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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해운사, 신용등급 상향? 꿈 꾸지 마. 연초이후 빅3 해운 회사채 발행 2조 넘어

서세미 기자공개 2012-07-18 19:28:26

이 기사는 2012년 07월 18일 19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국내 빅(Big) 3 해운사의 올해 회사채 발행 규모가 벌써 2조원을 넘었다. 지난채 연간 총 발행액 1조8000억 원을 불과 반 년만에 넘어설 정도로 외부 차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요 해운사들은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업황 침체와 차입금 부담으로 올해 상반기 중 한 차례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 그 이후에도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신용등급이 추가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해운사들 역시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차입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재무레버리지 상승 때문에 눈치를 살피고 있다.

반면 일부 중형사들은 최근 실적이 대형사보다 낫다며 신용등급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18일 '올해 상반기 가장 많았던 해운업 질문 4가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부 해운사들이 과도한 선대 투자로 재무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형 해운사들의 경우 자회사나 특수관계자를 통해 재무위험을 분산하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 차환 물량 집중 및 선대투자 재개로 대형해운사 회사채 발행 증가

올해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한 이유로 일단 만기도래 확대를 들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현금흐름 적자와 선대투자 소요를 위해 발행했던 채권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만기를 맞고 있다. 2009~2010년 평균 2000억 원에 그쳤던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만기물량은 2011~2012년 들어 5500억~6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차환 수요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18일 기준 현대상선, 한진해운, STX팬오션 모두 올해 순발행을 기록하고 있다. 일부는 시황침체가 길어지자 선제적으로 현금 확보를 위해 채권 발행에 나섰고, 일부는 선대 투자를 위해 자금을 조달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선대투자가 계속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머스크의 주도로 업계 전체에 초대형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선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투자매력이 높아졌다. 선박금융 관련 담보대출비율이 낮아지면서 신주 발주 과정에서 자기부담률이 높아진 것도 발행 물량 확대에 기여했다.

원래라면 선가에 매력을 느낀 투기적 발주는 시황 개선의 초기 단계로 간주된다. 하지만 지금은 물동량 회복이 선결되지 않고서 시황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

정상훈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경기 회복 혹은 유럽 재정위기의 진화 없이는 당분간 시황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며 "회사채 집중 발행이 당장 신용등급에 부정적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대외변수 동향과 개별사의 사업·재무 경쟁력 개선 노력을 모니터링해 신용등급 조정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사 모니터링 요인으로는 △운임인상 노력 △양질의 화주·장기운송계약 확보 여부 △진행중인 선대투자와 연계된 재무부담 통제능력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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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형사가 괜찮아 보여?…자회사나 특수관계자 통해 재무위험 분산

일부 중형사들이 최근 3~4년 실적이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다며 신용등급 상향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들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중형 해운사들의 비록 최근 수익구조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해도 사업 역량이나 재무건전성 모두 대형사에 뒤쳐진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형 해운사들의 경우 개별 재무제표만 보면 손익구조나 재무구조가 우수해 보인다고 해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특수관계자와 연계된 또 다른 중소형 해운사가 존재할 수도 있고 취항 노선별로 별도 자회사를 설립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회사 또는 특수관계자와 연계된 법인은 건조중인 선박에 대해 상호보증을 통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아 중형사의 재무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중형사가 아무리 좋은 조건에 운송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운영 선대가 소규모에 그치는 탓에 현금창출력도 그 규모가 크지 않다.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제한적일 경우 1~2척의 선대투자 금액이 기존 영업현금흐름(OCF)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훨씬 상회해 사업 확장이 큰 재무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정상훈 연구원은 "중형사는 사업측면(매출규모, 자산규모, 선종구조)과 재무측면(OCF/유동성장기부채, 순차입금/EBITDA, 순차입금/유형자산) 에서 대형사오 두드러진 격차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한기평은 중형사의 신용등급 상향 조건으로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재무부담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사업역량을 지역구가 아닌 전국구로 제고하거나 사업역량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무차입 기조에 진입하는 것이다.

정상훈 연구원은 과도한 사업 확장 욕심에 큰 재무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일부 중형사들을 언급, '과욕'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금융위기 이후 대형 화주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새로운 해운사 물색에 나서는 과정에서 다양한 요구조건을 충족시킨 국내 중형사들이 해당 계약 일부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양호한 수익구조를 시현한 일부 중형사들은 현재 수준의 체력에 과할 정도의 운송계약을 확보, 늘어난 선대투자 부담을 특수관계자간 연대 공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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