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생명 M&A]'보험사 매물 적체, 국가 간 거래' 인허가 명분 될까MG손보도 다시 매물로, 동양·ABL 무산시 부담 가중…중국 당국은 인허가 완료
최필우 기자공개 2025-03-20 12:36:32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1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았지만 동양생명 인수는 조건부로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사 매물이 M&A 시장에 누적되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불허가 금융 당국에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MG손해보험이 다시 매물로 나오면서 딜 적체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국내 금융지주가 해외 주주로부터 금융사를 인수하는 아웃바운드 딜이라는 점도 금융 당국이 의식하고 있는 대목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최대 주주 중국 다자보험은 현지 금융 당국으로부터 매각 인허가를 받은 상태다. 국내 당국의 승인 불발로 딜이 무산될 경우 다른 금융사가 인수를 추진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MG손보·롯데손보·카디프생명·AXA손보까지…쌓여가는 매물

금융위는 5월께 인허가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은 지난 1월 15일 인허가 승인을 신청했다. 금융위가 인허가 승인 신청을 받으면 2달 안에 심사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경영실태평가를 인허가 심사에 반영하기 위해 심사 개시 시점을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은 게 동양생명 딜에 치명타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었으나 금융권에서는 조건부 승인을 점치는 분위기다. 2004년 우리금융이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할 때도 인허가를 받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당시에도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은 상태였다.
LG투자증권 인수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카드업계 부실이 자리한다.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사태로 LG카드의 자회사인 LG투자증권도 함께 리스크에 노출됐다. 부실이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금융 당국이 우리금융의 LG투자증권 인수를 허가한 것이다. 당시에도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문제가 됐으나 인수가 불발되진 않았다.
보험업계에는 2003년 카드 대란에 비견될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진 않으나 재무 건전성 악화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또 매물로 나온 보험사가 누적되면서 적극적인 자본 확충과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는 원매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롯데손해보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AXA손해보험 등이 매물로 나와 있고 최근 메리츠화재가 우협 지위를 포기하면서 MG손해보험 매각 딜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가 무산되면 시장에 나오는 보험사가 추가되는 셈이다. 우리금융은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긴 했으나 동양·ABL생명 경영에 자신을 표하고 있다. 금리 인하와 보험업 규제 강화로 인한 영향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고 지급 여력이 탄탄한 회사로 키워낸다는 방침이다.
◇딜 무산시 국내 금융사 인수 재추진 부담
중국 금융 당국이 동양·ABL생명 매각을 허가한 상황에서 국내 금융 당국의 반대로 딜이 무산되면 딜을 재추진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이 아닌 다른 원매자 등장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다자보험 측이 불확실성을 고려해 한국 금융사와 딜에 보수적으로 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른 원매자가 나온다 해도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게 된다.
계약금 몰취 조항을 놓고 논란이 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은 금융 당국 반대로 딜이 무산될 경우 계약금 1500억원을 다자보험 측에 몰취당한다는 조항을 이사회 차원에서 논의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고 있다. 우리금융은 국가 간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필수 조항이라고 주장한다. 계약금 몰취가 현실화되면 책임 공방이 일어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 매물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당국에 의해 딜이 무산되면 M&A 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국가 간 M&A 거래인 만큼 국내 금융사의 대외 신인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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