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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 최대 2000억대 대규모 조달 왜? '유동성 확보' 차원...일반사채에 BW발행까지 '노크'

길진홍 기자/ 이대종 기자공개 2012-05-29 11:33:50

이 기사는 2012년 05월 29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사 중 재무지표가 비교적 건실한 동부건설이 최근 잇달아 대규모 조달에 나섰다. 최대 약 2000억원대로 적지않은 규모다. 조달 방식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포함돼 있어 기존 동부건설의 조달 전략과는 다소 달라 업계 관심을 받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최대 2000억원대 시장성 조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6월7일 500억원 규모의 무보증공모사채 발행을 시작으로 그 이후 BW까지 계획돼 있다. BW는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소 500억원 이상이어서 전체 조달 규모가 2000억원대까지 커질 수 있다. 동부증권이 회사채 200억원 어치를 인수키로 하고, 동부CNI가 일부 BW를 인수키로 하는 등 계열사들의 자금지원도 착착 확정돼 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부건설의 잇따른 자금조달은 흔치 않은 일이다.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 부진이 계속됐어도 비교적 순탄하고 재무전략을 펴 온 게 동부건설이다. 1000억원 이상의 자금조달이 한꺼번에 쏠린 적이 없다는 점에서 그 배경이 무엇인지 더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일단 업계는 동부건설이 차입금 만기에 이어 계열사 자금대여 등의 운영자금 소요가 늘자 외부 차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대규모 조달의 배경에는 은행권의 빡빡한 대출 심사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자금 대출이 여의치 않아 시장성 차입과 병행해 그룹사 자금 수혈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내 공·사모사채 3500억 만기 도래...차환 부담

먼저 동부건설이 외부 차입에 나선 직접적인 배경은 연내에 차입금 만기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운영자금 용도로 조달한 회사채 만기가 올해 잇따라 도래한다.

회사채의 경우 모두 3490억원으로 이 중 공모사채가 2400억원에 달한다. 오는 6월(500억원)과 7월(400억원), 9월(500억원, 600억원), 11월(400억원) 순차적으로 공모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차입금 상환에 대비해 매달 평균 500억원 안팎의 유동성을 따로 축적해 둬야 하는 셈이다.

반면 지금의 자금 사정은 넉넉치는 않다. 2012년 3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규모는 699억원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보유현금의 규모가 1000억원을 밑돌았다. 작년 말에도 현금예금액이 778억원 정도였다. SOC 지분 및 보유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매각을 추진해 왔고, 매출부진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유동성 축적에는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에 계열사 대여금 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차입금 만기 도래에 따라는 자금수요도 있다. 일반사채 발행만으로 이들 자금 수요를 대기에는 한계가 있어 여러 조달 수단을 병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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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감사보고서, IFRS 별도 기준)

◇은행 신규 대출 애로도 대규모 자금조달에 한 몫

건설업체에 대한 은행 신규자금 대출 문턱이 높아진 점도 대규모 조달의 한 이유로 거론된다. 동부건설 금융권 채무는 2011년 3월말 기준 1조646억원(보증채무 포함)으로 1금융권 차입금이 2739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연내에 만기가 예정돼 있다.

은행들은 차입금 만기 연장에 거부감이 없으나 추가로 익스포저를 늘리는 데는 주저하고 있다. BBB급 중견건설사 자금 대출을 중단하다시피 한 가운데 그룹사에 대해서도 부채비율 등의 재무건전성을 따져 선별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업황 부진으로 건설사 익스포저를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동부건설의 경우) 2금융권 차입이 거의 없고, PF 우발채무가 과도한 수준은 아니지만 신규 여신은 내부 심사를 일단 해봐야 승인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이 사실상 10%대의 고금리를 제시해야 만 은행차입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많다.

자금 소요는 늘어나는데 내부 영업활동과 은행 차입으로 충당 가능한 유동성이 제한되다 보니 직접금융시장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BW 발행 추진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신규로 발행 예정인 회사채 대부분을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상황에 소진할 가능성이 큰 만큼 운영자금 조달 목적의 BW 발행 또는 전환사채(CB) 발행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회사 측은 6월 이후 발행을 검토 중인 BW의 경우 충남 당진의 석탄화력발전소 특수목적법인(SPC) 초기 사업비 지출 용도로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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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말 기준)

◇PF 사업장 대여금 부담…김포 풍무·인천 귤현 자금 지출

PF 우발채무 부담도 재무적 보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포 풍무(3500억원)와 인천 귤현(1880억원) PF 사업장이 핵심인데, 이들 사업장의 이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 최근 대규모 조달에 나섰다는 추론이다.

실제 동부건설의 올해 2월 말 기준 PF대출잔액은 5820억원이고 이 중 91.2%를 김포 풍무와 인천 귤현이 차지한다.

대우건설과 공동 사업으로 진행 중인 김포 풍무 사업장은 전체 PF대출 7000억원을 절반씩 나눠 채무인수와 책임준공을 약정했다. 관련 PF보증 만기는 오는 2014년 8월로 예정돼 있어 차환 부담은 적은 편이다. 전체 세대수는 4644세대로 오는 9월 일반 분양을 앞두고 있다.

대출 규모가 크다 보니 연간 이자비용이 446억원에 달한다. 한달 이자는 약 37억원으로 대우건설과 함께 이자를 대납 중이다. 인근에 한화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이 잇따라 분양에 나서면서 공급이 과잉되는 측면도 적지 않다.

대량의 미분양을 떠안을 경우 시행사 대위변제 가능성에 노출될 수 있다. 여기에 책임준공 약정에 따른 공사비 지급 압박에 시달릴 수 있고 공사도급액도 3078억원에 달해 선투입 자금 규모도 적지 않다.

인천 귤현(1·2·3단지) 사업장에서도 자금소요가 늘고 있다. 이들 지역의 분양률은 지난 2월 말 기준 1단지가 89%, 2단·3단지가 43.1%를 기록중이다. 귤현 사업장에서는 연말까지 400억원 가량의 PF 대출 만기가 잡혀 있다. 용인영덕도 6월과 9월·12월에 각각 30억원씩을 상환해야 한다. 분양대금 유입이 순탄치 않을 경우 매월 원금과 이자 상환으로 적지 않은 운영자금이 소요될 예정이다.

신용평가사의 한 관계자는 "김포 풍무와 인천 귤현 등 2개 사업장의 성과가 동부건설의 재무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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