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9월 12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계열사 빚보증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올해 상반기 국내 계열사 채무보증 규모는 3611억 원으로 2011년 말 대비 25.3% 증가했다.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빚보증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이랜드건설로 1755억 원이다. 이어서 △ 이월드(644억 원) △ 데코네티션(588억 원) △ 이랜드파크(482억 원) △ 엘칸토(130억 원) △ 이랜드월드시스템(39억 원) 등의 순을 보였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 계열사 간 채무보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대기업 집단에 신규 지정되면 2년 안에 해소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올해 대기업 집단에 편입된 이랜드는 2년 안에 국내 계열사 제한대상 채무보증을 해소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월12일 기준으로 이랜드그룹의 제한대상 채무보증금액은 2479억 원으로 제한대상 채무보증을 보유한 14개의 대기업 집단 가운데 금액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 4월 채무보증 규모를 감안할 때 이랜드의 올해 상반기 빚보증 대부분이 제한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계열사 채무보증도 가파르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이랜드패션차이나·이랜드아시아를 비롯한 해외계열사 빚보증은 1290억 원으로 2011년 말 대비 222.5% 증가했다. 이랜드 해외계열사는 주로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법인을 통해 차입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채무보증 제한의 근본 취지인 국내 금융회사의 여신 집중을 막고 계열사 부실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볼 때 해외계열사 빚보증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외계열사는 외국 법인으로서 외국법 적용을 받기에 국내법인 채무보증 제한 규제를 받지 않지만 탈법 행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랜드의 계열사 채무보증이 급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빚보증 규모가 가장 큰 이랜드건설이 대표적이다. 이랜드건설은 경기시황 악화로 현금흐름이 나빠지고 있다. 이랜드건설은 2011년과 2010년 각각 220억 원, 12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10년 449.37%에 달했지만 지난해 모기업 지원 덕분에 252.94%로 낮아졌다.

이랜드건설은 지난해 378억 원의 유상증자로 자본 확충에 나섰다. 100%지분을 쥐고 있는 이랜드월드가 전액 출자했다. 이랜드건설은 아울러 이랜드그룹으로부터 빚보증(1755억 원)과 대여금(80억 원)을 제공받고 있다. 이랜드건설의 부실이 깊어지면 빚보증과 대여금을 제공한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계열사의 차입금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 제공한 채무보증이 늘어난 것"이라며 "올해 10월에 채무보증 가운데 400억원을 해소하고 내년에는 채무보증 전액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