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우리금융, '글로벌 전문가' 사외이사 후보풀 꾸렸다①중점 관리 분야 '디지털·ESG→글로벌' 전환, 5명 신규 선발…여성 비중 '우상향'
최필우 기자공개 2025-03-10 12:37:32
[편집자주]
금융지주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진 재편에 한창이다. 임기 만료 사외이사의 대체자를 구하는 것은 물론 추가 충원 필요성도 제기된다.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으로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등 이사회에 요구되는 기능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고려한 집합성·정합성 확보도 고려해야 한다. 금융지주 이사회는 금융 당국과 고객 눈높이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까. 주요 금융지주의 전반적인 이사회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사별 변화와 특징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14시0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이사회 전문성 보강을 위해 글로벌 전문가 사외이사 후보군을 꾸렸다. 임종룡 회장 취임 후 글로벌 비즈니스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이사회에도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디지털, ESG 전문가 후보풀을 꾸린 데 이어 글로벌 파트 관리에 돌입하면서 금융 당국이 강조한 이사회 정합성 확보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이사회 젠더 다양성 관리 차원에서 이어가고 있는 여성 후보군 확보 작업도 순항 중이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후보군 내 여성 비중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지주사 출범 초창기만 해도 10%대에 불과했던 여성 사외이사 후보 비중은 지난해 5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디지털·ESG 역량 '정합성' 확보 결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사외이사 후보군 중점 관리 기준에 변화를 줬다. 새로운 관리 분야로 '글로벌'을 신설했다. 글로벌 전문가로 선발된 사외이사 후보는 지난해 기준 총 5명이다. 전체 후보군 100명 중 5%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다양성과 분야별 전문성을 염두에 두고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지주사 체제 출범이 늦었던 탓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분야 보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3년까지 우리금융이 중점 관리하던 분야는 '디지털'과 'ESG'다. 디지털은 수년재 은행권에서 중시되고 있는 키워드다. 오프라인 점포를 늘리기보다 디지털·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게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다. 이를 위해 금융 계열사의 디지털 전략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사외이사 영입 필요성이 커졌다. 또 금융사의 사회적 역할이 커지는 흐름에 맞춰 환경·사회 측면에서 기여할 방안을 제시하고 지배구조 현황을 점검할 수 있는 ESG 전문가도 보강해야 했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후보군 중 디지털 전문가는 지난해 기준 총 25명이다. 전체 후보군 100명 중 25%를 차지한다. 2022년 21.3%, 2023년 24%를 기록한 데 이어 후보군의 4분의 1 수준까지 비중이 높아졌다. ESG 전문가는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12명을 유지했다. 비중은 12%다. 디지털과 ESG 분야에서 전문가 후보를 충분히 확보하고 글로벌 분야를 새로운 집중 관리 파트로 선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전문가를 확보하려는 건 우리금융이 관련 비즈니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2023년 취임 후 기업금융과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를 주력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해외 법인장 인사와 성과평가 제도를 정비하고 영업력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사회도 임 회장의 경영 방침에 발을 맞췄다. 역량진단표(Board Skill Matrix) 세부 역량에 글로벌 항목을 신설하고 관련 역량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해외 대학원 석사 과정을 거쳤거나 글로벌 기업 근무 경험이 있으면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간주한다. 현재 윤인섭·신요환·이은주·박선영 사외이사가 글로벌 전문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새로 꾸려진 후보군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여성 사외이사 후보군 절반 육박
우리금융은 이사회 젠더 다양성도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전문 분야 다양성 만큼이나 젠더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고 후보군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주사 출범 초창기인 2019년만 해도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12.5%에 불과했다. 이후 매년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20%, 2021년 28.8%, 2022년 30.5%, 2023년 41%를 기록했고 지난해 45%에 도달했다. 전체 후보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가까워진 것이다.
다만 선임된 사외이사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후보군 내 비중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사외이사로 추천된 후보들이 모두 선임되면 총 7명 중 여성은 2명이다. 29%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후보군 내 비중보다 16%포인트 낮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여성 2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과 달리 올해는 신규 사외이사 후보 전원을 남성으로 채웠다. 내부통제 전문가 선임에 초점을 맞췄으나 해당 분야에선 남성 위주로 후보군이 채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체 후보군 내 젠더 다양성을 확보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여성 사외이사 선임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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