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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수난시대…S&P "BBB급 기업 될 수도" 경고 "수익성 더 악화되거나 자본확충 없으면 등급 하향 피하기 어려워"

서세미 기자공개 2012-06-07 17:11:45

이 기사는 2012년 06월 07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퍼 갑' 포스코가 국내외 신용평가회사에서 뭇매를 맞는 신세로 전락했다. 철강 수요 감소로 향후 영업전망이 어두운데다 재무구조도 최근 수년간 급격히 악화되면서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 피치(Fitch),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포스코의 외화 신용등급 전망을 모두 부정적(Negative)으로 달아놓고 있다. 수익성은 갈수록 나빠지는데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호주 철광석 광산 인수 추진 등으로 대규모 자금이 불가피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이 중 S&P가 최근 다시 포스코의 현재 신용등급(A-, 부정적)이 하향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인 포스코가 BBB급 기업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메시지다. S&P는 지난해 한 차례 신용등급을 하향 하고도 다시 '부정적' 전망을 꼬리표로 달아놓아 포스코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부정적' 전망을 단 지 6개월이 된 지난달 평정에서 등급 하향을 시키지 않았지만, 포스코에 대한 시각이 바뀐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 포스코 국내 시장점유율 예전같지 않아…우수한 운영효율성에도 수익성 악화

S&P는 최근 중국의 바오스틸(Baosteel), 일본의 신일본제철(NSC), 한국의 포스코 등, 아시아 3대 철강회사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이들 회사의 수익성이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양호한 편이지만 철강 수요가 줄고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향후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사 중 포스코에 대해서는 사업리스크 프로파일(risk profile)이 가장 양호하다고 평가했지만, 현대제철의 등장 이후 국내 시장 입지가 줄고 수익성이 악화되고 막대한 투자지속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유동성은 바오스틸(A, 안정적)이나 신일본제철(BBB+, 부정적)에 비해서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철강업체 입장에선 국내 시장우위를 점하는 것은 중요한 사업 경쟁력이다. 수출시장보다 국내시장의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철강은 운송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 수출 시 추가적인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포스코처럼 주요 생산기반의 대부분이 국내에 위치할 경우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

현재 포스코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40%정도로 절대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현대제철(BBB-, 안정적)의 공격적인 생산규모 확대와 일본·중국산 수입제품의 증가로 점차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아직까지 현대자동차(BBB+, 안정적), 삼성전자(A0, 안정적)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예전과 같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포스코가 국내시장과 철강산업 외 다른 지역·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포스코는 철강사업이 영업현금흐름의 80~90%를 차지한다. S&P는 앞으로 2년까지는 이러한 사업 구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수출 수익성이 낮은 탓에 지역다변화도 안돼 있어서 사업 집중도가 높다. 아르셀로미탈(BBB-, 부정적)나 타타스틸(BB0, 안정적)처럼 철광석, 점결탄 등 원자재 탐사·채굴하는 업스트림 산업과의 통합도가 높지도 않다.

대신 철강업체를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인 비용구조와 영업효율성은 우수하다. 포스코는 호주, 브라질 등에서 원자재를 수입하기 때문에 높은 원자재 가격을 지불하고 있으나 규모의 경제와 숙련된 인력구조를 통해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포스코의 최근3년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마진은 14.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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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 매각 등 추가적 조치 없이 재무안정성 제고 기대하기 힘들어

S&P는 더 이상 차입금을 증가시키지 않고 자본을 확충할 것을 포스코에 주문하고 있다. 포스코가 올들어 자회사 지분 등 자산처분, 원가절감, 계열사 상장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3조5000억 원 이상의 비부채성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5월 신용등급을 추가 하향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S&P는 그러나 포스코의 자구 노력이 얼마나 충실할지에 대해서는 의심하는 눈치다. 향후 영업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신용의 질을 높이려는 포스코의 의지가 부족할 경우 BBB급으로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S&P는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한 것은 향후 6~12개월 내에 등급 하향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철강산업의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과 자산처분이나 원가절감 등 구조조정 노력의 지연 등으로 신용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말 기준 포스코의 최근 3년간 평균 EBITDA 대비 차입금은 2.6배를 기록했다. 단기차입금 비중은 4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수출입 과정에서 단기차입비중이 높았던 2010년 대우인터내셔날을 인수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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