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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하이딥, 실적부진에도 발행사 우위 조달 성사전환가 프리미엄·무이자 발행, 반도체 팹리스 기대감 '꿈틀'

김인엽 기자공개 2025-04-16 08:08:17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5일 16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딥이 실적 부진 속에서도 전환사채를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했다. 연초 유상증자에 이어 두번째 조달에 성공했다. 상장 이래 매년 적자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하이딥이 올해 실적 본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딥은 제3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00억원을 조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다수의 펀드가 투자자로 나섰다.

이번 CB는 단순한 자금 조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조건 면에서 하이딥에 상당히 유리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 이자율이 모두 0%로 설정됐고, 전환가액(734원)은 기준주가 대비 120% 수준으로 책정됐다. 일반적으로 CB는 기준주가보다 할인된 전환가로 발행되지만 이번 CB의 발행가액에는 오히려 프리미엄이 붙었다. 시가 하락 시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 조항도 빠졌다.


그간의 실적과 주가 부진에도 투자자들은 하이딥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상장된 하이딥은 매년 적자를 끊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91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94억원 규모였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주가 역시 2023년 8월 이래 우하향 흐름을 보였다. 당시 2000원을 상회하던 주가는 지난해 12월 546원까지 하락했다.
자료=네이버증권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고객사들의 하이딥 기술 적용이 늦어져 매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이딥은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터치 솔루션과 관련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상장 당시에는 다수의 모바일 기기를 대상으로 제품과 솔루션을 판매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고객사의 기술 채택이 지연돼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딥은 지난달 31일 공시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와 맺은 Touch IC 개발 용역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해당 계약은 지난해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 늦춰졌다.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한 매출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하이딥의 IR 담당자는 "현재 양사는 개발이 완료된 Touch IC에 대해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대주주가 두 달 전 사재를 출연한 점도 기대 심리를 강화하는 요소다. 지난 2월 하이딥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고범규 대표로부터 22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유증에 참여했던 투자자들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을 납입한 셈이다. 회사의 속사정을 잘 아는 최대주주가 실적 개선을 자신해 자금을 내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딥은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이딥은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했지만 기술성장특례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기술성장특례 제도의 대상이 된 기업들은 매출 요건을 5년간, 법차손 요건을 3년간 충족하지 못해도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다.

올해 상장 4년 차인 하이딥은 지난해 법차손 요건 유예 기간이 종료돼 올해부터 허들을 넘어야 한다. 하이딥의 법차손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2%에 달했다. 관리종목 지정 기준치(50%)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실적 개선은 물론 위기 해소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앞선 IR 담당자는 "내부적으로는 올해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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