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6월 28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노셀이 녹십자를 최대주주로 맞이하며 생존의 돌파구를 찾았다. 투자주의 환기종목(이하 환기종목)으로 지정돼 최대주주가 바뀌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현재로선 올해 영업실적을 흑자로 돌리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노셀은 지난 5월24일 녹십자를 대상으로 150억 원(2581만7556주)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녹십자가 유상증자에 별탈없이 참여하게 되면 이노셀의 지분율 23.47%(2581만7556주)를 확보하게 돼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현재 이노셀의 최대주주는 바이오메디칼홀딩스로 지분율이 5.54%(466만2391주)에 불과하다.

이노셀의 최대주주가 녹십자로 바뀌면 한국거래소는 이노셀에 대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환기종목의 최대주주가 바꾸면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는 규정이 있다. 잦은 최대주주 변경이 기업을 망가뜨리는 동시에 투자자에게 금전적 피해를 끼치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환기종목에 관련 규정을 만들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단순하게 최대주주가 바뀐다고 상장폐지 실질심사로 가진 않는다"며 "바뀌는 최대주주나 기업의 상황 등을 모두 감안해 실질심사 대상인지 여부를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이노셀에게 더 큰 문제는 수익성이다. 올해 흑자로 돌아서지 못하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노셀은 4년 연속 영업손실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150억 원을 들여 이노셀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인 녹십자의 입장에선 이노셀이 영업손실 문제로 상장폐지로 가게 놔두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 관계자는 "이노셀이 관리종목과 환기종목인 점은 충분히 인지를 한 투자였다"며 "이노셀의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을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녹십자는 이노셀에 유상증자 참여조건으로 △등기이사 선임에 대한 권리 이전 △녹십자 자회사로 기업결합신고 완료 △기존에 이뤄진 투자나 기술 수출과 관련해 진행되는 계약에 대한 변경·해지 등을 내세웠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닌 경영 참여를 염두에둔 투자라고 명시한 것이다.

이노셀이 녹십자의 자회사 신분이 되면 실적 개선은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임상시험 중인 이노셀의 간암 세포치료제의 경우 임상 3상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임상 2상을 마친 뒤 식품의약품안정청(KFDA)의 품목허가를 받아 일부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녹십자는 이를 활용해 이노셀의 실적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는 이노셀에서 항암세포치료제를 매입한 뒤 이를 시장에 재판매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는 항암세포치료제에 대한 기술이전료를 지급할 수도 있다. 연말께 항암세포치료제의 임상3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거나 향후 판권계약이 이뤄지면 투자금은 충분히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노셀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임상 3상을 마치면 항암세포치료제를 국내외 제약사 등과 판권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정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녹십자의 기본적 취지는 면역세포치료제를 중점으로 둔 회사 인수였다"며 "여러 후보 중 이노셀이 연구개발(R&D)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간암면역세포치료제를 발판으로 녹십자는 이노셀의 기존 보유 기술과 함께 두 회사의 시너지를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