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수퍼甲 포스코에 휘둘린 동양·한국證 가격 주도권 상실...수요예측 미달로 귀결

박상희 기자공개 2012-11-30 14:32:31

이 기사는 2012년 11월 30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주목 받았던 포스코특수강이 수요예측에 실패, 상장을 철회하면서 대표주관사였던 동양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명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가격 결정 과정에서 발행시장에서 수퍼 갑(super 甲)으로 통하는 포스코에 끌려 다니면서 주도권을 잃은 게 상장 실패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요예측 실패는 가격 이슈였던 만큼 적정 밸류에이션 도출에 실패한 주관사의 잘못이 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또 충분한 유효수요를 끌어모으지 못한 만큼 세일즈 측면에서도 능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사실 포스코특수강이 상장을 철회하더라도 구주매출을 계획했던 포스코나 신주모집을 통한 현금 유입을 노렸던 포스코특수강 모두 자금 조달 및 재무 구조 차원에서 큰 손실을 보는 것은 아니다. 포스코특수강은 베트남 현지 출자법인에 공모자금 절반을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상장을 못하더라도 회사채 발행이나 기타 차입금 유입을 통해 충분히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부채비율이 60% 수준으로 재무건전성이 상당히 높고, 신용등급 역시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구주매출을 계획했던 포스코 역시 포스코특수강 상장 철회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볼 때 중차대한 이슈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자금팀 관계자는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조 단위 이상의 금액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볼 때 포스코특수강 공모 규모 3000억~4000억 원이 포스코 재무구조 개선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중대 이슈는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니즈가 긴급하지 않았던 포스코 측이 가능하면 높은 가격으로 상장시키려는 욕심을 부렸고, 그 결과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됐다는 지적 속에 수요예측을 강행한 것이다. 포스코특수강의 희망공모가밴드(2만8000~3만3000원) 하단은 지난 4월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발행가액과 유사한 수준이다. 당시 발행가액은 2만8700원이었다. 결국 2만8000원이 포스코 측에서 생각한 희망공모가밴드의 마지노선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 사이 철강 불황으로 업종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추락했고, 포스코특수강의 실적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이런 대내외 요인을 감안해 공모가 밴드를 하향 조정하도록 거래 당사자를 설득하는게 주관사의 몫이다. 지난 4월 증자 발행가액과 비교해 가격 차이가 없었다는 것은 결국 밸류에이션을 통해 적정 가격을 도출해야 하는 주관사단이 포스코 측에 끌려다닌 결과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공모가 밴드와 실제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써낸 가격 차이가 1만원 이상이었다는 것은 주관사 측이 발행사 측에 시장 상황 및 투자자 분위기 전달에 성실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포스코특수강 상장 철회로 동양과 한국투자증권 모두 유무형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대표주관사로 선정된 이후 투입된 인력 및 시간, 비용 등을 감안하면 상장 철회는 IPO 추진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상장 철회로 수수료 수입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하우스 명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삼성생명 상장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이후 시장에서 메이저 IB 하우스로 인정받고 있다. 이 와중에 발생한 포스코특수강 상장 철회는 IB명가 이미지에 훼손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증권 역시 대형 IPO 트랙레코드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게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IB를 대표하는 두 대형사가 공동으로 대표주관 롤을 맡았는데도 불구하고 상장 철회로 귀결된 것은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높은 가격을 원한 거래당사자는 물론 의견 조율을 이끌어내지 못한 주관사 쪽의 잘못도 크다"며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