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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 등골 휘어도 집단에너지 '올인' 실적악화·차입금 증가 불구 투자 집중..2000억 증자·주식전량 담보 제공

박창현 기자공개 2013-03-08 11:01:43

이 기사는 2013년 03월 08일 11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의 승부수가 통할까. 조선과 건설업 동반 침체로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한진중공업이 신규 사업인 '집단에너지' 투자에 온 힘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열병합발전소가 연내 모두 준공될 예정이어서 사업 성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08년 집단에너지 계열사인 대륜발전과 대륜에너지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 주축 사업인 조선과 건설업은 시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 사업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집단에너지는 사업 포트폴리오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실적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미에 딱 맞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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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은 2009년을 기점으로 집단에너지 계열사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대륜발전과 대륜에너지가 양주 옥정 · 회천지구와 의정부 민락2지구 집단에너지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이듬해에는 시너지 창출 목적으로 남양주 별내·갈매지구 사업자였던 '별내에너지'를 대륜E&S와 컨소시엄을 이뤄 총 126억원에 인수했다.

대륜발전은 열 공급 시설과 열병합발전소를 동시에 건립하고 있다. 발전소 준공이 포함된 이번 프로젝트는 사업 규모만 6800억원에 달한다. 대륜에너지는 대륜발전과 연계해 열에너지를 근방인 의정부 민락2지구(1만5610세대)와 고산지구(8480세대)에 공급할 계획이다. 열 공급 시설만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사업규모는 720억원 수준이다.

두 계열사의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은 사업비 마련을 위해 약 10여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규 자금을 쏟아 부었다. 대륜발전의 경우, 한진중공업과 대륜E&S가 각각 392억원 씩 총 784억원을 투자했다. 대륜에너지 투자금도 108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시설 투자금은 모두 금융권 대출 등을 통해 조달했다. 한진중공업은 대출을 받기 위해 집단에너지 계열사 지분 전부를 담보물로 내놨다.

2010년 계열사로 편입된 별내에너지 역시 대규모 신규 투자가 이뤄졌다. 3500억원 규모의 시설공사 비용 가운데 2400억원은 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나머지는 한진중공업그룹이 책임졌다.

한진중공업이 대륜E&S와 함께 집단에너지 계열사에 투자한 자금은 지금까지 총 2000억원에 육박한다. 집단에너지 투자는 총체적인 위기 국면에서도 중단 없이 집행됐다.

한진중공업은 2010년 이후 조선업과 건설업이 동반 침체에 빠지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도 매출은 전년 대비 15%나 감소한 1조9807억원, 영업이익은 30%나 줄어든 285억원에 그쳤다. 조선사업부문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영업을 통한 현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차입금만 늘어났다. 2010년 2조6000억원 수준이었던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3조원까지 늘어났다. 매분기 지불해야 하는 이자비용도 400억원이 넘는다. 금융비용 지불 능력을 나타내는 '금융비용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배수'도 줄곧 하락해 최근 0.8배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배수가 1 미만이면 현재 현금창출력으로는 금융비용 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진중공업은 재무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내부 자금을 계속 집단에너지 사업에 쏟아 부은 셈이다. 조선과 건설 시황이 빠른 시일 내 개선되기 어렵다고 판단,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않음에도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집단에너지 사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실질적으로 재무건정성에 큰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륜발전과 대륜에너지, 별내에너지 집단에너지 시설은 올해 모두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집단에너지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수익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한진중공업 측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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