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1월 10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추진 중인 저축은행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를 위한 민간사업자 유치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작년 말 PF 사업장 31곳을 입찰에 부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개발이 가시화되는 듯 했으나 기존 시행사에 대한 보상 처리와 미확보 토지매입,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출자비율 배분 등의 이슈가 불거지면서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캠코와 매수희망자가 의견을 모아도 부실채권을 사후 정산하기로 한 저축은행의 동의 절차가 남아 있어 PF 사업장 정상화가 순탄치 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라건설은 최근 수원시 인계동 PF 사업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포기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이 사업장은 배후에 주거 수요가 많고 도심지에 위치해 건설사들이 탐을 내던 곳이다.

그러나 한라건설은 캠코와 합작 시행법인의 출자비율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저축은행 부실 PF 사업장 개발은 PFV를 설립한 뒤 캠코가 토지를 현물 출자하고, 매수희망자가 사업비를 지분 출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출자비율이 커질 경우 초기 투자비용 증가로 건설사 이익이 반감될 수 있다.

구리시 교문동 PF 사업 우선협상권자인 한양은 잔여 부지 매입을 놓고 기존 시행사와 협상을 거듭하고 있다. 착공을 위해서는 전체 사업지의 30%에 달하는 사유지를 매입해야 하는데 토지매입 노하우를 가진 시행사의 협조가 필요하다. 사업장을 인수한 뒤 토지매입 단가가 올라갈 경우 수익성이 저하돼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다.

대우건설도 지난달 남양주시 호평과 울산시 복산동 PF 사업장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협상 기한을 오는 20일까지 연장 했다. 사업장 이해관계자와 저축은행 반발 등을 우려해 계약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캠코가 이번에 내놓은 PF 사업장은 사후정산 방식으로 매입한 채권으로 개발에 앞서 대주인 저축은행의 동의가 필요하다. 저축은행들이 향후 채권회수율이 떨어질 것을 염려해 반발하고 나설 경우 본계약 체결이 무산될 수 있다.

이밖에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우조선해양건설(김해 장유, 서울 양평), 광화문이앤씨(인천 마전), 어반브로스(광주 봉선), 알디엔컨설턴트(서울 석촌) 등이 아직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기존 시행사의 보상 요구와 저축은행 변수 등이 이들 업체에 계약 체결을 주저하게 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캠코가 저축은행 PF 사업장 개발에 대규모로 민간사업자를 끌어어들인 게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간과 공동개발을 통한 부실 PF 정상화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업 불투명성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 나와 줘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캠코는 이르면 금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민간사업자와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계약을 포기할 경우 예비협상자에 사업장 인수 권한을 넘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캠코는 지난해 10월 저축은행 부실 PF 사업장 해소를 위해 건설사와 금융회사, 시행사 등의 28개 회사로 이뤄진 ‘레인트리피엠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레인트리는 프로젝트관리회사로(PMC)로 캠코와 매수희망자가 공동으로 출자하는 PFV의 업무를 지원한다. 지난달 레인트리 출자사를 대상으로 인허가나 토지매입이 완료된 사업장 31곳을 입찰에 부쳐 10개 사업장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