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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욕심' 포스코..계열사 상장 잇딴 '실패' 포스코건설 이어 포스코특수강도 상장 철회 수순

박상희 기자공개 2012-11-30 13:22:53

이 기사는 2012년 11월 30일 13: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추진했던 계열사 포스코특수강의 상장이 가격조율에 실패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지난 2009년 상장을 추진했던 포스코건설이 수요예측 이후 상장을 철회한 것과 같은 수순이다.

이로써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상장 철회에 이어, 포스코특수강이 똑같은 절차를 밟으면서 계열사 IPO를 통한 구주매출에 잇따라 실패했다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특수강 모두 포스코 측이 시장의 적정 가격보다 높은 수준의 공모가를 기대했던 게 상장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30일 포스코특수강은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 상장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수요예측 결과 포스코 측이 기대한 가격과 시장이 보고 있는 가격 격차가 상당히 커 상장을 강행하기에 무리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포스코특수강 수요예측에서 대다수 기관투자가는 2만원을 밑도는 가격대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공모가밴드(2만8000~3만3000원)와 비교하면 1만원 이상의 가격 격차가 있는 셈이다. 공모가격이 1만원 낮아지면, 공모규모는 1400억원이 줄어든다.

이같은 가격차는 지난 2009년 포스코건설 수요예측 때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당시 포스코건설의 희망공모가밴드는 10만~12만 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이 들어온 가격대는 8만원 수준이었다. 결국 시장에서 본 발행사의 적정 기업가치와 대주주인 포스코 측에서 기대한 가격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었던 셈이다.

포스코는 2008년부터 계열사 포스코건설과 포스코특수강의 상장을 추진해 왔다. 내부 논의 결과 기업 규모가 더 큰 포스코건설을 먼저 상장시키기로 하면서 포스코특수강의 상장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포스코특수강 상장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건 포스코의 글로벌 신용등급 하락 이슈가 대두되던 연초였다. 포스코는 IR을 통해 포스코특수강 등 계열사 IPO 구주매출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철강업종이 공급과잉으로 인한 구조적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업종 매력도가 뚝 떨어졌다. 포스코특수강 실적도 전년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가격 결정권을 쥔 포스코는 밸류에이션 조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희망공모가밴드 하단 가격(2만8000원)은 지난 4월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발행가격과 유사한 수준이다. 업황 변화 및 시장 상황은 고려치 않고 당시 가격을 사실상 공모가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했던 셈이다.

결국 포스코건설과 포스코특수강 모두 포스코가 무리하게 가격 욕심을 부리면서, 수요예측에 실패한 결과를 낳게 됐다. 포스코는 보유 중인 포스코건설 지분 중 473만주를 구주매출할 계획이었고, 상장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면 4700억~5600억 원 규모의 현금유입을 기대할 수 있었다. 포스코특수강 상장 역시 700만주를 구주매출, 2000억~2500억 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기대하고 있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주주회사인데다 구주매출로 인한 자금조달을 계획했던 포스코가 일단 원하는 가격으로 수요예측을 받아보고, 원하는 가격이 나오지 않으니 상장을 철회한 것"이라며 "포스코건설과 포스코특수강 모두 공모가밴드가 높게 책정된 순간부터 수요예측 실패는 예건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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