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만난 알테오젠-오리온, 핵심은 '기술에 생산 더한 협업' 알테오젠은 투자 리스크 분산…오리온은 CMO로 바이오 외연 확장
한태희 기자/ 김예린 기자공개 2025-02-26 08:18:1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11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테오젠이 자체 공장 확보를 위해 오리온그룹(이하 오리온)과 JV(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양사의 인연에 주목된다. 오리온이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하기 전 알테오젠의 인수를 추진했고 딜이 결렬됐음에도 연은 계속 이어졌다.알테오젠은 주요 제품의 상용화를 앞두고 생산시설 구축이 필요하나 단독으로 자금을 마련하기엔 부담이 따른다. 오리온 입장에선 계열사 리가켐바이오를 통한 신약개발 외에도 CMO(위탁생산) 사업에 진출해 바이오 산업 외연을 넓힐 수 있다. 알테오젠 인수를 추진할 때 고민했던 '기술에 생산을 더하는 전략'을 그대로 추진하는 셈이다.
알테오젠은 오리온과의 JV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협의나 진전이 이뤄진 건 아니다. 다만 양사가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알테오젠은 최근 발행한 RCPS(상환전환우선주)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일부를 활용한다. 구체적인 JV의 출자 비율 등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그야말로 협의 초기 단계다. 오리온이 "정해진 게 하나도 없어 할말이 없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양사의 결합을 업계서는 꽤 진지하게 바라본다. 알테오젠과 오리온이 사업적 협력을 논의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이오 사업 확장을 고민하던 오리온은 2023년 알테오젠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최종 단계에서 박순재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이 반대하면서 딜이 무산됐다.
오리온은 이듬해 1월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 개발 기업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하면서 방향을 선회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신주 796만주와 창업주 김용주 대표와 박세진 사장이 보유한 지분 140만주를 매입하며 약 5487억원을 투입했다.
오리온은 이후에도 알테오젠을 활용한 바이오 사업 확장 고민을 놓지 않았다. 알테오젠 딜이 무산됐지만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하기 직전까지도 알테오젠과 사업 협력 논의를 이어갔다.
그랬던 상황에서 알테오젠이 최근 RCPS 발행 후 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오리온과의 JV 설립 논의가 재개됐다. 알테오젠은 현재 자체적인 양산용 생산 시설이 없어 CMO를 통해 전임상 및 임상 시료 등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기술수출 등 글로벌 성과 이후 주요 제품의 상용화를 앞두고 물량 대응을 위한 설비 확충이 필요하다. 알테오젠의 작년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1307억원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1550억원을 포함하면 2800억원 상당의 현금을 확보했다.
알테오젠의 연간 연구개발비가 1000억원 안팎임을 고려하면 대규모 자금을 단독으로 투입하는 건 부담이 될 수 있다. 리스크를 분산하며 사업적으로 협력 가능한 파트너를 찾았고 바이오 사업 확장 의지가 있는 오리온과 논의가 재개된 것으로 풀이된다.
생산 및 제조에 강점이 있는 오리온은 알테오젠과 손을 잡으면 리가켐바이오를 통한 ADC 신약 개발과 함께 CMO로 바이오 사업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 오리온은 앞서 중국 현지에서 큐라티스의 결핵백신과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진단키트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2023년 오리온이 알테오젠 인수를 추진할 당시에도 공장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오갔다. 그러나 경영권 인수가 무산되면서 계획이 변경됐다. 알테오젠은 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 매입 등 기초 작업을 마쳤으나 건설비용 증가 등 이유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했다. 이를 활용한 품목 혹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임상 시험 및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작년 초에는 머크와 맺은 키트루다에 대한 비독점적 기술이전 계약을 독점계약으로 변경했다.
작년 7월에는 자사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제품 '테르가제'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작년 11월에는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에 SC제형 변경 플랫폼을 독점 적용하는 권리를 기술수출하면서 면역항암제에서 ADC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유방암 항체치료제 허셉틴 등에 대한 바이오시밀러도 개발 중이다. 자체 기술력을 토대로 확보한 플랫폼이 개발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제품의 상용화를 앞두고 생산거점 구축이 주된 과제로 부상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논의만 하고 있고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구체적으로 얘기할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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