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현장 돋보기]보령 '홀로서기' 3세 김정균, '우주 올인' 우려 불식 총력장두현 대표 사임, '단독체제' 전환..."의약품 핵심 사업 투자도 지속할 것"
김혜선 기자공개 2025-04-01 07:43:44
[편집자주]
주주총회는 기업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된 안건 뒤에는 주주들의 기대와 우려, 경영진의 고민과 결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자료만으로는 이 모든 흐름을 온전히 읽어낼 수 없다. 주총장에서 오간 논쟁과 질의응답,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 기업과 주주 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더벨은 주총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주요 이슈와 기업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31일 16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령의 오너 3세 김정균 대표가 '단독대표' 체제로 올라선 이후 처음으로 주주들을 만났다. 그는 우주 신사업 투자에 대한 주주들의 불안에 직접 답하며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였다.정관 변경을 통해 메자닌 발행 한도를 늘리는 가운데 과도한 우주 베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김 대표는 현재로선 메자닌을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우주와 제약은 별개 사업이 아니다'는 뜻을 내세웠고 신사업에는 더욱 속도를 올린다. 의약품 연구개발·판매 등 핵심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며 우주 거점을 활용한 신약개발 전략사업으로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김정균 대표·김성진CSO 재선임, 당장 메자닌 발행 계획 없어
보령은 3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정관 변경의 건 △RSA 부여 관련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의 건 등 6개 안건이 논의됐다.
주주총회는 김정균 대표이사가 경영보고와 향후 사업 방향을 전하는 자리로 문을 열었다. 1시간가량 경영보고와 사업 전략을 설명했고 이어 주주들과의 질의응답 시간과 부의안건을 상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주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정관 변경의 건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번 정관 변경 건에서는 신주 발행에 대해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25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와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라는 기준을 삭제했다. 여기에 CB와 BW 한도를 각각 1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주주들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제3자배정 유상증자 한도를 확대하는 배경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최근 김 대표가 신사업 우주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나서자 신주 발행을 통한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추측들이 제기됐다.
보령이 2022년부터 3년간 우주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약 1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에도 우주 사업 등을 목적으로 1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행했다. 여기에 올해 각자 대표로서 제약 사업을 책임지고 있던 장두현 대표가 사임하자 보령이 우주에 올인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김 대표는 이번 메자닌 한도 조정과는 별개로 당장 메자닌을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 역시 투자가 아닌 차입금 상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총차입금 1644억원이다.
◇핵심 사업으로 기초 체력 길러 우주 산업 키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김 대표는 '우주와 제약은 별개 사업이 아니다'라는 비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이는 핵심사업과 미래 성장을 책임질 전략 사업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핵심사업은 △의약품 연구개발 △의약품 제조·생산 △의약품 유통·판매 등 기존에 영위하던 의약품 사업을 의미한다. 세 가지 핵심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투자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카나브F를 필두로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온 만큼 현금창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전략이다. 작년 보령은 매출액 1조171억원을 제약사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여기에 당기순이익률은 6.85%를 기록하며 전년도보다 2.17% 늘어났다.
순이익 개선에 따라 현금창출력도 두배가량 확대됐다. 보령은 작년 연결 기준 영업활동으로 806억원의 순현금이 유입됐다. 전년도 순유입액 422억원과 비교해 규모가 커졌다. 핵심 사업을 통해 전략 사업에 투자하는 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전략 사업은 우주 사업을 의미한다. 향후 우주를 활용한 연구개발 프로젝트와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인프라까지 운영하는 전략을 구상했다. 우주에서의 연구개발은 시간과 비용 등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우주사업을 함께 이끌어온 '키맨' 김성진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김 CSO는 2022년부터 보령의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김 대표와 합을 맞춰온 인물이다. 우주 사업을 위한 액시엄 스페이스 투자 건 등에 참여한 바 있다고 알려져 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주주총회 현장에서 "메자닌 한도 조정은 당장 발행을 고려하고 진행한 건 아니다"며 "핵심 사업을 통해 체력을 더 키우고 미래사업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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