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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구세주 등장한 큰손 '회장님'은 누구? 개인투자자,우이동 ABCP 280억 재매입…수천억 현금 보유

길진홍 기자공개 2012-11-05 13:51:30

이 기사는 2012년 11월 05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건설이 서울 우이동 리조트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차환발행으로 부도를 모면한 가운데 만기 연장에 합의한 개인투자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지난 2일 쌍용건설이 연체 중인 우이동 리조트 ABCP 500억 원이 전액 차환발행됐다. 소액투자자들이 상환을 요청한 220억 원의 경우 채권단이 쌍용건설에 지원한 긴급자금으로 다시 발행됐다. 남은 280억 원의 ABCP는 기존 투자자가 다시 가져간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80억 원 어치의 ABCP를 재매입한 투자자는 수천억 원대의 자금을 주무르는 업계 ‘큰손'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어음(CP)과 회사채 관련 리테일 시장의 오랜 단골손님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친분이 두터운 몇몇 증권사 인사와 인연이 닿아 이쪽 시장에 오래 전에 발을 들여 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개인투자자는 쌍용건설 ABCP 외에도 웅진그룹에도 적잖은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투자가 안정적인 우량등급 발행물보다는 'A2'등급에 걸쳐 있는 기업의 고금리 상품에 주로 투자해 왔다고 한다. 막대한 현금 동원력으로 업계에선 '회장님'이라 불린다.

'회장님'은 캠코와 쌍용건설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우이동 리조트 ABCP 만기 연장을 흔쾌히 수락했다. 다른 소액투자자들이 웅진 쇼크로 원금 상환을 청구한 것과 달리 채무상환을 유예했다. 채권단의 긴급자금 인출 제한으로 지급 제시된 ABCP 결제가 무산될 뻔했는데도 끝까지 의리를 지켰다. 쌍용건설과 대주주인 캠코가 '회장님'과 ABCP 차환 발행에 최종 합의한 시한은 채권단이 운영자금 인출을 허용한 10월31일 늦은 밤으로 파악된다.

큰손이 변심해 원금상환을 요구했다면 쌍용건설은 최악의 사태를 맞았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말일께 300여억 원의 공사대금 유입으로 숨통이 트였지만 상거래채권과 CP 만기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자금 부담이 가중됐다.

벼랑 끝에 선 쌍용건설을 구원한 '회장님'의 신상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성별조차 파악이 쉽지 않다.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증권사 채권맨들은 초우량고객(VVIP)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쉬쉬하는 분위기다.

ABCP 발행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은 더욱 말을 아끼고 있다. 큰손의 개인 정보가 밖으로 새나갈 것을 우려해 직원들 입단속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투자자 신상 공개는 현행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차환발행이 이뤄진 것 외에는 어떠한 사실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우이동 리조트 ABCP의 경우 일부는 발행 주관사를 거쳐 다른 증권사 리테일망을 통해 재판매됐다. 이 과정에서 '회장님'이 투자를 제안 받고, ABCP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채권영업팀 관계자는 "(회장님이) 투자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으며, 특히 본인의 실체가 노출되는 것에 대해 극도로 민감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큰손이 연장을 허용한 ABCP 만기는 한달 반 뒤 도래한다. 대주주인 캠코의 부실채권운용기금 기한인 이달 22일을 지난 시점이다. '회장님'이 이때도 차환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차환이 불발될 경우 또다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 쌍용건설과 캠코는 만기 전 유상증자로 실탄을 확보한 뒤 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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