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개발비 자산화 점검]신약보단 우주, 보령의 R&D 가치 단 150억 '카나브' 뒷배④자체 신약보단 '우주'에 투자 쏠림, 개량신약 중심 자산화
김혜선 기자공개 2025-04-17 09:56:05
[편집자주]
제약사들에게 신약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제네릭 및 상품 유통 중심 사업만으로는 생존에 위협받는 시대가 오면서 신약개발 및 자체 임상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한다. 파이프라인 성과에 따라 매년 자산화되는 무형자산의 가치가 달라지고 재무 구조와 사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개발비 자산화 변화를 통해 국내 제약사들의 R&D 사업 성과를 돌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령은 카나브라는 자체 신약이 있지만 현재는 개량신약이나 오리지널 판권 도입에 집중한다. 우주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드라이브 건 영향이다.이 때문에 자산화 한 R&D 무형자산 가치는 타사 대비 그리 크지 않다. 현재 100억원대에 불과한 정도다. 자체 신약이자 간판 제품인 '카나브'를 활용한 추가 개발에 역량을 쏟으면서 그나마 조금씩 확대되고 있을 뿐이다. 오리지널 신약의 디스커버리 단계와 임상 1상에 불과해 무형자산 산입할 수 없다.
◇BR3003 개발완료에 상각 진행 중, BR1015 자산화 규모 가장 커
2024년 말 별도 기준 보령이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R&D 개발비 규모는 152억원이다. 전년도 말 118억원과 비교하면 28.05% 늘었다. 품목허가를 받은 당뇨복합제 'BR3003'의 상각이 시작됐지만 15호 국산신약 '카나브'의 추가 개발 사업들이 진행되며 자산화 규모가 증가했다.

현재 보령의 개발 사업은 개량 신약이 주를 이룬다. 개발이 완료된 파이프라인을 제외하고 개량신약 7종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다.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의 성분 피마사르탄(Fimasartan)에 다른 성분을 추가하며 '카나브 패밀리'라는 개량 신약을 만들었다.
가장 규모가 큰 파이프라인은 개량신약 'BR1015'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작년 말 장부가액은 32억원이다. 전년도 말과 비교하면 10억원가량 규모를 키웠다.
같은 기간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규모가 가장 크게 늘어난 건 'BR1019'다. 2022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BR1019는 다파글리플로진(Dapagliflozin)과 피마사르탄을 결합한 복합제로 고혈압과 당뇨를 동시에 치료한다. 임상에 속도가 나면서 7억3443만원이던 장부가액은 작년 말 24억원으로 확대됐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BR1017'이라는 개량신약도 있다. 2023년 10월 임상 3상을 개시한 BR1017의 장부가액은 6억5737만원에서 작년 말 15억원으로 늘었다.
카나브패밀리 중 하나인 듀카브와 고지혈증 치료제인 엘오공을 결합한 개량신약 BR1018도 규모는 작지만 가치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무형자산화한 개발비는 9억8437만원으로 전년도(2억2266만원)보다 늘었다.

보령에서 판매 중인 점액 용해제 뮤코미스트의 장부가액 1억2477만원이 새로 인식됐다. 이 역시 기존 제품을 바탕으로 추가 제품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작년 유일하게 손상차손을 인식한 오메가3도 있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보령은 아이엠디팜과 오메가3를 공동 개발했으나 손을 뗀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2억4167만원을 전액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보령 관계자는 "카나브(피마사르탄) 단일제로 시작해 2제, 3제, 4제 복합제로 확장하면서 고혈압뿐만 아니라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해가고 있다"며 "카나브를 기반한 복합제들의 임상 3상에 대해 임상 및 제품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개량 신약 대비 느린 자체 신약 개발, BR2002 임상 1상 완료
개량 신약 외 자체 신약 개발 사업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신약으로 분류되는 파이프라인은 △BR2002 △BR2010 △BR2011 △BR2018 등 총 4개다. 전부 항암을 적응증으로 하지만 대부분 디스커버리 단계에 있다.
임상 속도가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은 2016년 연구개발을 시작한 BR2002지만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임상 1상만을 완료했다. 이외 BR2010은 후보물질 발굴 전인 디스커버리 단계에 있다.
새로운 경영 정책상 신약 개발 부문의 침체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보령은 향후 우주를 활용한 연구개발 프로젝트와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인프라까지 운영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우주사업에 투자한 금액만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했다. 우주로 투자가 쏠리다 보니 많은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는 오리지널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보령 관계자는 "BR2002나 BR2010은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이외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특별한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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