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시장 변곡점, 분기 역대 최대 발행 [DCM/Overview]기업실사·수요예측 회피 본능…선제적 조달 확대
황철 기자/ 한희연 기자공개 2012-04-01 00:03:01
이 기사는 2012년 04월 01일 0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시장이 변곡점에 섰다. 2월 시행한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이 국내 IB 영업의 판도를 바꿔 나가고 있다. 기업들은 조달환경 불확실성이 커지자 제도 변화에 즈음해 엄청난 양의 회사채를 시장에 풀어놓았다.기록적인 초저금리와 상반기 집중한 차환수요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 발행을 부채질했다. 특히 조달의 최적기를 맞아 미리미리 곳간을 채워두려는 우량 대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졌다. 만기 5년 이상 장기물 비중이 비약적으로 늘고 시설·운영자금용 조달이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 두달 연속 월간 발행량 10조원 돌파
31일 머니투데이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2년 1분기 회사채 발행액은 28조1295억원에 달했다. 분기 기준 전고점이었던 지난해 2분기 27조1711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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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기업 채권(SB)이 역대 최대 수준인 18조원이나 쏟아진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기업들에게 발행제도 개편은 선진화에 대한 기대보다 조달환경 불확실성이라는 부담감을 먼저 심어줬다.
회사채 시장의 전통적 비수기인 1월 이례적으로 7조7120억원에 달하는 물량이 쏟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실사(Due-diligence) 의무화를 앞두고 서둘러 조달을 마무리하려는 발행사가 늘어난 것. 이 같은 시도는 본격적인 실사 사례가 나온 2월 중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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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이후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4월부터 적용하는 수요예측 또한 기업들에게 만만찮은 부담이었다. 2월 10조486억원, 3월 10조3689억원 등 매월 10조원이 넘는 회사채가 쏟아진 이유다.
회사채 발행량 확대를 주도한 것은 AA급 이상 우량 대기업이었다. 전체 발행량의 2/3에 해당하는 18조5225억원 어치가 국내 대표 기업에서 나왔다. A급 발행사도 8조6914억원을 조달해 갔다. 반면 BBB급 기업은 8655억원 어치를 발행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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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조달이 늘면서 만기 구조 또한 장기화하고 있다. SB·FB 전체 발행량 23조2281억원의 1/3 이상인 8조320억원 어치가 5년 이상 장기물로 채워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에 이어 연초에도 30년물 발행에 나서며 초장기 조달 행보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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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설·운영자금 용도, 차환 목적 '압도'
2012년 1분기에는 시설·운영자금 목적의 발행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 그만큼 미래 자금수요에 대비해 선제적 조달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는 것이다. 시설·운용자금 용도는 17조8639억원(63.5%)으로 차환 목적 9조 9948억원을 압도했다. 차환 외 용도의 증가는 기업의 투자 욕구와 회사채에 대한 선호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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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시장은 카드사 레버리지 규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1분기 여전채 발행량는 5조2287억원으로 지난해 분기 평균 6조3274억원보다 1조원 이상 줄었다.
외화표시채권 시장 역시 김치본드 규제 여파가 여전하다. 동국제강, 대한항공, 신한캐피탈 단 세 기업만이 발행에 나서 3756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반면 ABS 시장은 대형 통신사의 단말기할부채권, LH공사의 임대주택 임대료채권 등을 유동화한 조 단위의 메가 딜이 속속 등장해 규모를 키웠다. 1분기 ABS는 4조9014억원 어치가 시장에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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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달간 91억불, 1월 대형 달러딜 다수…2월부터 통화다변화
올해 1분기 국내기업 해외 공모채권(Korean Paper)은 91억180만9051 달러가 발행됐다. 지난해 연간 발행 금액인 214억5272만 달러의 절반 가까운 금액이 단 석달만에 발행된 셈이다.
1월부터 유독 굵직굵직한 딜이 많았다. 1월11일 한국수출입은행은 5년과 10.25년 만기 듀얼 트렌치로 22억5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한국물 발행으로는 외평채 이후로 가장 큰 규모다. 1월20일에는 한국가스공사가 7억5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30년만기로 이 딜 또한 역대 최장기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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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에는 통화다변화가 특히 두드러졌다. 1분기동안 선보인 발행 통화만 9종류다. 전체 발행금액중 38% 가량이 비 달러화 채권이었다. 1월에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가스공사, KT, 신한은행 등 굵직굵직한 달러화 딜이 주를 이뤘지만 2월에는 월 발행금액의 2/3 가량이 비 달러화 통화로 채워졌다. 이런 추세는 3월에도 이어졌다.
특히 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캥거루본드 시장의 문을 열었다. 1분기중 두 기관이 발행한 캥거루본드는 6억8600만 규모다. 일본내 투자자들의 높은 요구금리로 시중은행들이 연이어 발행을 취소하는 상황에서도, 국민은행은 틈새를 노려 3억7200만 달러 규모의 사무라이채권 발행을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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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는 두해 연속 스위스프랑화 채권을 발행, 시장 안착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1월 태국 정부로부터 100억바트의 채권 발행을 승인받고, 2월 전액를 발행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산업은행, 우리은행, 현대캐피탈 등은 말레이시아에서 링기트채권을 조달했다. 롯데쇼핑은 1억2000만 달러 규모의 딤섬본드를 발행했다. 이밖에 국책은행들은 우리다시본드를 통해 브라질 헤알, 터키 리라, 멕시코 페소, 남아프리카공화국 자르, 인도네시아 루피 등 통화채권을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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