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주무른 김앤장, 14.6조 거래 성사 2008년 이후 5년 연속 1위 수성…2위 태평양에 비해 더블 스코어
박준식 기자공개 2012-12-28 23:42:48
이 기사는 2012년 12월 28일 2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2012년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빅딜들을 휩쓸면서 수년째 이어온 왕좌를 수성했다. 김앤장은 올 한해 14조6144억 원 규모의 자문 실적(Completed 기준, 조정 점유율 25.38%)으로 5년 연속 업계 1위를 고수했다.28일 더벨 리그테이블 마감 집계 현황에 따르면 김앤장(68건, 14조6144억 원 규모)은 완료 기준에서 2위 법무법인 태평양(46건, 7조7510억 원 규모)을 더블 스코어 차이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의 규모와 건수를 평균한 수치인 조정 점유율 측면에서 김앤장은 태평양을 10.23%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김앤장의 2012년 실적은 2011년에 비해서 20% 이상 향상됐다. 2011년 김앤장은 완료 기준 44건, 11조3780억 원의 실적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 2012년 실적은 지난해보다 거래 건수는 24건(54%), 규모는 3조2364억 원(28%) 늘었다. 인수합병 시장 전체의 볼륨이 1년 사이 커졌고, 김앤장의 시장 지배력도 이에 비례해서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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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의 2012년 실적에서는 시장의 랜드마크 딜들이 예년보다 더 눈에 띈다. 상반기에 일단 각각 3조9000억 원, 3조3000억 원 규모의 외환은행 매각과 하이닉스 인수 거래를 성사시키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외환은행 매각은 금융당국의 승인을 필요로 해 1년 이상 지연됐지만 김앤장이 승인과정을 조율해 난제를 해결했다는 평을 듣는다. 하이닉스 인수 딜의 경우 두 번이나 실패한 거래에 뛰어든 SK그룹을 대리해 난이도가 높은 유상증자 방식의 신주 인수 거래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2012년 상반기 두 빅딜 이외에 4200억 원 규모로 이뤄진 한섬 거래는 숨겨진 이슈 거래로 지목된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고급 의류브랜드 한섬의 경영권 지분 34.64%에 대한 인수를 결정하고, 이를 은밀히 속전속결로 진행하기 위해 양자 단독 협상을 시작하면서 김앤장 만을 어드바이저로 선정했다. 통상 이 정도 규모의 거래에는 회계나 금융 자문이 필요하지만 김앤장을 믿고 다른 자문사 없이 거래를 마무리하는데 역점을 둔 것이다. 김앤장은 이런 의도대로 패션유통업계를 흔든 이 거래를 2주 만에 깔끔히 마무리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신망을 얻었다는 평가다.
국내 게임업계를 술렁이게 한 넥슨그룹의 엔씨소프트(14.7%, 8045억 원) 인수 거래도 비슷하게 이뤄졌다. 딜은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김정주, 김택진 회장이 먼저 구두로 합의하고, 김앤장이 의사결정권자들의 협상 내용을 정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김앤장은 일주일 만에 이에 필요한 계약 조건과 부대 합의사항 등을 구비해 거래를 흠결 없이 진행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반기 들어서는 교보생명보험 24% 지분 매각이 눈길을 끈다. 김앤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이 진행한 교보생명 지분 매각 입찰에 어피니티에퀴티 컨소시엄의 인수 대리를 맡아 참여했다. 이 딜에서 김앤장은 IMM 프라이빗에퀴티와 베어링, GIC 어피니티 연합군의 공동 이해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거래의 사이즈는 1조2000억 원에 달했지만 김앤장은 법무법인 세종과 법률 자문에 관한 공동 자문사로 일해 거래 전체 규모의 절반을 실적으로 인정받았다. 이 딜에서는 후보군 중 최종 승리자를 미리 알아본 김앤장의 선구안이 빛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밖에 2012년 10월에 이뤄진 센트럴시티 매매는 유통업계의 핫 딜로 손꼽힌다. 롯데와 신세계가 포화된 백화점 및 마트 시장을 서로 쟁탈하기 위해 경쟁한 가운데 강남의 노른자위로 불리는 센트럴시티 인수를 김앤장이 조율했다. 이 인수전에 신세계가 나섰고 이를 김앤장이 상대측인 세종과 협의해 1조250억 원 규모의 성공적인 거래로 이끌었다.
김앤장 외에 5대 로펌의 경쟁구도를 보면 세종의 순위 하락이 눈에 띈다. 세종은 2011년 완료 기준 34건, 11조2108억 원 규모의 거래를 수행해 김앤장에 이어 2위에 오르는 호실적을 거뒀었다. 그러나 2012년 세종은 29건, 6조1043억 원 규모의 실적을 거둬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1년 만에 순위는 결국 태평양, 광장에 밀려 4위로 처지고 말았다.
태평양과 광장은 각각 46건, 41건의 수임 실적을 기록했고, 거래 규모 측면에서는 7조7510억 원과 8조1109억 원으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태평양이 거래 건수 측면에서는 광장을 5건 차이로 앞섰고, 규모 측면에서는 약 3500억 원 뒤진 것이다. 태평양은 그러나 거래 건수와 규모를 평균적으로 고려해 만든 조정 점유율 측면에서 광장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 지난해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순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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