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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운전자본 가중 동국산업, 현금흐름 개선 묘수있나③재고 늘고 매입채무 줄어…차입의존도 상승 속 운전자본 관리 필요

이호준 기자공개 2025-04-11 07:53:01

[편집자주]

철강 업계의 불황이 일상화되면서 회사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 회사는 괜찮을까. 하위공정에 자리 잡은 무수한 중견 철강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이 깊게 확산되고 있다. 재무 전략을 수정하거나 반대로 이 상황을 기회로 삼아 투자, 나아가 지배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등 여러 움직임이 감지된다. 더벨은 중견 철강사들의 사업 및 재무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9일 13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산업 재무 구조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대규모 투자와 장기화된 불황 속에서 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한 상황에서 운전자본 관리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동국산업은 자금팀을 중심으로 현금 확보를 위한 각종 대책을 추진 중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단기간 내 업황 개선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상 없이 제품을 팔기 어렵고 무리한 운전자본 조정은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운전자본 확대…재고자산은 늘고, 매입채무는 줄고

동국산업의 2024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93.1%로, 1년 전 69.9% 대비 23.2%포인트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의존도 역시 크게 뛰었다. 2023년 말 각각 22.7%, 18.3%였던 수치는 작년 말 33.1%, 29.4%로 올랐다.

투자를 단행했고 철강업 전반이 불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외부 차입에 기댄 자금 운용이 구조화된 모습이다. 그 배경으로는 운전자본 확대가 지목된다.

2023년 말 1785억원이었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2036억원으로 251억원 늘었다. 회사 안에 현금이 묶이는 재고자산은 2021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했지만 작년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편 외상 매출에 해당하는 매출채권은 같은 기간 1558억원에서 1527억원으로 30억원 줄었을 뿐이다.
(운전자본 = 매출채권 + 재고자산 – 매입채무)
반면 매입채무는 681억원에서 41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매입채무는 외상 매입금이나 지급어음을 의미한다. 철강업 불황으로 가동률과 생산량 등이 떨어지면서 보유 중이던 원자재에 대한 외상대금을 결제만 하고 추가 구매는 줄였던 것으로 보인다. 외상거래가 줄고 현금 결제가 늘면서 자금 부담도 커졌다.

이에 따라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180억원으로, 전년 80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 지급액 등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은 –485억원에서 –1204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결국 외부 차입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밀려난 상황으로 보인다.

◇묘수가 안 보인다…운전자본 효율화·비용 절감 요구

동국산업의 자본적지출은 올해 한풀 꺾일 전망이다. 니켈도금강판 신공장이 작년 하반기 완공되면서 당장의 대규모 현금 유출은 일단락됐다. 경기 불황 속에서 현금흐름 개선은 쉽지 않지만 급전이 필요한 시기는 지나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는 운전자본 감축을 위해 재고와 매출채권을 줄여야 할 때이지만 여건은 만만치 않다. 당장의 대규모 자금 유출은 일단락됐지만 수익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동국산업은 지난해 재고자산 중 완제품 재고가 확 늘었다.

완제품은 말 그대로 출하 가능한 상태의 제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약 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는데 이는 생산은 했지만 팔지 못한 재고가 쌓였다는 의미다. 재고평가충당금도 105억원으로 30% 늘었다. 판매가 어려운 저가 재고가 함께 늘었다는 신호로 읽히는 부분이다.
(장부가액 = 취득원가 – 재고자산 평가충당금)
매출채권을 지금 이상으로 줄이기도 쉽지 않다. 철강 수요는 둔화되고 재고는 쌓인 상황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선 현금거래보다는 외상판매를 유도할 수밖에 없다. 매출채권을 줄이려다 매출 자체가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매입채무를 단기간에 다시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생산량이 늘고 수요가 확실할 때 외상거래도 의미가 생긴다. 아직 재고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굳이 외상 매입을 늘려 현금흐름을 인위적으로 개선하려는 건 애초에 맞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동국산업은 지난해부터 전사적인 원가절감 활동에 착수한 상태다. 자금팀을 중심으로 구매단가 인하, 제조 불량률 축소, 재고 감축 등을 추진 중이다. 인력 조정과 비용 절감도 병행하며 지속적인 생산원가 절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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