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에 소송제기 '쉰들러' 어떤 회사? 세계적 엘리베이터 업체 불구 한국서 실패..본업보다 주식투자로 '성과'
문병선 기자/ 김장환 기자공개 2012-01-04 17:41:24
이 기사는 2012년 01월 04일 1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에 회계장부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쉰들러그룹이 다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현대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 파생상품 계약 내용이 담긴 회계장부 공개 요청을 거부하자, 전격적으로 소송에 나섰기 때문이다.쉰들러그룹은 1874년 스위스에 설립된 쉰들러엘리베이터를 모태로 시작한 다국적 기업이다. 기업명은 창업주 로버트 쉰들러의 성에서 땄다. 1900년대 후반부터 독일 등 유럽권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쉰들러그룹 자체 분석으로는 엘리베이터 시장 세계 2위, 에스컬레이터 시장 세계 1위 기업이다.
쉰들러그룹은 2003년 중앙엘리베이터를 흡수·합병하면서 '쉰들러엘리베이터'라는 법인을 세워 국내에 진출했으나 세계적 명성이 무색할 만큼 한국에서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 법인인 쉰들러엘리베이터는 2003년말 327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10년말 576억원으로 7년만에 76% 늘었다. 그러나 자본에 비해 부채가 과도하게 많고 매년 영업외이자비용이 지출되면서 당기순손실을 수년째 기록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미미해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을 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베이터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와 LG에 가려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기업"이라며 "(중앙엘리베이터) 인수 이후 자본금을 거의 늘리지 않는 등 한국 투자에도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 회사"라고 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승강기 시장의 점유율은 현대엘리베이터(45.5%), 오티스엘리베이터(18.4%),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12.7%) 등이다. 비슷한 다국적 기업인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의 실적에도 한참 뒤져 한국진출의 실패 사례로 인식돼 왔다.
이 때문에 한때 쉰들러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 사업 부문'을 인수하려 한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세계적인 업체가 한국에 진출했으나 별 성과를 얻지 못하던 상황이고 모기업인 쉰들러그룹은 자산 5조원대 회사로 충분한 실탄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說)'만 나돌았을 뿐 구체적 행동은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
한국 엘리베이터 시장 진출에 실패했던 쉰들러그룹은 유독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투자에서만큼은 큰 수익을 거두고 있어 본업보다 '부업'에 치중한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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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들러그룹은 한국 엘리베이터 시장에 진출한 지 2년 반 정도가 지나던 2006년 3월부터 지난해말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총 375만6218주(35%)를 약 2974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이는 1월4일 종가 기준 5071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평가차익만 2097억원에 달한다. 한국 엘리베이터 시장에 진출했다가 맛보고 있는 실패를 국내 엘리베이터 업체 1위인 현대엘리베이터에 투자해 부수입을 얻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현대그룹 안팎에서는 최근 현대엘리베이터와 마치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려는 듯 소송전을 전개한 뒷 배경에도 이런 '주식투자 의욕'이 '과욕'으로 바뀐 것 아니냐는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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