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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여건 사상 최고…"더 많이 더 길게" [DCM/Overview]누적 76조 돌파, 연간 100조 향해 순항

황철 기자공개 2012-09-28 14:30:44

이 기사는 2012년 09월 28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 국내 부채자본시장(DCM)은 공모 회사채 발행액 연간 100조 원을 향해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50조 원 이상을 채운 데 이어 9월말 누적으로도 76조 원 이상의 채권이 쏟아졌다. 남은 석달 동안 분기 평균만 해도 100조 원 돌파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잠시 굴곡은 있었다. 연초 기업실사와 수요예측이 도입되면서 2분기 들어 일시적인 발행 회피 현상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역사적 수준으로 떨어진 금리와 지속적 스프레드 축소는 기업의 조달 의욕을 부채질했다.

3분기에는 기준금리 인하와 국가신용등급 상향이라는 초특급 이벤트가 채권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기업들은 다시 오지 않을 자금 조달의 호시절을 맞아 '더 많이, 더 길게'를 외치며 경쟁적으로 회사채를 찍었다.

풍부한 시중자금도 회사채 시장에는 호재였다. 국고채와 은행채로는 목표수익률을 맞출 수 없게 된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초우량채 중심이던 수요는 기대수익률을 채우기 위해 단계적으로 신용등급을 낮추며 투자대상을 넓혀갔다. 급기야 만기 대비 수익률보다는 절대금리가 높은 곳이면 어디든 투자 하는 보기드문 모습도 나타났다. 우량 대기업의 장기채 발행이 풍부한 수요 속에 속속 이어진 이유 중 하나다.

◇ 기준금리 인하, 국가신용등급 상향 '발행 폭발'

머니투데이더벨리그테이블에 따르면 9월말 현재 회사채 발행액은 76조147억 원(FB는 27일 기준)을 나타내고 있다. 6월말 반기 기준 역대 최대 발행의 여세를 몰아 연간 100조 원 돌파를 향한 7부 능선을 넘었다.

회사채종류별1

상반기 선제적 조달을 일단락해 발행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갔다. 3분기는 기업 조달 사이클상 전통적으로 발행이 많지 않은 때이기도 하다. 연초 조달여건이 크게 악화하지 않은 이상 연간 투자집행을 위한 자금은 1, 2분기에 당겨 마련하는 게 일반적이다. 휴가와 추석 연휴 등이 맞물려 있는 것도 3분기를 채권 비수기로 인식하게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스프레드가 기록적으로 축소된 상황에서 7월 기준금리 인하가 불 붙은 조달욕구에 기름을 끼얹었다. 국가신용등급 상승도 환상적인 발행 여건을 제공하는 데 일조했다. 2분기 수요예측 도입으로 발행을 미뤘던 기업이 속속 조달을 재개했다.

분기별 발행 현황

평소 시장성 조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대기업들도 하나둘 회사채 시장으로 다시 몰려들었다. 3분기 채권 발행량은 25조7369억 원으로 전분기 22조375억 원보다 3조7000억 원 가량 늘었다.

올해 채권 발행의 폭발적 증가는 45조 원에 육박하는 물량이 쏟아진 일반 기업 채권(SB)이 이끌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FB)도 17조8802억 원에 달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은 13조5238억 원 어치가 발행됐다.

회사채 스프레드

◇ 5년 이상 장기채 비중, 역대 최초 40% 돌파

연초 국내 기업들은 회사채 선진화 방안이 시행되기 전에 최대한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선제적 조달에 나섰다. 1분기 역대 최대 수준인 18조 원의 일반 회사채가 시장에 풀렸다. 2월과 3월 두달 연속 국내 채권(SB, FB, ABS 포함)이 10조 이상이나 발행된 것도 이 때문이다.

월별발행현황

4월 들어 수요예측이 의무화되자 발행 시장은 일순간 소강상태에 빠졌다. 발행사와 증권사가 모두 제도개편에 대한 눈치보기에 들어가며 신규 회사채가 사실상 실종하다시피 했다. 5월 회사채 발행량은 5조4509억 원으로 평소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일반 기업 채권 발행량은 평달의 20~30% 수준인 1조5800억 원에 그쳤다.

그러나 발행시장 냉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기업이 조달욕구를 접기에는 차입 환경이 너무 좋았다. 기업들은 최대한 금리를 낮추며 폭발적 발행을 이어가 6월 다시 9조 원이 넘는 채권을 시장에 풀었다.

만기별 발행현황1

7월 기준금리 인하, 8월말~9월초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연쇄 상향 등 호재들도 쏟아졌다. 기업들에게는 이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마련할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환경이었다.

당연히 좋은 금리로 더 많이 더 오랜 기간 자금을 빌리려는 시도가 이어졌고 이는 회사채 장기화와 대형화에 일조했다. 만기 5년 이상 장기물이 전체 SB·FB 발행량의 41.5%에 해당하는 25조9510억 원 어치나 차지하게 된 계기. 5년 이상 채권이 40%를 넘어선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같으면 AA급에서도 선별적으로나 가능했던 5년 만기 채권을 A급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게 됐다.

특히 공기업·은행이나 발행해 왔던 10년 이상 회사채도 2조8200억 원 어치가 나왔다. AAA급 기업인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와 SK텔레콤이 주가 됐고 SK에너지, S-Oil 등 AA급 기업도 발행에 성공했다.

신용등급별 발행현황 1

◇ AA급 이상 우량채, 시장팽창 주도

AA급 우량 기업은 40조 원(ABS 제외)에 육박하는 채권을 발행해 시장 팽창을 주도했다. 금리메리트를 쫓아 투자수요가 점점 밑으로 내려 오면서 A급 발행사도 전체 30%에 해당하는 20조 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해 갔다. 반면 BBB급 이하 비우량 기업은 2조80489억 원 어치를 발행하는 데 그쳤다. 달을 거듭할 수록 AA급 이상 비중이 큰폭으로 늘어난 것도 특이점이다.

신용등급별 비중 변화1

기업의 선제적 자금조달을 반영하듯 시설·운영자금 목적의 발행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 시설·운용자금 용도는 52조7532억 원으로 전체 70%에 이르렀다. 차환 목적 22조3655억 원을 압도하는 규모다.

자금용도별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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