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한국證, 양강 체제 굳히나 [DCM/총론]수요예측 적응, 차위그룹과 격차…KB, SK도 탄력
황철 기자공개 2012-09-28 14:31:30
이 기사는 2012년 09월 28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 채권자본시장(DCM)은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양강 체제로 굳혀져 가는 모양새다. 양사는 주관·인수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며 경쟁사를 멀찌감치 제치기 시작했다.반면 상반기 탁월한 성적을 올렸던 대우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갈수록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이 틈을 타 SK증권, KB투자증권이 빠르게 실적을 쌓으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약진을 거듭하던 삼성증권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며 10위권에 턱걸이했다. 동양증권 역시 인력유출, 자본력 감소 등 내홍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채권 강자의 면모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 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주춤
하반기 들어 국내 IB는 바뀐 회사채 발행 제도에 어느 정도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2분기 다소 주춤했던 회사채 영업이 3분기 들어 다시 활발하게 전개됐다.
국내 증권사들은 각기 다른 IB 전략을 세우고 채권 종류, 신용등급, 기업군 등 공략 대상을 차별화했다. IB별 전략은 리그테이블 성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대표주관 부문은 우리투자증권의 독주가 뚜렷하다. 특히 3분기에 폭발적인 실적 쌓기에 나서며 1위 탈환에 성공했다.
머니투데이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채권(SB, FB, ABS; FB는 27일 기준) 발행액은 76조147억 원(모집주선, 직접공모 포함)을 나타냈다. 이중 우리투자증권은 8조6265억 원(8조6165억 원)의 채권을 대표 주관했다. 3분기에만 상반기 실적 4조8271억 원 78.5%에 해당하는 3조7894억 원 어치의 물량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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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종목인 일반 회사채(SB)에서 차곡차곡 실적을 쌓았고 최근 자산유동화증권(ABS)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우리투자증권은 SB에서만 7조4900억 원 어치의 딜을 대표주관했다. 전체 실적의 87%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3분기에는 비주력 부문이었던 ABS에서도 8044억 원이나 실적을 추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역주도 돋보인다. 올해 7조9430억 원 어치의 채권을 대표주관하며 우리투자증권을 압박했다. 상반기 주관 순위 4위에서 두 계단 뛰어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3조 원이 넘는 채권을 주관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2분기 1.7조 원으로 실적이 급감했다. 회사채 발행제도 개편에 대한 적응이 경쟁사보다 더뎠던 탓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수요예측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일반 대기업 채권을 속속 주관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독무대였던 SB 부문에서만 2조4010억 원의 실적을 쌓았다. 분기 기준으로 따지면 우리투자증권과 3000억 원대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여기에 전통적 강점을 보였던 여신전문금융채권을 6683억 원 어치 주관해 우리투자증권과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인수 부문에서는 양사의 승부가 더욱 재밌었다. 한국투자증권은 6조4510억 원 어치의 채권을 인수했다. 우리투자증권도 6조2811억 원의 실적을 쌓으며 불과 1700억 원 차로 뒤를 쫓았다. 수수료율을 반영한 조정인수실적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다만 3분기 들어 우리투자증권이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수수료를 받아내며 양질의 영업에 나선 점이 눈에 띈다. 3분기 우리투자증권은 조정 인수 실적 2조6262억 원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 2조3361억 원보다 많다. 한국투자증권은 단순 인수물량(2조5442어억 원)으로는 우리투자증권에 소폭 앞섰다. 하지만 업계 평균보다 낮은 수수료를 받아 조정실적이 깎였다. 더벨은 IB의 실질적 영업력과 수익성을 나타낼 수 있는 수수료를 반영해 조정인수실적을 산정하고 있다.
◇ 동양증권, 삼성증권 부진 지속
반면 상반기 1위, 2위를 다퉜던 대우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실적이 크게 줄며 뒤쳐지기 시작했다. 양사 대표주관 실적은 각각 6조8116억 원, 6조33463억 원으로 3위, 4위를 나타냈다.
3분기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과를 낸 탓이다. 대우증권은 3분기 DCM의 본류라 할 일반 회사채(SB)에서 4727억 원 밖에 주선하지 못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연초 조단위 대형 ABS를 대표주관해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반적으로 성적이 떨어졌다.
인수 실적은 더 떨어졌다. 양사는 상반기에도 대표주관에만 적극적으로 나섰을 뿐 인수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면을 보였었다. 신한금융투자와 대우증권의 3분기 인수물량은 각각 4조8338억 원, 4조7197억 원을 나타냈다. 수수료가 업계 평균에 못 미쳐 조정인수실적은 이보다 5345억 원, 8065억 원씩이나 깎였다. 결국 순위 6위와 7위로 탑5에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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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두 곳이 주춤한 사이 KB투자증권, SK증권, 하나대투증권이 저력을 드러냈다. 지난해까지 중형사의 반란을 일으켰던 KB투자증권이 다시 한번 부활을 예고했다.
KB투자증권은 올해 누적 '탑5'에 분기말 기준 처음으로 진입했다. 3분기 업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2조6396억 원의 주관 실적을 쌓은 덕택이다. 1, 2분기 2조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7, 8위에 머물렀던 것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5조 원 이상의 회사채 딜을 주선하며 뒤를 바짝 쫓았다.
SK증권은 인수 부문에서 SB, FB, ABS 모두 고른 실적을 쌓으며 '넘버 3' 진입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미 물량 측면에서는 6조550억 원으로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다만 수수료율이 평균보다 떨어져 조정인수 실적은 5조8211억 원으로 3위 한국산업은행과 3000억 원 가량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산업은행의 인수영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이를 뒤집을 공산도 커졌다.
반면 전통적 채권강자인 동양증권은 대표주관 8위, 조정인수 11위로 미끄러졌다. 지난해 신흥강자로 부상했던 삼성증권 역시 9위, 10위로 중위권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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