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가전사업부, 예상 매각가는 얼마? 순자산가치 1800억‥ 시장 예상가 2500억 내외, 동양은 3500억 이상 기대

정호창 기자공개 2013-01-18 13:57:55

이 기사는 2013년 01월 18일 13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의 가전사업부(옛 동양매직)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인수합병(M&A) 시장의 관심은 이 과연 이 매물의 가치는 얼마일까에 집중되고 있다. M&A 시장에서는 매각가로 2500억 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나, 동양그룹은 3500억 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은 17일 가전사업부 매각업무를 담당할 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동양증권을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동양 측은 골드만삭스 선정 이유로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했고, 특히 가전부문의 향후 성장성과 브랜드 등 기업 가치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양그룹의 결정은 이번 매각전에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후보들까지 폭넓게 끌어들여 매각가를 최대한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동양매직과 사업구조가 유사한 웅진코웨이 매각 주관사를 맡아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점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M&A 업계 한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IB업계에서도 톱티어(Top-Tier)로 꼽히는 하우스로 매물을 비싸게 팔아주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동양그룹이 골드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는 것은 가전사업부 매각에 그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고 기대도 품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동양, 에비타 멀티플 9배 가격인 3500억 이상 기대

동양의 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가전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액은 3200억 원, 영업이익은 195억 원 가량이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380억 원 수준이며, 가전사업부의 장부상 순자산가치는 18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clip20130118120513

매출액은 최근 3년간 계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2011년까지는 영업이익률이 1~2%에 불과할 정도로 낮았으나, 지난해에는 6%대로 크게 상승했다.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식기세척기가 지난해 10월 말 한국소비자원의 성능평가에서 외산품들을 제치고 최우수 제품에 선정된 후 판매가 9배 가량 급증하는 히트를 쳤고, 지난해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 동양매직의 인기가 상승하며 수출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동양그룹은 이런 실적 개선 추세와 함께 매각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다양한 후보들이 관심을 보인 점 등에 고무돼 가전사업부의 매각가 상승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은 내심 웅진코웨이 수준인 에비타 멀티플(EV/EBITDA) 9배 이상의 가격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clip20130118121251
지난해 M&A 시장에서 진행된 랜드마크 딜의 하나로 올해 초 클로징된 웅진코웨이의 경우 MBK파트너스가 주당 5만 원에 30.9% 지분을 1조1914억 원에 인수했다. 지분 100% 기준으로 환산하면 웅진코웨이 기업가치(EV)를 3조8562억 원으로 산정한 셈이다. 여기에서 웅진홀딩스가 되사간 웅진케미칼 지분 46.3%의 가치(1781억 원)를 빼주면 수정 기업가치는 3조6780억 원이 된다. 2011년 기준 코웨이의 에비타가 3949억 원이므로 MBK파트너스의 인수가는 에비타 멀티플 9.3배 수준으로 결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대표 사모투자펀드(PEF)인 보고펀드가 2011년 말 미국 콜러(Kohler)에 매각한 비데업체 노비타의 경우도 에비타 멀티플 9배 정도 가격에 거래됐다. 보고펀드의 매각가는 900억 원 정도였는데, 당시 노비타의 상각전 영업이익은 110억 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에비타를 기준으로 동양 가전사업부에 이 기준을 적용하면 예상 매각가는 3500억 원 가량으로 계산된다. 장부상 순자산가치(1800억 원)의 두 배 가량이다. M&A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도 매각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동양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매각가를 받을 수 있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M&A 업계 "매각가 3500억 이상? 글쎄.."

하지만 동양과 골드만삭스의 기대 수준에 대한 M&A 업계 반응은 미온적이다.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시장 지위, 매출, 수익성 등에서 압도적 1위 기업이라 그 가격에 거래가 가능했지만 동양 가전사업부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동양 가전사업부의 경우 정수기 사업과 렌탈 비지니스를 시작한지 얼마 안 돼 업계 순위가 3~4위권에 불과해 웅진코웨이와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다른 주력 제품인 가스레인지와 식기세척기 등도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진,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빌트인 시장 축소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동양 가전사업부의 향후 전망을 낙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동양 가전사업부의 합병 전 기업가치와 비교할 때 동양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양은 2011년 9월 동양매직을 흡수합병했다. 당시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던 동양매직의 시가총액은 400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합병 후 실적이 좀 나아졌다고 해도 불과 1년 반 사이에 기업가치가 8배 이상 뛸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M&A 업계에서는 동양 가전사업부의 매각가로 에비타 멀티플 6~7배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6배일 경우 2300억 원, 7배로 계산하면 2700억 원 가량이다. 현재 잠재 인수후보로 논의되고 있는 교원, 쿠쿠, 귀뚜라미 등의 보수적 성향이나 인수 여력을 고려하면 고가 베팅 가능성은 낮다는 중론이다.

하지만 의외의 결과나 반전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다. 지금까지 수임한 딜마다 탁월한 수완과 전략을 보여줬던 골드만삭스가 주관사인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경쟁구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깜짝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