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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무궁화신탁 투자 '엑시트' 선택지는 2023년 7월 취득, 작년 말 15억 손상 반영…'풋옵션·동반매도권리' 보유

신상윤 기자공개 2025-03-21 07:38:4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4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이 무궁화신탁의 투자액 전액을 회수할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재무적으로 판단했다. 금융당국이 무궁화신탁에 경영개선명령을 조치한 가운데 경영권 매각 등의 절차가 추진된 데 따른 것이다. 대우건설은 무궁화신탁 투자로 개발 사업 확대를 기대했다. 다만 오창석 회장의 구주 취득으로 현금화하는 데 도움을 준 것에 그치게 됐다.

20일 대우건설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무궁화신탁 지분에 대한 지분법 평가액은 84억7200만원이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 100억원으로 평가했던 지분 가치가 연말 기준 15억2800만원 줄었다. 대우건설은 해당 금액을 손상차손으로 산입했다.

대우건설은 2023년 7월 무궁화신탁의 지분 7만7840주(2.2%)를 취득했다. 취득한 주식은 무궁화신탁 최대주주인 오 회장이 보유한 구주다. 당시 대우건설은 무궁화신탁 지분 취득으로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 개발 사업 참여를 기대했다. 도시정비사업 등에서 부동산 신탁사와 시너지를 전망했다.

하지만 그해 6월 말 기준 무궁화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326%로 업계 최하위 수준이었다. NCR은 자본적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최하위 수준 NCR에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 규모도 증가세였던 만큼 부실 가능성이 없진 않았음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문제는 투자 이후 무궁화신탁의 경영 부실 가능성이 현실화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말 무궁화신탁 NCR은 69%를 기록,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돌았다. 무궁화신탁이 자체적으로 125%라고 발표한 결과를 금융감독원이 시정 조치를 통해 낮춘 수치다.

무궁화신탁의 NCR 수치가 권고치를 밑돌자 금융감독원은 그해 11월 적기시정조치 가운데 가장 강한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이어 무궁화신탁은 올해 1월 유상증자나 자회사 정리 등 자체 정상화 방안을 비롯해 제3자 인수 계획 수립과 이행 전략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다.


대우건설로선 무궁화신탁 상황이 악화일로인 만큼 투자금 전액 회수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최근 무궁화신탁은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계획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문제는 자금 조달이나 경영권 매각 등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무궁화신탁의 최대주주는 62.4% 지분율을 보유한 오 회장이다. 개인으로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재원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궁화신탁이 보유한 부실 자산 규모도 명확하지 않아 원매자들도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이 오 회장으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대우건설은 풋옵션 혹은 동반매도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투자금 회수 방법이 없진 않다. 오 회장에게 행사할 수 있는 풋옵션 기한은 올해 7월이다. 다만 오 회장이 자금 여유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이 방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다른 방법으론 무궁화신탁 지분을 매각할 때 대우건설이 동반매도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두 가지 방법 중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으나 무궁화신탁의 경영개선 상황을 지켜보며 하나를 선택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무궁화신탁 지분 투자로 기대했던 사업적 시너지는 많지 않았다. 무궁화신탁 자회사 현대자산운용과는 데이터센터 개발 등에선 일부 협업했지만 도시정비사업이나 부동산 개발 등에선 시너지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하면 대우건설의 무궁화신탁 주식 취득은 오 회장의 현금 유동화를 도와준 데 그친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무궁화신탁 주식의 가치가 떨어져서 일부 손상 처리한 것"이라며 "풋옵션이나 동반매도권리 등을 행사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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