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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장, 프라이빗 딜로 중심 이동 하이마트·웅진코웨이 등 구조조정 테마 랜드마크딜 쏟아내

윤동희 기자공개 2012-12-31 10:54:03

이 기사는 2012년 12월 31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인수합병(M&A)의 주도권이 공공부문(Pubilc)에서 민간부문(Private)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더벨 M&A 리그테이블 집계 결과 프리이빗 딜이 국내 주요 M&A 시장의 85%를, 퍼블릭 딜이 1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면으로는 프라이빗 딜이 12조6554억 원, 퍼블릭 딜이 2조2149억 원을 기록했다. 은행이나 정부가 아닌 기업, 사모투자펀드(PEF), 개인 등 민간부문에서 주도한 거래가 압도적으로 컸다는 평가다. 퍼블릭 딜이 54%를 차지했던 2011년과 확연히 대비되는 수치다.

이 같은 변화는 10여 년간 국내 M&A 시장을 주도해왔던 채권단 매물들이 2012년 들어 대부분 정리된 결과다. 채권단 매물(Post-restructuring)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으로 흡수됐던 매물들이 구조조정을 거친 후 시장에 매각되는 거래다.

대표적으로 2011년 외환은행 주도로 진행된 4조9500억 원 규모의 현대건설과 3조3747억 원 규모의 하이닉스가 있었다. 각각 2006년, 2007년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5년간 끊임없이 새주인을 찾다 2011년, 2012년 현대차그룹과 SK텔레콤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이 외에도 토마토, 제일, 프라임저축은행 등 금융감독 당국의 진두지휘로 퇴출됐던 저축은행 매물들도 2012년 초반에 들어서 정리돼 소강상태에 이르렀다.

여기에 총선과 대선이 겹쳤던 탓에 대규모 민영화(Privatization) 거래들이 미뤄진 것도 민간부문 비율이 올라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국가 정책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우리금융, 인천공항 등 2012년 예약됐던 조 단위 민영화 딜들은 각종 정치적 이슈의 영향으로 기약없이 연기됐다.

조 단위 딜들이 사라지고 연기됐지만 시장 규모는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1000억 원 이상의 거래는 2011년에 비해 2012년이 2조9156억 원 가량 낮은 14조8703억 원을 기록했다. 유진, 웅진, STX 등 '위기의 기업들'이 빈자리를 채운 결과다.

기업들의 구조조정 매물은 전체 딜에서 35%, 프라이빗 딜에서 42%가량을 차지했다. 이 중 가장 큰 거래는 1조2480억 원을 기록한 하이마트 딜이다. 매각의 직접적인 원인은 경영권 분쟁이었지만 당초 H&Q AP 코리아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선종구 회장 압수수색 사건 후에도 매각을 추진한 배경에는 유진기업의 경영부진이 깔려있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로 큐모가 컸던 랜드마크 딜은 1조1914억 원 규모의 웅진코웨이 딜이다. 태양광과 건설업으로 두번의 타격을 맞은 웅진그룹은 그룹회생 목적으로 코웨이 매각을 결정했다. 하이마트와 함께 두 매물 모두 현금창출력과 성장성이 우수한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모기업의 특수상황 탓에 M&A 시장에 출회될 수 있었다.

해운업 불황의 여파로 STX도 그룹 유동성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회사에 대형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핀칸티에리와 STX OSV를 7680억 원에 매각하기로 계약하고 STX에너지 소수지분매각을 통해 오릭스로부터 35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LIG넥스원 지분 49% 매각 거래도 STX에너지와 마찬가지로 그룹 위기 해소 차원에서 진행된 딜이다.

딜소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쳤던 반면 사정이 여유로웠던 일부 기업들은 사업 확장을 위해 소수지분이나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모집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류의 거래 규모는 3조3472억 원으로 전체 거래의 23% 수준이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투자금 마련을 위해 비핵심자산인 교보생명 지분을 1조2054억 원에 매각했다. SK에너지는 연산 130만 톤 규모의 파라자일렌 생산시설을 짓기 위해 신한-스톤브릿지 페트로PEF로부터 8000억 원을 투자받았다. GS그룹도 에너지 사업확장을 목표로 4130억 원 규모의 GS파워 지분 절반을 매각했다. 이들 거래의 매각 상대방은 대부분이 PEF였다. 관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대출방식이 아닌 민간 부문에서 재무적 파트너를 통해 대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가능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사업확장이 자금조달의 목표는 아니나 기업이나 개인이 현금확보를 위해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형태의 거래(Cash-out)들도 활발하게 일어났다.

전체 거래의 24%를 차지한 캐쉬아웃 거래 중 가장 큰 거래는 1조250억 원에 달하는 통일교재단의 센트럴시티 지분 매각 건이었다. 다음으로는 엔씨소프트 창립자인 김택진 대표가 보유지분의 가량인 14.7%을 8045억 원에 매각한 건과 한섬 창립자 정재봉 대표가 4200억 원에 회사를 매각한 건이 있다. 한국 경제 성장 모멘텀을 경험한 국내 중견·중소기업 오너들이 경영 승계를 포기하며 알짜 회사를 내놓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체 차원에서 일어난 캐쉬아웃으로는 한국석유공사의 앵커오일과 셰일가스 지분 매각 건이 있다. 각각 3445억 원, 3440억 원에 달하는 대형 딜이었는데 자원 개발 투자 후 유동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에 광산 지분 일부를 매각한 거래다.

딜 유형은 1000억 원 이상의 발표기준 거래를 금액비중으로 계산해 정리했다. 리그테이블 발표 거래 집계 기준으로 1000억 원 이상 딜은 2012년에 45건, 19조1619억 원 규모로 건수기준으로는 전체의 20%, 금액기준으로는 전체 딜의 80%를 차지했다. 2011년 1000억 원 이상의 거래는 49건, 22조5390억 원 규모로 건수기준으로는 전체의 25%, 금액기준으로는 86%를 차지했다. 상기 거래에서 자원투자, 크로스보더 M&A 등 국내기업의 해외투자, 해외기업간 거래에서 국내법인을 양수한 거래와 같이 국내 매물을 바탕으로 진행되지 않은 거래들은 비중 분석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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