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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100억 자금 마련 나서는 라닉스, 추가 조달 '불가피'BW 풋옵션 대비 현금 확보, 순차입금 166억

김인엽 기자공개 2025-04-24 10: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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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11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설계 기업 라닉스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00억원을 조달해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장 일각에선 라닉스가 채무 일부를 상환하더라도 남은 부채 부담이 커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닉스는 1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총 560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증자 비율은 57%다.

라닉스는 6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자금(40억원)은 채무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예정 발행가는 1792원으로 오는 7월 4일 발행가액이 확정된다.

운영자금은 모두 연구개발비에 배정했다. 라닉스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40억원, 6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두 △V2X Modem △RSU/OBU △S/W platform 등의 개발 자금에 투입될 예정이다.

채무상환자금(40억원)은 2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이다. 해당 BW는 2년 전 80억원 규모로 발행돼 올해 8월 10일 풋옵션 행사일이 도래한다. 라닉스는 유증을 통해 약 절반 수준의 상환자금을 미리 조달하는 셈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해당 BW 외에도 라닉스의 부채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본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유증 성공 후 일부 BW를 상환하더라도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

라닉스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별도 기준 180억원 수준이었다. 현금성 자산 약 14억원을 제외하면 순차입금은 166억원 정도다. 부채비율은 120%로 전년(174%)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자산 재평가를 진행한 점이 주효했다.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유동성 압박을 키워 추가 자금 확보를 재촉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라닉스의 단기차입금은 50억원에 달했다. 유증을 통한 상환 후 남게 되는 BW 잔액 40억원까지 감안하면 90억원을 단기간에 소화해야 할 수도 있다.

2회차 BW의 발행 조건과 최근 주가를 고려할 때 풋옵션 행사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해당 사채는 표면이자율이 0%, 만기보장이자율이 2.5%로 설계됐다. 만기 전에는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또 행사가액은 4880원으로 설계돼 최근 주가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최근 한 달 간 주가는 2220원~2930원 수준으로 행사가액을 66% 이상 밑돌았다.

지난해의 실적 부진이 저조한 주가 흐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라닉스의 매출액은 지난해 별도기준 7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115억원) 대비 33% 줄었다. 영업적자는 같은 기간 27억원에서 51억원으로 확대됐다. 상당한 수준의 연구개발 비용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라닉스는 차량 통신·보안 솔루션을 전문으로 하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2019년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됐다. IPO 당시 자율주행차용 V2X 통합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점으로 이목을 끌었으나 상장 후 적자를 끊어내지 못했다.

라닉스 IR 담당자는 "회사도 부채 부담을 의식하고 있다"며 "구체적 조달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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