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행들, 해외 PF에 자신감 가져라" 로저 루이 Allen&Overy 변호사 "유럽 위기가 한국에 기회"
홍콩=이승우 기자공개 2011-11-15 16:29:28
이 기사는 2011년 11월 15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의 스폰서(Sponsor: 출자자)는 강합니다. 그런데 렌더(Lender: 론 대주)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날카로운 진단이 국내 은행들의 폐부를 찌른다. 덩치로 볼 때는 아시아시장 어디에 내놓아도 밀릴 게 없는데 국제금융시장에서 국내 은행들의 위상은 처참할 지경이다. 홍콩 현지에서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국내 금융기관은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모두 정부 유관기관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굵직한 해외 공사를 아시아 전역에서 활발히 하고 있지만 국내 은행이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듣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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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루이 변호사는 각국의 금융회사들이 아웃바운드(Outbound) PF 딜에 참여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세단계로 나눴다.
첫번째는 정부가 다른 나라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단계다. 국내에서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이 있다. 두번째는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자국의 디벨로퍼(Developer)를 따라 해외 투자에 나서는 것. 세번째가 디벨로퍼의 국적에 상관없이 개별 금융회사들이 개별 딜에 참여하는 형태로 한국이 PF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목표로 설정해줬다.
현재는 우리나라와 함께 중국도 두번째 단계에 초기 진입한 정도라고 진단했다. 이 상황에서 PF에 강한 유럽의 위기와 중국의 긴축 전환 조짐은 큰 기회라고 조언한다.
"유럽 은행들이 PF에 워낙 강해 시장에서 여전히 위세를 떨치겠지만 당분간은 주춤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 중국 정부가 건설 경기를 포함해 유동성을 줄이고 있어 중국 금융회사들이 해외 진출을 쉽게 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특히 최근의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PF 시장은 중국을 주목했는데 중국 금융회사들이 이 기대에 못 미쳤다며 '실기(失期)'한 것으로 평가했다.
"PF 시장에서 스폰서들은 여전히 기존에 관계를 맺던 프랑스나 영국의 은행을 찾습니다. 하지만 이 지역 은행이 힘들어지면서 그 대안으로 중국과 한국을 쳐다보기 시작했다는 게 큰 의미입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의 입지는 여전하겠지만 한국에게는 글로벌 환경이 분명한 기회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물론 무턱대고 해외 PF에 참여하는 것은 무모하다. 때문에 해당 산업과 시설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쌓아 분석하는 사전 공부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각국의 법이 달라 법률적으로 해당 국가의 리스크를 빨리 찾아내 해결하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PF 강점이 앨런앤오버리와 함께 한다면 법률 리스크는 충분히 제거할 수 있을 겁니다"
한바탕 큰 웃음이 오가며 앨런오버리의 PF 시장에서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앨런앤오버리는 영국계 정통 로펌(Law Firm)으로 최근 국내 기업의 해외 PF 법률 자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과거 부산신항만 공모형 PF에 참가한 경험이 있고 최근 수력과 플랜트 쪽으로 국내 유수 기업과 딜(Deal)을 진행중이다.
로저 루이는 앨런앤오버리에서 인프라스트럭쳐(Infrastructure) 분야의 고수다. 금융 뿐 아니라 해당 PF 사업 자체에 대한 컨설팅을 해 줄 정도다. 한국과 라오스 필리핀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 PF 시장에서 스폰서와 렌더, 정책당국자들과의 관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라는 후문이다.
한편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의 이상 징후에 대해
"중국 정부가 부동산을 포함한 인플레이션에 상당히 주목하고 있으나 부동산이 급랭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이어 한국 은행들의 중국 부동산에 대한 직·간접적인 투자를 경계했다. 긴축 정책으로 전환한 시점에서 외국 자본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충족 요건은 상당히 강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언젠가는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다'라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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