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EX 톺아보기]불확실성 타개책은 '투자'...현대차, 창사후 첫 '10조' 돌파10조 넘는 CAPEX에 잉여현금 2년 연속 적자, 순차입금도 증가세
박완준 기자공개 2025-03-21 07:30:02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5시2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의 타개책으로 정공법을 택했다. 매년 견조한 실적을 거두며 쌓은 재무 체력을 투자에 쏟을 계획이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도 불구하고 외형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자체 생산역량(CAPA)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특히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역대급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다만 실적 우상향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투자 탓에 현금흐름은 실적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속된 현금 유출로 2년 연속 잉여현금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창사 첫 CAPEX 10조 돌파…잉여현금 '적자'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자본적지출(CAPEX)로 10조3674억원을 투자했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권역별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며 주력 시장의 설비 투자를 확대한 영향이다. 특히 지난해는 미국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GMA)' 중심으로 유연한 생산 체계를 구축하며 투자액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탄탄한 실적이 투자의 든든한 뒷배가 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랑(SUV)과 하이브리드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매출 175조23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대비 7.7% 증가한 수치이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말 국내 정치상황 혼란으로 환율이 상승하면서 환차손과 판매보증 충당금 등 증가 영향으로 2023년 대비 5.9% 줄어든 14조2396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지난해 3분기 발생한 판매보증충당금은 연말 환율을 적용해 회계 비용을 처리하게 되는 데 환율이 오르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현대차의 현금흐름도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되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지난해 마이너스(-) 5조6616억원을 기록했다. NCF는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것으로 영업 부문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지표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유입되지 않고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NCF가 줄어든 배경에는 운전자본이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이 지목된다. 운전자본이란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본이다.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재고자산이 운전자본에 포함된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늘어날수록, 매입채무는 줄어들수록 유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의 운전자본 투자 규모는 2023년(30조3650억원)보다 늘어난 35조1596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매출채권 5900억원, 재고자산 1조1594억원이 늘어나면서 유동성을 악화시켰다. 지난해부터 전기차 보급 속도가 더뎌지는 등 캐즘이 길어지면서 재고가 쌓인 것으로 풀이된다.
잉여현금흐름(FCF)은 2년 연속 적자를 거뒀다. CAPEX와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린 탓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FCF는 마이너스(-) 19조9423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13조868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적자 폭이 더 커졌다. R&D 비용으로 4조5894억원을 투입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4조원을 돌파한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차입금 '157조 시대'…부채비율 다시 '반등'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총차입금 150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사상 최대액을 갈아치웠다. 2년 연속 현금흐름이 적자를 거두는 등 현금 유입이 줄어들면서 차입금을 큰 폭으로 확대한 영향이다. 이에 현대차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연결기준 총차입금 157조7514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선 이후 3년 만에 57조원이 더 늘어난 수치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 등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은 소폭 늘어난 데 반해 장기차입금으로 분류되는 사채가 2023년 대비 23조1010억원 추가 발행됐다.
현대차의 순차입금도 2023년 96조8364억원에서 2024년 127조6962억원으로 늘어났다. 차입금이 늘어나는 속도를 현금성자산이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실제 현대차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0조552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 대비 10조854억원 불어났다.
재무 부담은 재무건전성 지표 악화와 직결됐다. 지난해 현대차의 연결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82.5%, 46.4%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안정적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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