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업 포트폴리오 '황금분할' 깨지나 2년새 IM부문 의존도 급증..반도체·DP·CE 부문 등은 정체
문병선 기자공개 2013-01-25 16:07:50
이 기사는 2013년 01월 25일 16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정 사업 부문의 실적이 부진하면 어김없이 다른 사업 부문의 실적이 호전돼 돌아가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하던 삼성전자의 '황금분할 사업 포트폴리오' 체제의 평형이 깨지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완제품 사업 비중이 급격히 커지며 나타난 현상이다.삼성전자는 25일 지난해 4분기에 56조600억여원의 매출액과 8조8400억여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년전 4분기보다 영업이익은 거의 두배 가까이 늘었고 매출은 19% 증가한 호실적이다. 하지만 실적 견인의 대부분을 IT 및 모바일(IM) 사업부문이 차지한 점이 '옥의 티'로 분석된다.
IM 부문은 4분기 중 총 31조3200억원의 매출액과 5조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중 IM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이고 매출 대비 비중은 56%에 달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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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부문의 실적 비중은 지난해 3분기보다는 다소 줄기는 했다. 3분기엔 IM 부문이 영업익의 70%를, 매출액의 57%를 차지했다. 분기 대비 IM 부문의 비중이 소폭 떨어진 건 스마트폰 수익성이 다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으나 경쟁업체인 미국 애플의 경우 총마진율이 40% 후반대에서 30%선으로 줄고 있고 올해엔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해 미국 증시에 충격을 준 바 있다.
IM 의존도가 분기 대비 다소 줄기는 했으나 삼성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IM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대 수준을 보인다. 2011년 초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판매량이 세계적으로 급증하며 나타난 현상이다.
반면 반도체 등 다른 사업 부문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정체되거나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약 3년여전 9조원 초반이었던 분기 매출액이 중간중간 부침이 있긴 했으나 여전히 9조원대에 머물고 있고, 생활가전 부문 역시 지난 3년간 12조~14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영업이익 포트폴리오의 경우는 상황이 더 안좋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감한 데다가 3년전 이익규모를 하회하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생활 가전 부문의 영업이익도 3년전과 비슷한 6000억~7000억원대 수준이다.
전체 실적의 60~70%를 IM 부문이 독식하며 삼성전자가 자랑으로 내세우던 4대 사업 부문간 '황금분할 포트폴리오' 체제가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지 오래다. 지난해 7월초 취임한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은 "삼성전자 이익 구조가 스마트폰에 집중되면서 과거 휴대전화, 반도체, 가전으로 적절히 분산되던 황금분할이 약해졌다"고 진단하며 위기 상황을 강조했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성장의 발판이 됐던 IM 부문이지만, 수익성이 떨어질 경우 그만한 수익을 다른 사업 부문이 받쳐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삼성전자는 4대 사업부문이 고른 활약을 보였다. LCD 업종이 부진하면 가전에서 메우고, 반도체가 부진할 때면 정보통신 사업이 보완하곤 했다.
애플의 사례는 이런 우려에 기름을 붓는다.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아이폰도 차츰 무뎌진 IT기기 대접을 받으며 미국에서는 애플에 대해 "왕이 죽었다"는 평을 내놓기도 한다. 매우 어두운 1분기 전망을 발표한 애플 주가는 지난 24일 시간외에서 12% 폭락했다. 과거 애플이 향유한 급성장의 기세가 꺾이며 수익성에 위기감이 감돈 결과다.
애플의 주춤세를 삼성전자가 꿰찰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나 IT업종의 특성상 동반 수익성 저하를 겪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만일 IM 부문의 성장이 꺾이게 되면 실적 충격이 다가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다른 사업 부문이 보완하기엔 스마트폰 사업의 규모가 이미 너무 커버린 까닭이다.
삼성전자도 이날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013년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를 예상하고 있다"며 "도전적으로 시장상황을 보고 있다"고 정리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중저가 시장에서 중화권 업체가 도전하고 있고 고가 프리미엄 제품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지난해와 같은 활황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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