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 리뷰]KT, '자본 효율' 위해 부동산·금융자산 '유동화'②낮은 ROE 원인 '순이익률', 잠실·강남 위치한 '호텔 자산' 눈길
홍다원 기자공개 2025-03-11 08:26:28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10시2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인공지능(AI) 본업 강화를 위해 자산 유동화 카드를 빼들었다. 그간 저평가의 원인이었던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려 오는 2028년까지 ROE 9~10%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KT 비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부동산과 매도가능증권 등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특히 호황기를 맞은 호텔 자산은 시장의 주목도가 높은 만큼 적절한 시기를 고려해 보유한 부동산 가치를 극대화시킬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효율적인 자기자본 활용으로 여유현금을 늘려 AI 투자와 주주환원에 투입할 계획이다.
◇4년 간 순이익률 '5.8%->1.7%' 급감
KT는 자본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중장기 목표로 연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9~1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ROE는 기업의 자기자본 대비 수익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ROE가 높을수록 주주들의 투자 대비 이익이 크다는 뜻이다.
최근 KT의 ROE는 우하향하고 있다. 2021년 9.4%를 기록했던 ROE는 2022년 8%, 2023년엔 6.1%로 하락했다. 2024년 기준으로는 3.1%에 그쳤다. 매출과 자산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순이익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1년 연결 기준 24조8980억원이던 KT 매출은 2024년 26조43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상장 이후 최대치다. 반면 같은 기간 1조4595억원이었던 순이익은 3년 뒤 4501억원으로 급감했다. 5.86%였던 순이익률은 1.70%로 하락했다.
동종업계와 비교해 봐도 ROE가 낮다. SKT와 LG유플러스의 최근 3개년 평균 ROE는 9.6%다. 북미, 유럽 등 글로벌 통신 기업들은 더 높은 13.7%를 기록하고 있다.
◇주주이익 극대화, 호텔 등 '유휴 자산' 매각
이에 KT는 ROE를 개선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결정했다. KT가 설정한 방향성이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인 AICT 기업인 만큼 이와 관련성이 적은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KT가 사업 구조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이는 곧 자기자본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KT는 매년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CAPEX)에 약 4조원의 현금을 소요하고 있다.
따라서 보유한 부동산과 지분 등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현금흐름을 고려한 투자는 물론 추가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2023년 기준 전체 자산 30조3000억원 중 부동산과 투자 자산은 7조90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체 자산의 26%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중 보유한 자산의 개발 잠재력, 활용 가치, 시장 가격 등을 고려해 매각한다.
업계에서는 KT의 부동산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가 개발한 호텔 건물 또는 부지를 유동화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KT가 소유한 호텔은 KT에스테이트가 관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핵심 지역에 위치한 소피텔 잠실, 르메르디앙 명동, 안다즈 서울 강남 등이 거론된다.

옛 전화국 부지를 개발해 호텔 사업을 이어온 KT가 코로나19 이후 호황기를 맞은 호텔 자산의 매력도가 높아진 만큼 시기를 고려해 시세차익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KT는 꾸준히 유형자산과 투자부동산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2023년에는 1744억원, 2024년 3분기 말에는 360억원의 현금이 각각 유입됐다.
매도가능증권도 여럿이다. KT는 2024년 반기 기준 상장사인 웹캐시(35억원), 파두(6억원)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야놀자(806억원), 더핑크퐁컴퍼니(743억원), 뱅크샐러드(250억원) 등이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자산을 매각할 것인지 또는 실제 매각 여부 등은 결정된 것이 없다. 부동산의 경우 신규 개발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KT는 보유한 부동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객실은 노후화 등 시간이 지나면 감가상각이 이뤄지지만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한 호텔 땅값은 물론 추후 개발이 가능한 점이 매력적인 것"이라며 "이에 자금 마련 방안으로 호텔 매각이 거론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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