초로 지난해 취득했다.
김 대표는 “SOC1 리포트는 ETF를 관리하는 곳에서나 받는 것으로 매우 여러가지 측면에 대해 독립된 감사를 받게 된다”며 “거의 1년치 운영 흔적의 실사를 진행하고 일반 회계처럼 숫자만 보는게 아니라 개발 코드를 포함해 전체 기업 내부 프로세스 전체를 들여다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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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SOC1 타입2 리포트는 흔히 보안 인증을 내세울 때 제시되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보다 5배쯤 복잡한 과정과 비용을 요구한다. 아직 국내 가상자산 커스터디의 도약 전인 만큼 KDAC에겐 부담일 수 있다. 하지만 KDAC은 사업 경쟁력과 고객사 인식을 고려해 이에 프로세스를 맞춘 채 사업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KDAC의 고객사 대부분은 상장사 내지 상장사에 준하는 기업이다. 100여개 고객사 중 70%가 해당한다. 이들 기업은 가상자산 보유 시 엄격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입증해야 한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2023년 발표한 가상자산 감사 가이드라인에서도 법인 가상자산의 제3자 위탁 보관 시 SOC1 타입2 인증을 받은 곳을 사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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