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1월 05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검토 중인 대한전선의 고민이 깊다.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본 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주가가 액면가(2500원) 부근까지 떨어져 증자를 진행하기 쉽지 않은 여건이다.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하나대투증권 등과 함께 3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유상증자,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BW) 등 여러 방안이 논의되지만 증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CB나 BW는 주식으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차입 부담이 늘어난다. 또 지난 해 말 대한전선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떨어진데다 등급전망도 '부정적'이어서 CB, BW 발행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를 검토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과 유동성 확보 방안을 협의 중인 하나대투증권은 우리투자증권, 동양증권 등 대한전선과 잦은 에퀴티(Equity) 거래를 해왔던 증권사들과 증자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
그러나 대한전선 주가가 3000원 부근에 머물러 증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전선 주가는 이날 증자 소식에 급락하며 3000원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대에서 보통 증자시 적용하는 할인율 20%를 적용하면 발행가는 액면가인 2500원 아래가 된다.
하지만 현행 규정상 증자시 발행가는 액면가 이하에 결정될 수 없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적용할 수 있는 할인율은 점점 낮아지게 된다. 할인율이 낮게 적용될 경우 증자 시 실권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증자에 참여하게 되는 증권사로서는 섣불리 잔액인수 계약을 맺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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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과 하나대투증권 측은 아직 구체적인 자본 확충 방안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진행할 경우 앞서 언급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증자에 참여할 제3자를 찾을 경우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또 인수단으로 참여하게 될 증권사들이 대한전선의 향후 경영상황 개선에 베팅해 실권주 잔액인수 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있다. A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의 구조조정 의지와 하나은행의 지원 의지 등이 뒷받침 돼야 증권사들의 인수단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이 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에 성공할 경우 이 자금은 차입금을 줄이는 데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대한전선의 총차입금은 1조9574억원이며, 순차입금은 1조7101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만 연간 1300억~1400억원에 달한다. 연간 800억원 안팎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창출하는 대한전선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대한전선의 가장 큰 문제는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이자비용이 더 커 차입금이 쌓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재무구조를 개선해 금융비융을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산매각이나 증자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한 후 차입금을 줄여나가야 하지만 웬만큼 굵직한 자산은 이미 매각했고 3000억원 자본 확충 후에도 추가적인 차입금 축소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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