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생보사, 역마진위험 크다 공격 영업에 고금리부채 부담↑…대형사도 수익성 하락 불가피
임정수 기자공개 2013-02-22 09:56:31
이 기사는 2013년 02월 22일 09: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중소형 생명보험회사(이하 생보사)의 금리 역마진 위험이 대형 생보사나 은행계 생보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위험액이 많은데 반해 투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은 극도로 낮았다. 시장공략을 위해 고금리 저축성보험 비중을 크게 높여 놓아 금리 하락에 따라 이익이 감소하는 폭도 컸다.대형 생보사들도 금리 역마진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투자영업이익이 지난해부터 부담이자를 밑돌기 시작했다. 과거 6% 이상 고금리 확정형 상품 판매에 따른 리스크가 누적돼 있어 이를 해소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하락에 견딜 만한 재무 완충력을 갖추고는 있지만 상당기간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 중소형사, 역마진 위험 크다…저금리 대응능력도 열위
한국신용평가는 21일 '역마진 태풍에 휩싸인 생보사, 소 잃기 전 외양간 고치기'란 보고서를 통해 국내 대형(삼성생명 한화생명), 은행계(신한생명 하나HSBC생명) 중소형(미래에셋생명 현대라이프생명) 등 6개 생보사의 저금리에 따른 영향을 실증 분석해 발표했다. 그 결과 중소형 생보사는 보험영업 부문, 투자영업 부문, 자본완충력 등의 항목에서 대형사와 은행계에 비해 금리 하락에 대한 경쟁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보험사 부채인 보험료적립금 중 금리연동형 상품 비중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 이상을 지급하는 금리 확정형 상품의 비중도 은행계에 비해 10%p 이상 높았다. 금리가 떨어질수록 보험부채가 빠르게 늘어나 순자산가치 하락 폭이 커지는 사업 구조를 보유한 것이다.
이는 중소형사들이 리스크관리 보다는 외형 확대를 통한 시장지위 제고에 중점을 두고 영업을 해 왔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적으로 고금리를 제시해하는 저축성 보험 판매에 집중했는데 최근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역마진 위험이 커져 버렸다.
줄 돈이 늘면서 자산 운용에 대한 부담도 증가했다.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에서 수익률이 높은 고위험 상품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 실증 분석에서도 중소형사의 경우 금리부 부채 대비 금리부 자산의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자산 중 국공채 등의 안전자산 보다는 부동산PF 대출과 같은 고수익·고위험 자산의 비중이 높다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투자를 통한 영업이익 규모는 부담해야 할 이자를 하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익 변동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완충력도 낮은데다 추세적으로도 약화되고 있었다. 자기자본 대비 향후 1년간 금리 역마진에 따른 예상손실의 비중은 절대 수치가 현저히 높았고 상승세도 지속됐다.
심해린 한국신용평가 금융실 애널리스트는 "중소형사들은 보험부채에서 금리 하락에 노출된 금액의 비중이 대형사나 은행계에 비해 높지는 않지만, 금리 하락에 따른 역마진 진행 속도가 빠르고 자본완충력도 떨어진다"면서 "자산포트폴리오 조정과 자본확충을 통해 수익안정성과 자본완충력을 높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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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사, 금리 리스크 누적된 상황…완충력 충분하지만 수익성 부담은 오래 지속될 것
대형 생보사들도 금리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부채 중 금리위험에 노출된 익스포저를 나타내는 금리리스크비율은 3%를 넘어선다. 은행계와 중소형사가 2% 선인 것과 비교하면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금리 연동형 상품의 비중도 대형사와 중소형사에 비해 현저히 낮았고, 6% 이상 금리확정형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의 금리확정형 상품에 대한 금리역마진 위험은 회계연도 기준으로 2011년부터 표면화됐다. 2012년 3월 말부터 금리역마진위험액이 발생하기 시작해, 자기자본 대비 금리역마진위험액 비율은 2012년 3월 말 1.3%에서 2012년 6월 말 2.2%로 증가했다.
심 애널리스트는 "대형사의 경우 2000년대 이전 고금리 시절에 판매한 고이율 금리확정형 상품에 대한 금리리스크 부담이 누적돼 있다"면서 "최근 공시이율 하락과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 축소로 금리 부담이 하락하고 있지만, 은행계와 중소형사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보험부채는 만기가 길기 때문에 과거 고금리 판매분에 대한 부담이 해소되기 까지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부담이 오래 지속될 것이는 분석이다.
대형사들이 중소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화되는 것은 금리하락에 따른 충격에도 버틸 만한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부부채 대비 금리부자산 비율이 100% 내외에서 유지되고 있고, 부담해야 하는 이자 대비 투자이익 비율도 중소형사에 비해 하락 폭이 크지는 않다. 또 역마진으로 손실이 난다 하더라도 자기자본 규모나 리스크관리 능력 등으로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는 평가다.
심 애널리스트는 "대형사는 상당 기간 역마진 리스크를 버틸 수 있는 완충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하지만 "대형사도 금리역마진액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에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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