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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길은 해외시장, '빛'볼 수 있을까 공공입찰 제한, 글로벌시장 대안 제시..정작 외국법인 수익성 '無'

김장환 기자공개 2013-01-14 09:20:59

[편집자주]

시스템통합(SI) 산업에 칼바람이 분다. 대기업을 비롯한 SI업계는 그간 계열사 일감을 기반삼아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당국의 규제망이 촘촘해지면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실적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신사업 발굴 등 SI업계의 대응전략과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3년 01월 14일 09: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I업계의 올 한해 화두는 '해외시장 개척'이다. 국내에서는 올해부터 공공기관 IT사업 입찰 제한이 시행됨에 따라 대기업 IT업체들의 먹거리 사업은 크게 축소됐다. 더불어 '경제 민주화' 바람으로 정부 차원에서 일감몰아주기 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LG그룹의 IT 계열사인 LG CNS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의 물량몰아주기 규제에 따라 안정적이었던 그룹 내 매출을 잃은 지 이미 오래다. 심지어 공공입찰 제한선까지 생기면서 50%에 달하는 매출을 잃어버리게 될 상황에 놓였다. 해외시장에 주력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LG CNS는 현재까지 진출해있는 해외사업에서는 그다지 큰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해외 계열사 및 관계사 중 절반에 달하는 곳이 순손실을 기록했을 정도다. 과거 모습이 향후 성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불안감이 엿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 공공부문 발주 IT사업 입찰 제한..매출 급감 '리스크'

LG CNS의 수익성 침체는 지난해부터 이미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경제 민주화 논의와 일감 몰아주기가 지난해 SI업계를 휩쓸면서 LG CNS 역시 이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특히 IT 계열사들은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의 주범으로 지목을 받으면서 대대적인 규제의 집중 포화 대상이 됐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 CNS는 지난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한 1조9842억 원의 누적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은 22억4255만 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243억 원)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전년도 3분기 45억 원을 기록했던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마이너스 203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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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의 손익 추이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점은 2010년 이후 해가 갈수록 영업이익률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2조8066억 원의 매출, 1628억7846만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5.8%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이듬해 3.8%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은 단 0.1%에 그쳐 심각한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이처럼 해가 갈수록 급감한 이유는 "공공부문 물량이 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LG CNS의 공공기관 IT 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50% 넘는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LG CNS 측에서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여타 SI업체들에 비해서는 공공기관을 통해 확보한 연간 물량이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매출이 늘고도 영업이익이 곤두박질 친 근본적 이유 역시 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계열사 물량이 급감하자 LG CNS는 매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 공공부문 물량을 급속도로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과열된 경쟁에 따른 저가 입찰을 지속하다보니 대형 수주가 많았음에도 정작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더 큰 부담은 그나마 일정 수준까지 매출이라도 올리는데 도움을 줬던 공공부문 일감마저도 고스란히 잃게 될 처지에 놓였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 1월1일부로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55개 상호출자제한기업에 속한 SI업체들은 공공기관이 발주한 IT사업에 입찰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LG CNS도 공공 IT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정부에서는 대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조만간 결정에 발표할 예정이지만, 해당 사업에서 매출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다. '국가 안위와 직결된 보안시스템 IT사업'의 경우에 한해서 지식경제부는 개별 발주건마다 적격성을 심사해 대기업의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발주 물량 자체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 CNS는 올해 당연시되고 있는 수익성 저하를 버틸만한 여력이 그리 크지 않다. 이미 재무구조가 상당수준까지 악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LG CNS의 부채비율은 199.9%로 전년 말(168.7%) 대비 31.2%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무려 3000억 원 증가한 4774억 원까지 늘었고, 현금성자산은 1053억 원으로 70억 원 가량 줄었다. 순차입금은 3712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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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시장에서 활로 모색..아직까지 수익 없어 부담

이에 따라 LG CNS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해외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LG CNS는 사실 오래전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 구상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해외 사업에서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LG CNS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16개의 해외 자회사 및 관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진출 국가는 미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 등 총 11개국에 달한다. 국내 시장까지 고려하면 12개국에서 정보시스템통합(SI)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향후 새로운 해외 시장을 더욱 개척할 예정이다.

그런데 관련 기업 중에서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곳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 단 9곳이 순이익을 냈을 뿐, 나머지 7개 회사는 모두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 말 누적기준 해외 계열사 및 관계사들에서 적게는 5000만 원, 많게는 20억 원까지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관계사 중에서 자본잠식에 빠져있는 기업도 3곳에 달한다.

다만 LG CNS가 지난해부터 해외시장에서 가시적인 수주 성과를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점은 향후 수익 기대감을 모으는 '단초'로 여겨지고 있다. 아직까지 투자가 초기단계여서 가시적 성과를 내놓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는 있다. 하지만 해당 시장에서 성공 여부가 향후 시장을 개척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일례로 LG CNS는 2011년 말 콜롬비아 정부로부터 3000억 원에 달하는 '보고타 교통카드' 사업을 수주했고, 지난해 10월에는 1400억 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도시철도 통신시스템 구축사업을 따냈다. 또 지난해 10월 빅데이터 통합솔루션 '스마트 빅데이터 플래폼(SBP)'을 국내 최초로 출시하며 글로벌 파트너들(SAS,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강화하고 나섰다.

올해부터는 북미,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해당 국가를 공략하기 위한 핵심 아이템으로 삼고 있다. 공장설계 컨설팅과 구축, 운영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공장구축 통합솔루션이다.

LG CNS 측은 "자체 솔루션을 기반으로 신규 지역 거점을 확대하는 동시에 국내에서 다양한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의 전통 IT서비스 강자로서 명성도 이어갈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역시 안정성과 가격, 성능 모든 면에서 차별화된 클라우드서비스를 통해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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