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 리테일 스케일업]'지점 중심' 성과급 개편, PB 질적 성장 기반⑤2021년 PB 팀성과급제 도입, 지점영업 보상 극대화
황원지 기자공개 2025-03-12 15:28:56
[편집자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리테일 시장에서 단연 눈에 띈 플레이어다. 공모, 사모펀드 판매고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만 14조원을 넘게 키웠다. 더벨은 글로벌 운용사와의 협업, 월배당 펀드 출시, 리테일 역량 질적 강화 등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3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매사의 개인고객자산 성장 동력은 결국 리테일에서 나온다. 상품본부에서 시장상황에 맞는 좋은 상품을 대거 공급해도 이를 개별 지점에서 잘 판매하지 못한다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을 지점으로 공급하고, 사기를 끌어올려 리테일망을 탄탄히 관리하는 작업이 필수다.한국투자증권은 보상체계 변화로 리테일에 힘을 실었다. 21년 팀성과급제를 업계에서 유일하게 도입, 지점 영업직원의 보상수준을 크게 끌어올리면서다. 충분한 보상에 지점 선호현상이 생겨나면서 자연스레 리테일 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위상 올라간 지점영업직… 우수인재 유입 잇따라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팀성과급제를 도입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PB)는 개별성과급제를 적용받는다. PB가 유치한 고객 자금과 수익률을 합산해 회사별 기준에 따라 성과급을 산정해 지급하는 형태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초 투표를 통해 기존 개별성과급을 폐지하고 팀 성과급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지점 내 PB가 낸 성과를 모두 합산해 지점 성과를 산정하고, 이를 개인에게 나눠 분배하는 게 골자다.
도입 당시에는 반발이 많았다. 팀성과급제에서는 우수 PB는 성과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해 인센티브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저성과자가 일하지 않고 무임승차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우수인력은 고객 자산을 가지고 인정받을 수 있는 타사로 이동하고, 저성과자만 남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점에 배분되는 성과급 크기를 늘리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팀성과급제를 도입하되 고성과자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전체 파이를 키운 것이다. 당시 WM 경쟁력 강화를 주요 기치로 내세웠던 만큼 드라이브를 걸었다. 팀성과급제 도입 1년 전인 2020년에는 이례적으로 경영성과급을 리테일 조직에도 지급하며 사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2021년 성과급제 개편 이후 지점 영업직의 보상수준이 크게 올라갔다. 한국투자증권의 한 PB는 “2021년을 기점으로 지점영업직의 보상수준이 크게 올랐다. 지점 사원급 직원의 분기별 인센티브가 3000~40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직원은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본사영업보다 지점영업의 보상이 더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본사에서 지점으로 넘어가는 우수 인력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본사 GWM(Global Wealth Management) 소속 한 세무사가 반포PB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사내에서는 이를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본사 영업이 보상과 위상 측면에서 모두 우위를 점했지만, 이제 지점 영업의 위상도 그만큼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앞선 관계자는 “리테일 조직을 키운다고 말만 하는 게 아니라, 그만큼 보상으로 뒤를 받쳐줬던 것”이라며 “덕분에 인력 이탈을 최소화해 조직을 지키면서도 지난해 역대급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B 교육프로그램 강화… 질적 성장 ‘집중’
한국투자증권은 PB의 질적 성장에도 집중했다. PB가 들을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전문성 강화에 힘쓴다. 박재현 전무는 “한국투자증권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PB를 팀제로 운영”한다며 “팀제의 가장 장점이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건데, 여기에 전문성을 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PB 전문가 과정은 글로벌, 상품, 연금까지 총 3개 파트로 나뉘어 있다. 전문가 과정을 신청하면 월 1회 이상 대면 혹은 비대면 수업 연수를 받게 된다. 팀 소속 PB가 각자 전문 분야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셈이다. 한 한국투자증권 PB센터장은 “전문가 과정을 통해 한 팀 내에 여러 전문가들이 있는 게 장점”이라며 “본사로 직접 교육을 받으러 가서 다른 PB들과 정보와 의견을 교류하고 오면서 더 성장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모든 PB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전까지는 원하는 PB가 들을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수준이었지만, 올해부터는 PB의 성장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글로벌에 투자하는 상품은 해당 상품과 관련한 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팔 수 없게 막기도 했다. 불완전판매를 막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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